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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보다 고용불안이 더 무서운 돌봄노동자들 “정부 대책, 빛 좋은 개살구”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안전하고 실효성있는 돌봄체계 마련을 위한 돌봄노동자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난 시기에 긴급돌봄 체계 개선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2020.12.15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안전하고 실효성있는 돌봄체계 마련을 위한 돌봄노동자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난 시기에 긴급돌봄 체계 개선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2020.12.15ⓒ김철수 기자

지난 14일 정부가 돌봄 등 필수업무노동자들을 보호·지원하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고용안정 없는 보호·지원 대책은 헛구호로 그칠 우려가 있다”는 돌봄노동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노총은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감염병 재난. 안전하고 실효성 있는 긴급 돌봄체계 마련을 위한 돌봄노동자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에 참여한 돌봄노동자들은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필수노동 종합대책은 현장의 목소리가 빠진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1월 27일 지속가능한 돌봄 대책에 이어 이달 14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종합 대책에서는 ‘돌봄서비스 인력 확충 및 처우 개선’, ‘주52시간 도입에 따른 사회복지시설 교대근무인력 추가 지원’, ‘장애인활동지원사·아이돌보미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종사자 보호 기준 강화’, ‘관련법 제정을 통한 공공·민간 돌봄서비스 체계 개선’ 등이 다뤄졌다.

이에 민주노총은 “필수노동자 보호대책은 대책 발표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고용구조 개선 및 노동기본권 보장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빠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고용구조가 개선되어야만 노동자들이 감염위험·산업재해 등 문제점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안전하고 실효성있는 돌봄체계 마련을 위한 돌봄노동자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난 시기에 긴급돌봄 체계 개선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2020.12.15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안전하고 실효성있는 돌봄체계 마련을 위한 돌봄노동자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난 시기에 긴급돌봄 체계 개선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2020.12.15ⓒ김철수 기자

고용불안이 더 무서운 노동자들

“고용이 불안한 노동자에게 보호·지원 대책은 빛 좋은 개살구”

광주광역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계약직 대체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가희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보육교직원노조 광주지회장과 서울 지역에서 방문요양보호사로 일해 온 노우정 위원장은 고용불안으로 각종 갑질과 부당노동행위에 시달리고 있는 탓에 정부의 지원 대책은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회장은 “어린이집은 코로나 휴원 기간이어도 긴급돌봄으로 아이들이 많아졌다. 마스크를 벗는 아이들을 달래어 다시 쓰게 하고, 매일 2회 이상 체온체크한 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며, 놀잇감·보육실 방역 소독 및 시기별 대응 지침 숙지 등으로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런 와중에 근무시간 쪼개기 등으로 최저임금을 갈취하는 ‘페이백’ 등이 벌어진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 지회장은 “고용안정 대책 없는 인력충원 등 대책은 페이백 등의 조건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라며 “14일 정부가 발표한 보조 교사 증원 등의 대책만으로는 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우정 위원장 또한 “휴식시간에 쉬지도 못했는데 ‘쉬었다’는 사인을 강요하는 요양원, 일자리를 잃는 게 두려워 사인하는 요양보호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는 ‘연차’를 사용한 적이 없어 그 개념조차 모르는 요양보호사들이 많고, 고용불안으로 노조에 가입했다가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떠는 경우가 있다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가장 본질적인 지원 대책은 다름 아닌 고용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 시기에도 돌봄 현장에서는 숙련된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신분으로 인해 계약해지와 재계약이라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회서비스원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고, 사회서비스원을 통해 돌봄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체계적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시설별·상황별 구체적이고 다각적인 매뉴얼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행히 정부는 시설별 대응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방역에만 그칠 가능성이 높다”라며 “매뉴얼에는 방역 대책과 함께 돌봄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보장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 감염병 재난 시기 돌봄노동자 해고 중단 및 돌봄 지원 확대 ▲ 사회서비스원법 제정을 통한 돌봄 공공성 확대 ▲ 코로나 상황에 따른 시설별 대응 매뉴얼 마련 등을 촉구했다.

또 ▲ 요양병원 간병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즉각 적용을 촉구했다.

김경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략조직위원은 산재 보험이 필요한 특수고용직을 지속 발굴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짚으면서 “간병노동자들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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