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측은 거짓말 그만하고 CCTV 공개하라”...추락사 화물노동자 아들의 호소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노조는 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영흥화력발전소 화물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발전비정규노동자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노조는 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영흥화력발전소 화물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발전비정규노동자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민중의소리

“회사 측에는 CCTV 자료가 있어요. 아버지가 어떻게 사고가 났고,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CCTV 자료가 있습니다. 회사는 거짓말 그만하고 CCTV 자료를 공개해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지난달 인천 영흥화력발전소(한국남동발전)에서 석탄재를 화물차에 싣다가 3.5m 높이에서 추락해 숨진 화물기사 심장선(51)씨의 아들 심모씨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측에 진상규명을 위한 CCTV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심씨는 “사고 지점을 네 방향에서 찍은 CCTV가 있는데 저희는 아직 2개 밖에 못 봤다. 그 자료들이 풀려야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심씨는 “발전소에서 저희한테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저희는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 그쪽은 사과를 하지도 않았다”며 “발전소 사장은 자기네 회사에서 누가 돌아가셨는데 그 사고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본부장 직책에 계신 분은 빈소에서 ‘우리가 하청업체게 압박을 넣어줄테니 그 쪽하고 합의를 보는 쪽으로 해라’ ‘우리는 잘못이 없다’고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심씨는 “아버지 억울함이 하루 빨리 풀려야 한다. 아직 아버지 장례도 못 치러드렸다”며 “아버지 마지막 카드 결제내역을 보니 저녁 식사하신 게 따뜻한 밥 한 공기가 아니라 파리바게트에서 3천원짜리 빵 하나 사드셨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노조 “발전소는 너무도 위험한 곳이기 때문에 없애면 좋겠지만 국가산업에서 꼭 필요해 그럴 수도 없는 곳”이라며 “그럼에도 위험의 외주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석탄재를 상차하는 업무는 화물노동자의 업무가 아니었다. 발전소 장비를 취급해야 하기에 발전노동자가 하도록 돼 있다”며 “그러나 해당 업무가 외주화되면서 외주 용역 특성상 인력을 최소화한다는 방향에 따라 업무가 화물노동자에게 떠넘겨졌다”고 말했다.

또 “고인이 사고를 당할 때 그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위험한 발전소 업무공간에 안전관리자가 없는 것에 대해 누가 이해할 수 있겠나”라며 “2인1조 근무가 돼야 하고 이와 별도로 안전관리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숙 김용균 재단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심씨가) 아빠를 잃은 끔찍한 아픔도 뒤로 한 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모습과 사측이 모든 책임을 고인한테 전가하는 모습은 제가 겪은 그때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며 “그렇게 돌아가신 것도 너무나 억울한데 사고 책임까지 지라니 이렇게 억울한 일이 또 어디 있겠나. 달라지지 않는 발전소 행태를 보고 있자니 울분이 터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들의 사고와, 지난 9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있었던 사고 모두 안전장치 부족, 2인1조 미이행, 사고 후 안일한 대처 등이 유사하다”며 “위험의 외주화로 떠밀려 죽음의 외주화가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영흥화력발전소에 대한 산업안전보건 근로감독을 한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조에 따라 이 발전소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중대 재해 사업장에 해당한다. 중부고용청은 사고가 난 석탄회 반출 공정의 전반적인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파악하고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사법 조치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김민주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