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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애의 법원삼거리] ‘세월호 국회청원’ 10만의 힘, 무엇을 위해 필요할까

10만명이 동의하면, 국회에서 바로 심사하는 국민입법청원. 선거를 통해 의사를 반영할 수 있었던 국민들이, 직접 입법을 청원하고 10만명의 동의를 받으면 국회에서 반드시 심사하도록 하는 이 제도가 너무도 반갑고 절실한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6일부터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위법)의 개정, 그리고 국회의 대통령기록물 공개 결의를 위한 국민입법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6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정부의 대응에 관한 중요한 자료들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이라는 이름으로 봉인돼있다.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거쳐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까지 독립조사기구가 만들어졌지만, 특조위는 약속된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강제해산 됐고, 사참위에게 주어진 2년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정리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참사 특별법 개정 청원 바로가기:bit.ly/2SoEMgS

대통령기록물 공개 결의 청원 바로가기:bit.ly/2HTUsGV


사참위 기간 연장과 권한강화 – 왜 필요할까?

사참위는 2기 특조위라고 불리며 2018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사참위법은 가습기살균제사건과 함께 세월호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사회 건설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며 피해자 지원대책을 점검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 사참위를 설치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1기 특조위가 충분히 활동할 수 있었다면 ‘2기 특조위’는 그 자체로 필요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1기 특조위는 독립된 조사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로 강제해산 되었다. 당시 특조위 활동기간이 2017년 2월까지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파견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들을 일괄 복귀시키고 상임위원들을 임기만료로 퇴직 처리하는 등 1기 특조위를 강제해산했다는 사실은 특조위 조사관 및 상임위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여러 차례 확인되었다. 조사활동 방해와 강제해산에 개입한 당시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5월 기소되어 현재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3기, 4기 특조위가 만들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참위가 충분한 조사를 하고, 이어지는 검찰 수사에 협력할 수 있는 기간, 그리고 조사결과 도출한 우리 사회의 과제를 정리할 수 있는 기간의 보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참위의 활동기한은 2020년 12월까지이다. 사참위는 참사의 원인규명, 관련 법령, 제도 등에 대한 개혁과 대책수립, 세월호 선체에 대한 정밀조사, 관련 특별검사 임명을 위한 국회 의결 요청에 관한 사항, 재해·재난 예방과 대응방안 마련 등 안전한 사회건설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에 관한 사항, 구조구난 업무와 정부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에 관한 사항을 그 업무로 하고 있다. 2년이라는 시간은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결과를 정리하기에도 빠듯하고, 검찰에 수사의뢰를 한 사건의 수사에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게 된다. 조사활동의 결과를 담고, 이를 통해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정리가 되기 위해서도 너무나 부족한 시간이다. 사참위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한편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범죄혐의 중 공소시효가 7년인 경우, 내년 참사 7주기가 되면 더 이상 책임을 묻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공소시효를 정지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 현행법상 당사자 혹은 공범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거나, 당사자가 처벌을 면하려고 해외로 도피한 경우에만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당시 정부 책임자들, 정부 조직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인데, 바로 그들이 특조위의 활동을 방해하고 진상규명을 막았던 자들이다. 최소한 1기 특조위가 강제해산될 때까지 진상규명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기간과 사참위의 활동기간은 공소시효가 정지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5월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5월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시스

공소시효를 개별 법률이 정지시킨 경우가 있었을까?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은 진상조사 위원회가 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한 경우, 조사개시결정이 있은 때부터 이의신청 절차를 마칠 때까지 공소시효 진행이 정지되도록 정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조사를 마치는 시점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할 수 있는 규정을 생각할 수 있는 이유이다.

이와 함께 조사인력을 확충하고, 사참위가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보다 강한 권한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관련 자료를 416재단으로 이관하여 기록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사참위의 활동을 평가하고 과제를 확인하는 것은 일단 사참위의 충분한 활동을 보장하고 이후에 진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기록물 공개 결의 – 국회의 힘을 제대로 써달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 후,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둔 2017년 5월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 중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관련 기록을 포함해 20만 4천여건을 ‘대통령지정기록물’(기록물)로 지정했다.

당시 권한대행이 기록물을 지정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었지만 이를 강행하였다. 20만건이 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수행 관련 자료가 기록물로 지정됐다는 것 외에는 목록이나 내용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의 찬성의결이 있거나, 고등법원장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하다고 판단해 발부한 영장이 있는 경우에만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1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업무보고(외교안보분야)에 참석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가운데)이 황교안 국무총리(왼쪽)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16년 1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업무보고(외교안보분야)에 참석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가운데)이 황교안 국무총리(왼쪽)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세월호 참사 당일, 그리고 그 이후 세월호 참사를 마주한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 담고 있는 기록물은, 왜 구하지 않았는지, 왜 진상을 밝히는 것을 그토록 두려워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수사나 재판이 진행되어야, 고등법원장의 허가를 통해 예외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그마저도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이나 진상규명을 바라는 국민들이 알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은 없다.

그래서 국회의 공개의결을 요구한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규명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마주하고 함께 극복해나가는 방법이라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누구보다 잘 알 터이다. 또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자신들의 직무를 유기하지 않도록, 우리의 뜻을 모아서 전달하고자 하는 이유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그리고 국민들의 염원으로 특조위와 사참위가 만들어질 수 있었지만, 근거 법률이 만들어지고 시행되는 과정에 직접 관여하기는 어려웠다. ‘권한대행’이라는 이름으로 대선 일주일 전에 대통령기록물로 자료들을 가둬둔 책임도 직접 물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국민입법청원을 통해 법 개정을 요구하고, 사참위의 활동을 보장하고 대통령 기록물 공개를 요구하면서 우리의 목소리가 직접 국회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11월 5일까지 남은 6일, 그 힘을 보여주기 위해 짧지 않은 시간이 남아있다.

오민애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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