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강제 휴직 중이던 20대 항공사 승무원 숨진 채 발견

텅빈 김포공항 국제선 출도착 안내판ⓒ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강제 휴직 중이던 항공사 승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관내 원룸에서 사망한 A(27, 국내 항공사 승무원)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딸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모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현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장기는 기증해달라. 세상에 잘 왔다가 편안한 안식처로 떠난다”는 내용의 유서도 발견됐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년 전 부친이 사망한 뒤 집안의 가장 역할을 맡아 모친과 대학생인 남동생의 생활을 책임졌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강제휴무로 월 100만원 남짓인 기본금으로 생활해야 했던 A씨는 가지고 있던 물건을 중고 상품으로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등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승무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전세 대출을 받아 1억5천만원대의 원룸에서 생활했는데, 강제휴무로 수입이 줄면서 원리금을 갚는데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아버지가 2년 전 돌아가신 뒤 가족이 경제적으로 압박을 많이 받았다”며 “코로나19가 꿈이 많던 아이를 앗아간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