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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생각] 정치검찰의 조용한 쿠데타?

검찰과 언론의 정치공작

정치검찰과 언론이 벌이는 일들은 모두 정치공작이다. 자신들의 권력을 합법적으로 인정받게 하는 프로파간다이며, 결국 시민들의 권리를 앗아가는 행위다. 눈 뜨고 있는데 코 베가는 형국이다. 아니 모두를 ‘눈먼 자들의 도시’에 살게 하려는 짓이다. 그래야 자신들이 최고 권력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되면 말살되고 만다. 검찰개혁은 단지 법무부와 검찰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생존방식을 결정하는 문제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언론들은 이를 은폐하고 갈등과 대립의 본질을 숨긴다. 우리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기관과 그 대리자의 권력투쟁으로 몰아간다. 이는 허위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 승강기를 타고 있다. 2020.10.22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 승강기를 타고 있다. 2020.10.22ⓒ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검찰총장 윤석열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의 결론은 분명했다. “각 항목 다 해임 사유이며 종합적으로도 해임이 가능하다.” 검찰총장 자리를 유지할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렇게 집행해나가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직 2개월로 나왔다. 여러 다른 고려사항이 있었다는 것이나 이는 법리로만 판단하겠다는 애초의 징계위 입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법리 이외의 사항은 정부, 정치권,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감당해나가면 될 일이었다.

윤석열 징계 검토를 위한 징계위 흔들기가 언론과 검찰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한 세력들에 의해 지속되었고 징계위원 신분노출과 함께 압박이 가해진 점 등은 이런 결론을 이해하게 한다. 그러나 검찰개혁의 대의에 비춰보자면 의지가 부족했거나 위축된 결과다. 단, 윤석열의 혐의 내용이 중대한 징계사유가 되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은 성과다.

사실상 ‘해임’, 징계위의 한계와 성과

정치검찰의 난동은 지난 1년 반 내내 이 나라를 들쑤셨다. 그 까닭은 명료하다. 검찰개혁을 통해 자신들의 특권유지가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들과 한 몸이 된 언론과 기타 세력들은 검찰개혁을 “독재정권의 전횡”으로 몰아붙이기까지 한다. 어느 독재정권이 대통령을 포함한 수사대상 목록을 짜서 공수처를 설치하는가?

정치검찰은 무얼 요구하고 있는가? 다시 강조하지만 자신들이 대한민국 최고권력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법으로 주어진 권한을 권력으로 착각한 집단의 조직적 항거다. 그래서 이들은 선출권력의 지휘체계를 그토록 교란시키고 공격 목표로 삼는 헌법 파괴 행위를 일삼았던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최고권력은 오로지 선출과정을 통해 그 정당성과 실체가 승인된다. 그 외에는 모두 헌법 파괴에 해당한다. 선출된 최고권력마저도 3권 분립의 원리에 의해 견제되는 판이다. 공수처는 바로 그 원리의 실체가 검찰권력에게 마련되는 것이다.

미국 연방수사국 FBI의 경우

미국의 경우 에드워드 후버가 수장이었던 연방수사국(FBI)이 그런 위상을 가지고 사찰 등을 통해 케네디 등 역대 대통령까지 위협했던 역사가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이런 FBI의 전횡에 종지부를 찍었다. 후버 이후 국장이 된 그레이는 이 사건을 덮고 수사종결을 선언했고 닉슨은 재선에 성공했다. 이른바 “조용한 쿠데타(Silent Coup)”라고 불렸던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후 의회청문회에서 모든 사태가 뒤집어진다. 닉슨과 손을 잡았던 FBI는 그간 누렸던 최고권력을 손에서 놓아야 했다.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만난 에드워드 후버 FBI 국장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만난 에드워드 후버 FBI 국장ⓒ자료사진

검찰개혁과 진보의 영토

검찰권력의 난동을 제압하지 못하면 인권, 정의, 민생은 모두 벼랑에 몰린다. 진보세력 일부는 이 구조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 부르주와 국가체제 내부의 권력투쟁으로만 인식하고 있지만 이는 어리석은 견해다. 그 권력투쟁의 추가 어디로 기우는가에 따라 진보정치의 영토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은 국정원이 아니라 검찰의 손에 있다. 이에 의해 지금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억울한 희생을 겪고 있는지 안다면 검찰개혁 과정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언술은 성립하지 않는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되어도 검찰이 잡을 자 잡지 않고 엉뚱한 사람 처벌하면 ‘꽝’이다. 기후위기 문제도 결국 대기업에 대한 공적 통제가 작동해야 한다. 검찰이 이들을 보호하려 나서면 이 역시도 밀고 나가기 어렵다.

군사쿠데타와 검찰의 쿠데타는 차이가 있다. 하나는 무기를 장착한 폭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다른 하나는 법과 제도를 통해 선출권력 위에 서려 한다. 검찰쿠데타가 국민들에게 쉽게 파악되지 못하는 이유다. 이들은 법과 제도를 운영해오면서 자신들의 특권을 누려왔으니 이에 대해서는 전문기술자들이다.

‘법의 평등한 지배’를 향해

이제 이들의 기술은 정치공작용으로는 폐기되어야 한다. 국민을 위한 검찰로 만드는 것, 그것이 검찰개혁의 본질이다. 정치검찰의 쿠데타를 끝으로 3대 권력기관의 개혁이 마무리되는 민주주의를 통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생태계의 위기 등을 풀어나가는 우리 사회의 동력이 재집겹하는 출발점을 만들어야 한다.

검찰개혁은 촛불시민혁명의 중대한 성과이자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다. 권력기관의 특권을 삭제한 ‘법의 평등한 지배’는 자유, 평등, 연대로 가는 혁명의 길에 제도적 초석이기 때문이다.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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