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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막말’ 청년위원 쳐낸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같은 잣대 적용할까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내년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조직 재정비에 들어간 국민의힘이 원외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당무감사에 착수했다. 조만간 원내 당협위원장, 즉 당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도 당무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 관계자는 12일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원내·외 당협위원장 전부 다 감사 대상”이라며 “원내도 이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모든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은 당연히 동일한 잣대”임도 강조했다.

그동안 총선 이후 숨 고르기, 국정감사 등 의정활동을 이유로 원내 당협위원장들은 이번 당무감사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 때문에 원외 일각에서는 “왜 원내·외를 구분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러한 의구심, 민원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조사 대상을 빈틈없이 감독해야 한다.

이번 당무감사에 대한 내부 긴장감이 남다른 이유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첫 감사이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는 ‘막말 인사’에 대한 숙청, ‘제2의 차명진을 막는 것’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막말 정치인에 대한 단절을 당 변화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막말 논란으로 당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 차명진 후보를 당이 제명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한심하다”며 직접 제명을 지시한 것도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 위원장이었다. 결국 당은 윤리위원회가 아닌 긴급 최고위원회를 거쳐 차 후보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김 위원장이 단칼에 쳐낸 사람은 차 후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하나님의 통치”, “한강 갈 뻔”, “육군 땅개” 등 부적절한 표현을 포함한 자기소개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킨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위원들도 김 위원장으로부터 속전속결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에 청년위는 당으로부터 어떠한 지원, 보호조차 받지 못한 청년위원들이 중범죄자 취급을 당하고 당에서 내쳐졌다며 “징계가 과하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당무감사위는 최근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부적절한 언행 언론 보도 및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 논란 여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일부 인사들의 SNS 활동에 대한 견해 등을 묻는 조항이 담긴 사전 설문지 격의 점검 자료를 배포해 답변을 받고 이를 취합 중이라고 한다. 원내에 대한 감사 일정이 가닥 잡히면 의원들에게도 이 같은 내용의 설문지가 배포될 것으로 보인다.

막말 논란은 물론 코로나19 재확산의 도화선이 된 개천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민경욱·김진태 전 의원, 추석 현수막에 ‘달님은 영창으로’ 문구를 적시해 논란이 된 김소연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 이일병 연세대 교수의 미국 여행 논란을 두고 그의 배우자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조롱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한기호 의원 등이 일찌감치 주목해 심사해야 할 당무감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중 김소연 위원장은 9일 ‘당무감사에 대한 압박을 느낀다’며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나흘 만에 입장을 바꿔 사의를 철회한 상태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감사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당내 인사들에게 얼마나 엄중히 회초리를 드느냐는 대중이 당의 개혁·쇄신 의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특히 원내·원외 인사들을 차별 없이, 구분 없이 조사해 객관성 또한 뒷받침해야 한다.

당무감사는 단순히 당 이름과 당 색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더 분명하게 당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회복할 수단이다. 차명진 전 의원을 자른 것처럼, 청년위원들을 혼쭐낸 것처럼 당은 엄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만약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없다면 ‘김종인의 차도살인’, ‘사당화’라는 갖은 내부 불만은 불가피할 것이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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