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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국방부, 트럼프 대선 전략 고려해 ‘주한미군 유지’ 삭제 요구
한미연합 훈련에 참가 중인 주한미군 (자료 사진)
한미연합 훈련에 참가 중인 주한미군 (자료 사진)ⓒ뉴시스

지난 14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가 빠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을 고려한 미국 측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 국방부는 삭제 이유를 표면적으로는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 계획(GPR)에 따른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해외주둔 미군 철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한미관계에 정통한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5일, 최근 SCM 공동성명에서 12년 만에 주한미군 유지 관련 조항이 빠진 것에 대해 “미 백악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해외주둔 미군의 철수와 복귀를 조 바이든 대선후보와 차별화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 현안에 있어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해외주둔 미군 철수를, 바이든과 비교되는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주한미군 유지 문구도 마땅치 않아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 NBC방송은 15일,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의 추가 감축이나 완전 철수를 발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4,500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대선 전에 3천 명 수준이나 그 이하의 추가 감축을 발표해 바이든과의 차별성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군 당국자는 이에 관해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는 미 국방부가 대선 캠페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문구를 삭제 요청해와 우리가 일단 동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큰 틀에서는 한미 군 당국 간에 주한미군 철수 등에 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주둔 미군의 철수를 내세우는 마당에 대선을 코앞에 두고 주한미군만 유지한다는 문구를 발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양 장관의 기자회견이 갑자기 취소된 것도 이와 관련해 질의응답 과정에서 불필요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미국 측의 요청이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 유지’ 문구가 삭제된 것은 일단 대선 국면에 휩싸인 미국의 정치적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시작전권 반환 등 여타 문제에 있어서도 양국 간에 이견이 노출돼 향후 갈등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타운홀 미팅이나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 유세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나 특히,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발언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그가 철수 관련을 직접 언급하기보다는 방위비 추가 부담을 더욱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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