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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용균 숨진 자리에 3개월짜리 비정규직 늘린 발전공기업    

고 김용균 씨 사망 이후에도 발전공기업이 3개월짜리 하청 비정규직을 대규모로 고용해왔던 것이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김용균 씨가 일하다 숨진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발전공기업 노동자들은 ‘김용균’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발전공기업 5개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발전공기업들은 2018년 7월 이후 하청업체와 계약금액만 변경하는 방식으로 석탄운전 계약을 3개월 단위로 연장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김용균 씨 사망 이후 비판 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재발을 방지하겠다면서 2인 1조 작업 등 긴급안전조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발전공기업들은 석탄 컨베이어벨트, 탈황설비, 회처리 작업 등에 2인 1조로 근무조를 편성하고, 부족한 인력 307명을 긴급 추가 고용했다. 이는 ‘김용균 특조위’가 산정한 추가 필요인력 490명보다 크게 부족한 규모였다. 그런데 이렇게 투입된 307명도 모두 3개월 단위로 용역계약을 연장하거나 1년 계약을 체결한 하청 비정규직이었다. 이마저도 석탄 운전 설비의 근로환경이 열악해 퇴사하는 노동자들이 많은데도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생전의 김용균 씨와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시간외 근무를 하고도 월 200만 원 초반대의 저임금을 받는 것도 밝혀졌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8,59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을 약간 웃돈다. 김용균 씨가 받았던 월급 240만 원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김용균이 숨진 빈자리를 3개월짜리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저임금을 받으며 채우고 있었다니, 사고 이후 근로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공허한 메아리였일 뿐이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사안을 몰랐다”라며 “협의체에서 경상정비 분야와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해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껴서 숨진 지 2년이 돼가는데 그 동료들은 또 다른 김용균으로 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국감에서도 김용균 사망사고 사후대책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지만, 정부와 발전공기업은 이를 해결할 의지조차 희미해 보인다. 3개월 단기고용계약을 막을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김용균의 동료들은 또 거리로 나섰고, 김용균의 어머니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발전공기업의 단기 비정규직 양산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정부의 선언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번 국감을 계기로 김용균 2주기가 되기 전에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김용균의 동료들이 안심하고 이할 수 있도록 하는 명확한 대책이 실행되기를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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