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양대노총과 130여개 종교·시민사회 단체 한목소리 “노조법 정부 개악안 폐기하라”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대노총(민주노총, 한국노총)과 민중시민사회종교 단체 대표·집행 책임자에 의해 열린 정부노조법개악안 반대, ILO핵심협약 비준 노동시민종교단체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11.26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대노총(민주노총, 한국노총)과 민중시민사회종교 단체 대표·집행 책임자에 의해 열린 정부노조법개악안 반대, ILO핵심협약 비준 노동시민종교단체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11.26ⓒ김철수 기자

민주노총·한국노총 그리고 수많은 민중·시민사회·종교 단체가, 정부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조법 개정안) 폐기를 촉구하는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양대노총과 130여 개 민중·시민사회·종교 단체들은 26일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정보노조법개악안 반대, ILO핵심협약비준 노동시민종교단체 공동대책위원회결성 간담회 및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올해 6월 정부가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한다며 국회에 제출한 노조법 개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개정안에 노동기본권 확대라는 ILO 기본협약 비준 취지와 충돌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오히려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해 필요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등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 노조법 개정안 반대에
시민사회까지 나선 이유

ILO 기본협약이란, 국제연합(United Nation, UN) 내 노동기본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sation, ILO)가 모든 남성과 여성이 자유·평등·안전·존엄성 아래 양질의 생산적인 노동을 할 기회를 촉진시키기 위해 정한 국제노동기준 중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이다. ILO 핵심협약이라고도 부른다.

한국은 이 같은 ILO 기본협약을 1996년 OECD 가입 당시부터 비준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하고 선언해 왔다. 한국 정부는 1998년 4월 ILO 고위급 대표단 한국 방문 시에도 기본협약 비준을 약속했고, 2006·2008년 UN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출마하면서 ILO 기본협약 비준을 공약으로 내 걸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ILO 기본협약을 비준하지 않았고, 그사이 수많은 노동기본권 침해 사건이 국제사회에 보고되었으며, 그때마다 한국 정부는 ILO로부터 기본협약 비준 관련한 권고를 받았다.

ILO 팀 드 메이어(Tim De Meyer)가 지난해 10월 16일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열린 ‘ILO 팀 드 메이어(Tim De Meyer) 국회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0.16
ILO 팀 드 메이어(Tim De Meyer)가 지난해 10월 16일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열린 ‘ILO 팀 드 메이어(Tim De Meyer) 국회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0.16ⓒ정의철 기자

이후에도 ILO 기본협약 비준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고, 결국은 국제 분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집행위원회는 2017년 10월 한국 정부에 ILO 기본협약 비준 약속에 대한 진전이 없다며 비준을 촉구했다. 2018년 12월에는 한국 정부에 분쟁 1단계라고 볼 수 있는 ‘정부 간 협의’를 공식 요청했으며, 2019년 7월 한국 정부에 분쟁 2단계인 ‘전문가 패널’ 설치를 요청했다. 그해 12월부터는 전문가패널 서면심리가 진행됐다. 또 올해 10월 8일부터 이틀 동안 전문가패널 대면심리가 진행됐고, 올해 12월 전문가 패널 최종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역대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ILO 기본협약 비준이 좀처럼 진전이 없었던 이유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사회적 대화 때문이었다. 국제기준에 비추어 봤을 때 뒤처져 있는 노동기본권을 확대하기 위해선 재계의 양보가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양보는커녕 반대로 ‘파업 시 대체근로 전면 허용’·‘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등 ILO 기본협약 비준에도 역행하는 요구를 고집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는 양보보다는 타협과 거래의 장이 되었고, 결국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노·사·정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기본협약 비준 및 노동기본권 확대를 위해 필요한 ▲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보장 ▲ 하청·간접고용노동자가 원청 사용자와 교섭할 권리 보장 ▲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을 노조법상 노동조합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법 조항 폐지 ▲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는 노조설립신고제도 개선 등에 대해선 다루지도 않고, 오히려 재계가 요구한 내용을 반영한 노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특히 노동계는 정부안에 담긴 ‘부분적·병존적 직장점거 금지’에 대해 대법원 판례와도 대립하는 심각한 노동기본권 후퇴로 보고 있다. 만약 이 내용이 국회에서 통과가 된다면, 회사 내 모든 노조활동에 큰 제약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상한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는 정부안 또한 노사 간 교섭을 자주 못 하도록 하는 것으로, “장기적인 단체협약 기간은 노동자의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ILO 지적에도 부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대노총(민주노총, 한국노총)과 민중시민사회종교 단체 대표·집행 책임자에 의해 열린 정부노조법개악안 반대, ILO핵심협약 비준 노동시민종교단체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0.11.26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대노총(민주노총, 한국노총)과 민중시민사회종교 단체 대표·집행 책임자에 의해 열린 정부노조법개악안 반대, ILO핵심협약 비준 노동시민종교단체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0.11.26ⓒ김철수 기자

“정부 법안 즉각 폐기해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대노총과 130여 개 민중·시민사회·종교 단체들은 “정부가 ILO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를 흔쾌히 환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협약을 비준한다면서도 이 협약과 충돌하는 노조법 개정안을 굳이 제출하여 법 적용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고, 정부가 제출한 노조법 개정안이 협약의 취지에 맞게 노동기본권을 확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제약을 추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환영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ILO 헌장과 비준할 협약에도 역진금지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며 “결사의 자유를 더욱 후퇴시킬 뿐인 정부 법안은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조법을 개정하려면 ILO 지속적이고 명시적으로 개정을 권고한 조항부터 비준할 협약과 결사의 자유 원칙에 맞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대노총과 민중·시민사회·종교 단체들은 “시간이 많지 않다. ‘노동기본권 위험국’이라는 불명예를 떨치기 위한 국회의 책임이 막중하다”라며 “국회는 노조 할 권리를 후퇴시키는 정부발의 노조법 개악안을 폐기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 및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승훈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