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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간 의견차이는 전적으로 미국 책임이다

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계기로 한미간 의견차이가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방미한 서욱 국방부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이 취소되면서 이런 관측은 더욱 커졌다. 한미간의 의견차이는 대체로 두 가지로 집중된다. 하나는 방위비분담금 협상이고, 다른 하나는 전작권 환수와 관련된 것이다.

미 측은 회의 시작부터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했다.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부담이 미국 납세자들에게 불공평하게 떨어져선 안 된다”며 “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보장하기 위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분담금 협상 결과에 따라 주한미군의 감축이 있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다. 이날 내놓은 공동성명에서는 ‘주한미군의 현행 유지’라는 표현도 빠졌다.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아직까지 타결되지 않은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려 5배라는 어처구니 없는 인상안을 제시했고, 지난 3월말 양측 협상단이 잠정합의한 13% 인상안을 거부했다. 그래놓고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빨리 끝내자고 하는 건 지나친 행태다. 주한미군의 감축 문제를 흘리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 등 자국의 필요에 따라 주한미군을 ‘유연하게’ 운용해왔다. 주한미군의 규모 문제가 방위비분담액과 연동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미국은 전시작전권 반환과 관련해서도 미국산 무기의 구매를 연동시켰다. 공동성명에서 “에스퍼 장관은 보완능력의 제공을 공약하면서 한국의 획득계획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명시한 것이다. 보완능력은 전작권을 돌려받은 한국군에 대해 미국이 군사력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미국산 무기를 많이 사는 것을 전제로 전작권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작권 반환에 대한 합의는 이미 노무현 정부 당시 이뤄진 것이다. 그 이후 한국군은 무수히 많은 미국 무기들을 사들였고, 현 정부 들어서도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됐다. 그런데도 무기를 더 사야 전작권을 내놓을 수 있다니 한국을 무슨 ‘호갱’으로 취급하는 태도다.

한미동맹은 변치 않는 절대적 원칙이 아니다. 양측의 이해가 일치하지 않으면 동맹은 유지될 수 없다. 미국이 한국의 머리 위에 군림하면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든다면 동맹은 재검토돼야 마땅하다. 지금은 한국전쟁 직후도 아니고 냉전 시기도 아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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