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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가해자 보호’ 앞장선 전남대, 국감장서 망신살
2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2층 대회의실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의 전남대·전북대·제주대, 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제주대병원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전남대 총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2020.10.20.
2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2층 대회의실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의 전남대·전북대·제주대, 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제주대병원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전남대 총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2020.10.20.ⓒ뉴시스

전남대학교가 학내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 보호’만을 신경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국정감사장에서 망신을 당했다. 정병석 총장은 “부끄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광주 동남갑)은 20일 전남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018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성추행사건과 2019년 전남대 산학협력단 성추행사건에 대한 학교 측 대응이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법전원 성추행사건과 관련 피해자 보호조치가 미흡했던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해당 사건은 2018년 12월 술자리에서 학생 간 발생했다. 피해 학생이 학내 인권센터 등을 통해 가해자 징계를 요구했음에도 학교 측은 차일피일 징계를 미루며 피해자 보호를 위한 분리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관련기사:전남대 로스쿨 성추행, 검찰과 학교는 ‘가해자 보호’에 급급했다)

윤 의원은 “해당 사건은 2019년 3월 인권센터에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후 총장은 ‘피해자 보호조치를 하겠다’라고 약속했음에도 2019년 1·2학기와 올해 수업에도 가해자와 같은 강의실로 배정해 수업 중 분리조치를 하지 않았다”라고 짚었다.

이어 “성폭력의 판단 기준은 피해자의 관점에서 살펴봐야 할 문제”라며 “그런데도 인권센터는 법전원 성추행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간 적극적인 분리조치를 취하지도 않고, 오히려 피해자의 보호조치를 요구한 교수들에게 학교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공개사과 하라는 결정문을 내렸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학교 측은 이 사건 진실을 밝히겠다며 공개토론회에 피해자 출석을 요구하는 등 2차 가해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법전원 교수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을 대신해 피해 학생을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전남대 로스쿨, 학내 성폭력 사건 공개토론회 열어 ‘2차 가해’ 시도)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 측의 피해자 보호조치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인권위는 지난 9월 전남대 총장에게 성폭력 피해 신고자를 적극적 보호조치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교내 인권센터와 법전원에 기관 경고를 하고, 교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 및 분리조치 등과 관련된 규정을 정비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법전원 교수들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강화해 실시하라고 했다.

전남대 법전원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국감이 진행된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는 여전히 미온적”이라며 “전남대 총장은 피해자 보호조치 약속을 이행하고, 피해자에 대한 고소 취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2층 대회의실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의 전남대·전북대·제주대, 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제주대병원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2020.10.20.
2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2층 대회의실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의 전남대·전북대·제주대, 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제주대병원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2020.10.20.ⓒ뉴시스

지난해 12월 산학협력단 송년회 자리에서 발생한 성추행사건 역시 학교 측의 안일한 조처가 문제로 지적됐다.

윤 의원은 “당시 상황이 노래방 CCTV에 고스란히 찍혔음에도 적극적인 CCTV 원본 영상 회수 노력도 없었으며, 가해자가 본인의 휴대전화로 찍은 4배속 CCTV 영상으로만 최초 조사를 진행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가해자가 제출한 4배속 영상으로만 최초 판단해 피해자의 신고를 무고로 판단해 해고라는 중징계를 내렸다”라며 “허위신고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음에도 단편적인 사실만을 근거로 징계 요청을 한 점은 향후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신고자가 소극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성폭력 사건뿐 아니라 학내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과 교수 채용 비리 등 문제를 지적하며 “전남대에 대한 국감을 준비하며 우려가 많이 됐다. 종합감사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정병석 총장은 “전남대에서 성폭력, 성희롱,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한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여러 가지 점을 보완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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