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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우개선 구호’ 등에 붙였더니...더럽다며 노조원 격리시킨 이케아코리아
등벽보 부착 직원 명부 작성하는 이케아코리아 관리직들
등벽보 부착 직원 명부 작성하는 이케아코리아 관리직들ⓒ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이케아코리아지회 제공

“깨끗하지 않을 수도 있다.”

6일 수도권 한 매장에서 이케아코리아 관리자들이 ‘처우개선 등벽보’를 붙이고 일하는 노동자의 매장 출입을 막으면서 한 말이다.

등벽보는 처우개선 등의 요구를 담아 등에 붙인 작은 현수막을 뜻한다.

이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코리아지회가 제공한 녹취록과 관계자 설명 등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 사 측은 헌법에 보장된 쟁의행위 권한을 획득하고 비교적 수위가 낮은 단체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 ‘등벽보 부착’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이같이 막아섰다.

회사는 메일로 전 직원에게 “엄격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하고, 등벽보 부착 직원들을 대상으로 격리조치·명단작성·면담·부서이동 등으로 압박했다. 등벽보가 깨끗하지 않고 더러울 수 있다는 게 막아선 이유였다.

절차 따른, 헌법에 보장된 쟁의행위
사규 내세워 막아선 이케이코리아
“바느질해서 입어, 집에 갈 땐 뜯어”

앞서 이케아코리아지회는 올해 2월 노조를 설립해 회사와 7개월 동안 28차례의 교섭을 진행하면서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개선할 수 없었다는 게 이케아코리아지회 측 설명이다.

이케아코리아지회에 따르면, 이케아는 해외 사업장에서 지급하는 주말특별수당 150%를 한국에서는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오후 6시부터 지급하는 별도 저녁수당 120% 또한 한국에서는 미지급하고, 외국에서의 2대8로 관리자·노동자 임금배분배율도 한국(4대6)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단시간 노동자 보호정책 및 스케줄 편성 등에서도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케아지회는 쟁의행위 조정절차 등을 모두 거친 뒤, 지난 3일 쟁의행위 돌입을 선포하고, 4일부터 ‘등에 벽보를 붙이고 일하는 쟁의행위’를 시작했다. “입만 열면 글로벌 기준 현실은 차별대우”라는 글귀가 적힌 벽보였다.

부분 파업도 아닌 매우 수위가 낮은 쟁의행위였지만, 회사는 직원들에게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와 고객 및 지권의 안전과 위생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 압박했다.

이케아코리아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
이케아코리아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이케아코리아지회 제공
등벽보를 부착하고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고 컴퓨터실 등에 격리된 이케아코리아 직원들.
등벽보를 부착하고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고 컴퓨터실 등에 격리된 이케아코리아 직원들.ⓒ서비스연맹 이케아코리아지회 제공

또 회사는 관리직들을 통해 등벽보를 등에 부착하고 일하는 직원들의 명단을 작성케 하고, 등벽보 부착 직원들을 컴퓨터실 등의 장소에 격리시킨 뒤 온라인 교육을 이수케 했다. 노조 관계자는 “9시간이 근무면, 9시간 내내 컴퓨터실에 앉혀놓고 온라인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등벽보를 붙이고 일할 거면 등벽보를 매일 빨아서 부착하고, 고정하는 옷핀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바느질을 해서 입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유니폼을 세탁 때문에 매일 반납하는 키친 팀의 경우, 바느질해서 입고 퇴근할 땐 뜯어서 반납하라고 하고 있다. 부착할 거면 매일 바느질하고 뜯고를 반복하라는 것”이라며 황당해 했다.

한편, 이날 이케아코리아지회는 “회사규정 및 복장규정 운운하며 쟁의행위를 방해하고 있는 이케아코리아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이케아코리아지회 관계자는 “쟁의행위 수위를 점점 높여가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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