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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3법 찬성’ 김종인과 대놓고 엇박자 내는 국민의힘 의원들 “막아야 한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 모임 ‘금시쪼문’ 조찬모임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1.20.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 모임 ‘금시쪼문’ 조찬모임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1.20.ⓒ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공정경제 3법(상법 일부개정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연일 ‘찬성’ 행보를 보이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놓고 당내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공정경제 3법 원안에 수정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적극적인 동의 입장을 밝힌 데 반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법을 “기업규제 3법”, “기업 삼중고” 등으로 지칭하며 어떻게든 입법을 막고자 잔꾀를 굴리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금요일 공부 모임으로 꾸린 ‘금시쪼문(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문제를 해결한다)’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업규제 3법, 제대로 공부해 보자’는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정부와 여당의 공정경제 3법 프레임에 ‘휘둘릴 수 없다’며 법안의 문제점을 파악해 보자는 취지였는데, 평소 법안을 앞장서 반대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과 윤희숙 의원이 각각 발제와 토론을 맡았다.

90여 분 동안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한 토론에서 의원들은 공정경제 3법에 포함된 조항 중 재계가 이른바 ‘독소조항’이라 반발하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법이 기업 활동에 미칠 부작용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발제를 맡은 윤창현 의원은 공정경제 3법을 “기업 삼중고”라고 소개했다. 특히 법의 핵심 내용으로 꼽히는 상법 개정안 속 ‘감사위원 분리선임’,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조항’과 공정거래법상 ‘전속고발권 폐지’를 문제 삼으며 “사회적 공정 가치의 확산을 기업에 덧씌워 주주자본주의 부정, 기업 민주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못마땅해했다.

다른 참석 의원들의 견해도 윤 의원의 주장에서 엇갈리지 않았다. 한 초선 의원은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경제 3법 프레임 선점을 국민의힘이 실패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지, 그 문제에 관한 토의가 있었다”며 “(법안 중) 경제에 충격이 많은 부분은 좀 다른 방법으로 우회하자는 의견이 대체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번 임대차 3법을 막 통과시켜서 지금 경제가 난리도 아니지 않냐”며 “경제 개혁적인 부분을 받아들이더라도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참석 의원들도 통화에서 “기업의 자율성을 고려하지 않고 법안을 무조건 밀어붙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법안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얘기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잇따라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자체적으로 ‘공정경제 3법’과 관련한 수정안을 제출하는 의견 또한 검토됐다. 모임을 주도한 김기현 의원은 민중의소리와 만나 “각 조문별로 내용을 검토하고 그에 맞춰 필요한 것은 다른 형태의 수정안을 ‘우리가 마련하자’는 큰 틀의 논의를 했다”며 “(오늘 모임은) 나중에 (공정경제 3법에 대한) 당론을 모을 상황에 대해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앉아있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참석해 ‘경제민주화를 향한 10년간의 여정’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는 모습. (자료사진) 2020.11.17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참석해 ‘경제민주화를 향한 10년간의 여정’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는 모습. (자료사진) 2020.11.17ⓒ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공정경제 3법 ‘경제민주화 핵심’으로 내세운 김종인
“박근혜 때 보다 완화한 상법, 반대할 거면 개정 필요도 없다”

이러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기세는 평소 경제민주화를 주창해 온 김 위원장과 대비된다. 김 위원장은 불과 며칠 전에도 공정경제 3법 통과를 경제민주화 실현의 핵심 절차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주최 강연회에 참석해 “시장경제 원리는 가만 놔두면 독과점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공정경제 3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경제 3법은 기업을 보다 경쟁적이고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 필요하다”며 “절대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지 부정적인 효과라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김 위원장은 “현 정부가 제출한 법안이 과연 그 모습 그대로 통과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내용이 수정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전속고발권 폐지는 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 때 상법 개정안에는 소액주주 중 한 사람을 사외이사로 추천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것도 이번 법안에는 빠졌다. 굉장히 완화한 건데 거기서 감사위원 분리 자체를 반대할 거면 법 개정은 할 필요도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공정경제 3법을 둘러싼 김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 간 상반된 입장은 원외 인사인 김 위원장의 목소리가 원내에서 큰 힘을 받지 못하는 한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김 위원장의 공정경제 3법 여론전을 최일선에서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는 것이 국민의힘 의원들인 셈이다.

공정경제 3법 관련 논의를 진행할 국회 상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공정경제라는 말에 ‘공정’은 전혀 공정이 아니다. 실리, 효율, 효과를 얘기해야 할 경제에 자꾸 무슨 명분을 붙여서 공정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끼게 만드는 프레임에 우리가 다 빠져버렸다”며 “막을 수 있으면 막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공정경제 3법의 긍정적인 효과를 확신한 김 위원장에 대해 “그분의 견해를 무조건 틀렸다고 하긴 그렇지만,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대해 일부러 당론을 안 만든 것이다. (앞으로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게 대표(김 위원장)와 너무 불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를 제외하면 다들 (공정경제 3법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대표가 워낙 (찬성) 그쪽으로 생각하시니 우리가 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해드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다 생각이 다르다”고 전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정경제 3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확고한 방침을 이날 재차 확인하며 국민의힘의 협조를 촉구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진행한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공정경제 3법에 대해 김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 말 중 누구의 말이 맞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며 “당 대표와 소속 의원 간 엇박자 때문에 개혁 입법 처리를 지체할 수 없다. 끝장토론이라도 해서 공정경제 3법의 통과를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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