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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발적 비혼모 선택한 사유리 씨를 응원한다

지난 16일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 씨가 정자은행을 통해 일본서 아들을 출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뜨거운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해 10월에 사유리 씨는 자연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을 받고 자발적 비혼모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사랑 없는 결혼을 할 순 없었기에 고국으로 돌아가 정자 기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건강하게 출산한 사유리 씨는 SNS에 아들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주로 살아왔던 내가 앞으로는 아들을 위해서 살겠다”라며 부모가 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사유리 씨의 강단있고 소신있는 선택이 비혼 출산을 비롯해 다양한 가족 구성이 법 테두리 속에서 지지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유리 씨의 비혼모 출산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비혼 여성도 정자 기증을 받을 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불법이다. ‘대한산부인과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 의거하여 모자보건법은 난임 시술 대상을 법적 남녀 부부로 규정하고 있다.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으려면 법적 남편의 동의가 필요한 점도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낙태죄 처벌이 여성의 낙태 선택권을 법률로 제한하는 것이라면 출산 선택권마저 가로막혀 있는 것이다. 이번 사유리 씨 출산을 계기로 구시대적 생명윤리법은 개정돼야 한다. 낙태를 포함한 임신과 출산에 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임신할 권리와 임신하지 않을 권리를 동일하게 인정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 이를 두고 아무리 왈가왈부해도 시대의 정방향이다.

비혼 출산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혼인 신고를 마친 남녀만이 법적 부부가 되고 그 부부관계 속에서 출산하여 양육하는 것만이 ‘정상가족’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가족의 근간을 무너뜨려 사회적으로 혼란을 야기한다는둥, 아버지가 없는 아이의 선택권은 없냐는둥, 아이가 불행하고 힘들게 자랄 거라는둥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사유리 씨 아기의 아버지 없음을 걱정하는 소리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많다. 아버지 있는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다 잘 자라는 것도 아니다. 많은 부부가 이혼을 하기도 하고 여러 이유로 인한 한부모 가정도 많다. 사유리 씨 아이의 아버지가 없다는 점보다 그 점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가 문제인 것이다.

사유리 씨가 찬사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미 낡은 ‘정상가족’에 대한 법적 제도적 사회적 규정을 버리고 가족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 동성 부부, 비혼모, 동거 가족, 이혼 가족, 조손 가족, 한부모 가족, 사실혼 가족 등 다양한 가족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사유리 씨의 용기 있는 선택을 계기로 누구든지 자신이 원하는 구성원으로 하여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활발히 토론되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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