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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참위 ‘세월호 진상규명’ 2022년까지 이어간다…4.16가족들 “계속 지켜봐 달라”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날 국회 본관앞에서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유가족들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날 국회 본관앞에서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유가족들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 종료를 하루 앞둔 9일, 사참위 활동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사참위는 오는 2022년 6월 10일까지 진상규명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처리했다. 재석 의원 240명 가운데 찬성은 176명, 기권은 54명, 반대는 10명이었다. 기권과 반대표는 모두 국민의힘 쪽에서 나왔다.

그중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의 기권표가 다른 법안에 비해 속출한 이유는 자칫 반대표를 던졌다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했다는 비판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성일종 의원은 표결 직전 토론을 신청해 "이 법안을 반대하러 나온 게 아니다"라며 의원들에게 '기권표'를 행사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권선동·김웅·안병길·유경준·이종성·이주환·장제원·정동만·한기호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10명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은 민주당 박주민, 이탄희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과 10만여명의 시민들이 동참한 국회 국민 청원 등을 조율해 하나의 위원회 대안으로 만든 것이다. 이 안건들의 골자는 사참위 활동 기한을 확대하고, 조사 권한을 강화하고, 내년 4월 만료되는 세월호 참사 주요 범죄들의 공소시효를 중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원안보다 대폭 후퇴한 안으로 처리되면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 '박주민안'에서는 활동기한을 지금보다 2년 늘릴 수 있도록 했지만, 최종안에서는 1년 6개월로 반년 단축됐다. 원안에 담겼던 특별사법경찰관 제도 역시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대신 검찰에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수사기관이 제출받은 서류 등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 활동 기한 연장 등의 내용을 담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처리하는 모습.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10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 활동 기한 연장 등의 내용을 담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처리하는 모습.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10명이 반대표를 던졌다.ⓒ국회방송 캡쳐 화면

개정안의 원안 통과 등을 요구하며 이날로 일주일째 국회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갔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법안이 통과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법안이 통과된 뒤 본회의가 잠시 정회되자 민주당 의원들이 삼삼오오 농성장으로 모여 가족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가족들은 "의원님들이 집에 보내주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은 따뜻하게 주무실 수 있으시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사참위 활동 기간이 연장되면서 진상규명의 한고비를 넘기게 됐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참위가 진상규명을 제대로 이어가는지, 정부는 사참위 조사에 잘 협조하는지를 끊임없이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준형이 아빠'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사람들은 이제 그만 할 때가 된 게 아니냐고 묻는다. 금쪽같은 자식을 잃었는데 왜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 이유를 모른다. 그걸 밝혀내기 위해 아직 싸우는 것"이라며 "(이제) 여당은 사참위가 어떻게 조사를 해나가는지 꼭 관리해야 한다. 정부와 청와대, 국정원, 군은 사참위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사 기간이 30년으로 늘어나도 (진상규명) 못한다. 우리도 (사참위 활동 기간이 연장된) 1년 6개월 안에 끝내고 싶다"고 호소했다.

장 위원장은 사참위 기간 연장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서는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밝히자는 건데, 억울한 죽음을 풀어보자는 것인데 왜 반대표가 나오는 것이냐"라며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 전부 다 기억하겠다.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왜 반대했는지 묻겠다"고 일갈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두 눈을 부릅뜨고 진상규명 과정을 계속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우리가 요구했던 개정안의 원안대로 처리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이전보다는 분명히 진보한 특별법으로 성역 없는 진상조사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국회는 개정안이 세월호 참사의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선언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문재인 정부가 진상 조사에 대한 협력을 어떻게 해나가는지 감시해야 한다"며 "오늘 입법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일주일간 국회에서 보여준 가족들의 열망을 행동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처리된 개정안에서는 사참위가 함께 조사해 오던 가습기살균제사건에 한해 "피해자 구제 및 제도개선, 종합보고서 작성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에 한정해 수행하도록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는 원안에는 없던 내용으로, 가습기살균제사건에 대해서는 사실상 진상규명을 종료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성명서를 내고 "사참위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 조사 활동이 더는 필요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책임지고 완수해야 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구제와 제도 개선 업무를 사참위에 떠넘기고, 사참위의 목적이자 존재 이유인 진상 조사를 중단시킨다는 발상이 대체 가당키나 한가"라고 반발했다.

사참위 최예용 부위원장은 "(개정안은)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을 사실상 중단하라는 뜻"이라며 사퇴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역시 여전히 진상조사를 원하는 피해자들이 있음에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진상조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 됐다. 이날 국회 본관앞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내정자가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유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1209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 됐다. 이날 국회 본관앞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내정자가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유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1209ⓒ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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