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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대표제 허점 악용 사라지나...노사정, 법률적 보호장치 마련 합의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과 김인재 노사관계제도 관행개선위원장 등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 관련 브리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10.16.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과 김인재 노사관계제도 관행개선위원장 등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 관련 브리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10.16.ⓒ뉴스1

그동안 일부 사용자들이 임의로 근로자대표를 내세워 중요한 서면합의를 처리하는 등 ‘근로자대표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왔는데, 이런 악용 사례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노·사·정이 근로자대표에 대한 구체적인 민주적 선출절차 및 지위·활동 보장에 대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16일 합의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는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문을 노·사·정, 공익위원 전원일치로 이날 의결했다.

근로자대표는 경영상 해고의 협의, 근로시간제 서면합의 등 노동관계법 30여개 영역에 관련되는 중요한 권한의 주체다. 지난해 2월 19일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가 도출한 ‘탄력근로제 개선을 위한 합의문’에서도 탄력근로시간제 도입은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근로자대표의 선출절차, 방법, 지위 및 활동 보장을 규율하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 결과, 근로자대표제도가 유명무실해졌고 그 자체로 노사분쟁의 원인이 됐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유연근무시간제의 확산 추세 속에서 그 지위와 권한 강화의 명확화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노·사·정은 근로자대표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난해 12월 13일부터 논의를 진행하여 이날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합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근로자대표 선출’과 관련해서, 노·사·정은 사업장의 다양한 상황에서 민주적 선출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근로자대표 선출 절차와 방법, 독립된 의사결정 절차를 제시했다.

과반수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노조의 근로자대표 지위를 인정하기로 했다.

과반수 노조가 없고 노사협의회만 있는 경우엔 노동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선출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이 ‘근로자위원 회의’를 구성해 근로자대표의 지위를 가지도록 했다. 또 사용자가 참여하지 않는 ‘근로자위원 회의’ 내에서 독립적 의결절차를 보장키로 했다.

과반수 노조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이 모두 없는 경우,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근로자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근로자대표 선출에 대한 사용자의 개입이나 방해도 금지했다.

근로자대표의 임기는 3년으로 명시하고, 이 기간에는 근로자대표가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토록 했다.

또 근로자대표의 지위와 활동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 노동자의 고용형태, 성별 등에 따른 의견청취의무 △ 근로자대표 활동에 필요한 자료 요구권 △ 서면합의 이행을 위한 협의 요구권 △ 노동시간 중의 근로자대표 활동 보장 △ 근로자대표 활동으로 취득한 비밀유지의무 등을 제시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 관련 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2020.10.16.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 관련 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2020.10.16.ⓒ뉴스1

경사노위는 이번 합의에 대해 “근로기준법 등에 있는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선출방식·절차·권한·의무를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점, 사업장 내 노동자 이해대변기능 강화를 위하여 근로자대표의 임기·활동 보장을 명시했다는 점, 노·사·정이 오랜 시간 동안 양보와 절충을 반복하며 꾸준히 협의하여 구체적인 개선안 합의까지 이르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인재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 위원장 또한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근로자대표제 개선안에 뜻을 모은 만큼, 국회가 이를 존중하여 조속히 근로기준법 개정 등 이행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노총은 “그동안 근로자대표는 현행법상 근로시간제 변경 등에 대한 서면합의 등 주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법적 불비상황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필요할 때 근로자대표를 임의로 내세워 선임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특히 이런 제도적 허점으로 인해 일부 사용자들은 근로자대표의 선출 과정에 개입하고 불리한 서면합의를 강요하는 등 문제점을 야기해 왔다”며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선출절차 및 방법, 지위 및 활동 보장에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었던 상황에서 새로운 법률적 보호 장치를 마련한 점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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