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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비정규직 출신 민주노총 위원장’ 탄생의 의미
(자료사진) 2018년 11월 21일 당시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이었던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한국 잡월드 자회사 전환 저지·비정규직 철폐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당시 양 본부장은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고용’ 촉구하면서 그해 11월 13일부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자료사진) 2018년 11월 21일 당시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이었던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한국 잡월드 자회사 전환 저지·비정규직 철폐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당시 양 본부장은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고용’ 촉구하면서 그해 11월 13일부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김슬찬 기자

“그동안의 관행과 제도, 기억은 모두 잊어라”라는 당선 소감과 함께, 양대노총 통틀어 최초의 비정규직 출신 위원장이 탄생했다.

민주노총 직선 3기 선거에서 당선된 양경수(44)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출신이다. 그는 2007년부터 기아자동차 사내하청에서 일일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일했다. 대체인력으로 집에서 대기하다가 작업반장이 부르면 나가서 일하곤 일당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일하다 얼마 가지 않아 사내하청 직원으로 고용됐고, 그해 말 비정규직 노조에 가입했다.

이후 그는 2012년부터 2016년 초까지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사내하청분회 분회장을 맡았다.

그의 노조 활동은 순탄치 않았다. 회사가 사내하청 노동자를 교섭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의 기업들은 간접고용 노동자를 다른 회사 직원으로 치부하고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정규직노조 대리교섭이 아니고선 처우개선은 이루기 힘든 과제였다. 그런데도, 그는 정규직노조에 기대지 않았다. 정규직노조가 불참한다고 했을 때도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이끌고 파업에 나섰으며, 1년 동안의 고공농성(최정명·한규협)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쟁점화 했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조와 정규직 노조 사이에서 서운한 감정이 쌓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의 투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연대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평가는 민주노총 선거 과정에서, 김종석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정규직노조) 전 지부장이 민중의소리에 기고한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운동을 발전시킨 양경수 후보를 지지한다’ 글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의 투쟁은 결과적으로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비정규직 남용 문제가 사화쟁점화 되면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법파견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특별채용 형태로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었다. 다만, 양 위원장은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150명의 동료와 비정규직 노동자로 남아 법정 투쟁을 이어갔다.

그의 그간 활동만 보더라도, 그에게서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원칙을 고수하며 투쟁하는 노동운동가의 면모가 보인다.

그런 그가, 지금 이 시기에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당선된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8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20210.1.05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8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20210.1.05ⓒ김철수 기자

“투쟁이 필요한 시기”

5일 국회 앞에서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양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치러진 민주노총 직선 3기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결선 선거에서, 상대 후보조(기호 1번 김상구)와 약 6만 표의 표차를 벌리면서 당선됐다.

이같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투쟁해야 할 시기라고 본 조합원들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비정규직 위원장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조합원들의 뜻과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에서 ‘2021년 11월 총파업’ 공약을 내걸었다.

양 위원장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신을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전체의 58%를 넘어섰다”라며 “노동정책은 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느낄 때 정부의 노동정책은 촛불정신과 반대로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현시점에서는 투쟁이 필요하고 투쟁을 통해서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오는 11월 총파업을 통해서 “노동자의 지위가 향상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야 하고, (플랫폼 사업으로) 굉장히 많이 양산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 및 특수고용노동자도 노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런 것들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는 조건에서는 노동자의 지위가 향상될 수 없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의제를 담은 총파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파업 시기를 11월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9월 초, 국민의힘은 11월 초에 그들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게 돼 있다. 예비후보 등록은 9월부터 시작이다”라며 “정치적으로 격화되는 이 시기에 노동문제에 대한 차기 대선후보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11월에 있을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노조 조직률이 20%~30%로 올라간다면 당연히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이 많이 변할 수밖에 없고, 지위도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서 노조 조직률은 정부 발표에 따르면 12% 정도이고, 특수고용노동자 등 노동자의 범주로 집계되지 않는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노조 조직률은 10%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투쟁이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했다.

(자료사진)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정명 한규협 씨가 2016년 2월 28일 오후 서울 을지로 옛 국가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 농성장에서 비정규직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가운데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자료사진)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정명 한규협 씨가 2016년 2월 28일 오후 서울 을지로 옛 국가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 농성장에서 비정규직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가운데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양지웅 기자

비정규직 출신 위원장 탄생의 의미
“정말로 전체 노동자 대표할 수 있게 돼”
“마지막 비정규직 위원장 되겠다”...다짐

그에게 ‘비정규직 출신 위원장 탄생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에 관해 묻자, 그는 “진정으로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양 위원장은 “전체 노동자들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고, 신규 일자리의 90%가량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비정규직이라는 점은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계급을 대표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됐다는 것을 상징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기 중 “비정규직을 없애는 데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 직선 3기 선거 과정에서 “최초의 비정규직 위원장이자 마지막 비정규직 위원장이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비정규직 출신으로 위원장 후보에 나섰지만, 당선되면 더는 비정규직 출신 위원장이 없어도 되는 세상이 될 수 있게 일해서, 임기 중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맞이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정부나 기업은 IMF를 졸업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아직 IMF를 졸업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대우버스나 한국게이츠 등에서 여전히 정리해고 투쟁이 벌어지고 있고,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말만 되면 해고의 위협에서 전전긍긍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실을 바꾸는 데 (임기 중) 단초를 마련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8일째인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05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8일째인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05ⓒ김철수 기자

“안정적 일자리 파이 키우는 투쟁
비정규직·정규직이 함께해야”

비정규직 출신 위원장인 만큼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양 위원장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의 취지나 목적 자체는 좋다고 본다.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을 줄여나가야 이것이 민간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임한 것은 잘했다”라고 긍정적인 부분을 짚으면서도, “문제는 방식에서 직접고용 방식이 아니라 ‘용역에서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이 매우 큰 비율을 차지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했던 것은 고용안정뿐만 아니라, 그간 수치화하기 어려운 각종 차별 등을 해소하자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라며, 최대한 직접고용 비율을 높였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용역회사 사장이 자회사 사장이 된다고 해서, 권한이 많아지는 것도 아니고, 자체 예산이 더 확보되는 것도 아니다. 다를 바가 없다”라며 “오히려 임금이 줄고, 더 제한적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현재 한수원 등 곳곳의 자회사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특히, 양 위원장은 “정부가 자회사를 도모하고 추진하니까, 민간도 따라하고 있다”라며 “비정규직 없애자고 불법파견 투쟁을 했는데, 이제는 자회사 없애자고 투쟁을 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이 열리고 있어 안타깝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지금이라도 정부가 (자회사 설립이 아닌 직접고용 방향으로) 계도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소위 ‘인국공 사태’로 드러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 관문을 매우 비좁게 만들어 놓고 노동자들끼리 싸우게 만든 구조적 문제점’을 타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일부 청년세대가 경쟁과 공정을 앞세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뿐만 아니라 고용안정까지 반대하게 된 현상에 대해, 그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중학교 학창 시절부터 대학교 졸업하고도 각종 스펙을 쌓고, 입사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을 했다. 그래서 정규직이 됐는데, 비정규직들을 정규직 시켜준다고 하면 감정적 분노가 일 수 있다”라고 했다.

다만 “그렇게 만든 자들이 누구인지는 명확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예를 들어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이 귀족노조라고 욕을 하는데, 향후 3~4년 사이에 현대기아차에서만 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정년퇴직한다. 그런데 채용을 안 한다”라고 짚었다. 그는 “사용자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라며 “그래서 진입장벽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고용되어 고용안정을 취한다는 건 좋은 일이지 않나”라며 “청년세대도 그걸 모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열심히 공부해서 취업하려는 일자리가 ‘비정규직 고용안정’으로 없어지거나 그간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분노를 서로에게 쏘아대는 게 아니라 그런 구조를 만든 이들을 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민주노총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이를 키우는 투쟁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함께 할 수 있다”라고 확신했다.

그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공존하는 사업장’과 ‘정규직만 있는 사업장’에서 만족도나 처우 등을 조사한 내용을 보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공존하는 사업장’ 정규직이 ‘정규직만 있는 사업장’의 정규직보다 처우가 낮더라도 함께 일하는 비정규직을 바라보며 안주하기 때문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며, “조금만 대화해보면 함께 싸우는 게 훨씬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LG 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
“노조 탄압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사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LG 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도 비정규직 문제다. 그간 한국의 많은 민간 기업들은 위탁·파견 업체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처우개선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위탁·파견 업체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해 왔다. 하지만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 이번 LG 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집단해고 사태가 이슈가 된 것은 그나마 한국 사회에서 윤리적이라고 믿었던 대기업 LG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양 위원장은 새해 첫날 임기 시작을 LG 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과 했다. 농성장에서 새해 아침을 맞이하고 첫 일정으로 1일 오전 10시 여의도 트윈타워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청소노동자들이 해고된 것은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그렇게 비정규직을 해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라며 “법과 제도를 바꿔야만 이런 문제가 바로 잡힐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LG 불매운동도 시작되고 있는데, 노조를 혐오하고 노조를 탄압하는 기업은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조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변화시켜나가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서, 그런 것도 함께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8일째인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05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8일째인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05ⓒ김철수 기자

“진보정당 단결할 수 있도록 역할”
“민주노총 내 ‘단결’이 우선”

그는 ‘노동계의 정치세력화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서도 밝혔다.

양 위원장은 “진보정당들이 각자도생하는 조건에서는 실제 힘을 집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선거 때가 되면 조합원들에게 진보정당들 중에 고르라는 식으로는 힘을 발휘할 수 없고, 그렇다고 일부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하기에도 어려운 조건”이라며 “결론적으로 민주노총의 역할은 진보정당이 단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결하는 진보정당에 대해 온 힘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양 위원장은 “그런 논의 자체가 민주노총 내에서 분열되고 갈라지는 논쟁이 되어서 중요한 시기에 노동자들이 투쟁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추진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보 단일화를 하는 이유도, 정치세력화를 하는 이유도 노동자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그것을 등한시한 채 논쟁에 매몰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다시 겨울...“분위기를 만들겠다”

다시 얼어붙은 남북 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양 위원장은 그나마 정부가 바뀌고 민간교류협력 사업이 됐던 곳이 노동계임을 강조하며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민주노총의 역할을 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말했듯이 막대한 방위비 분담금 문제, 국방예산 문제 등에 대해 정확히 지적하고 그것을 국민·노동자 복지예산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또 “그런 과정 속에서 대립이 아닌 평화와 번영을 도모할 수 있도록, 남북 정상 간 약속이 계속 견인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성인지 감수성 강화 교육, 더 깊이 있게 해야”

그는 민주노총 내 성인지 감수성 강화를 위해 “간부들 교육부터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한 예로) 욕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낼 수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은 욕하지 못한다. 마찬가지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이걸 하면 안 되고, 저걸 하면 안 되고, 이건 나쁜 것이고, 이런 교육만 받아왔다”라며 “이보다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게 어떤 의미인지, 왜 이렇게 존중해야 하는지 깨닫고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면 생활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바로잡아 갈 수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양 위원장은 “사람이 변할 때까지 기다릴 순 없다”라며 “제도적인 측면을 보완하는 방법 등으로 여성 노동자들이 더 전면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8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20210.1.05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8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20210.1.05ⓒ김철수 기자

“조합원과 더 자주 만날 것”

끝으로, 양 위원장에게 비대면 시대에 100만 조합원과 어떻게 소통할지에 관해 물었다.

이 질문에, 양 위원장은 “유튜브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위원장의 행보가 좀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때 들었던 가장 가슴 아픈 말이, ‘이제 당선되면 텔레비전에서 보겠다’는 말”이라며 “비대면 시대에 많은 조합원을 한 번에 만나는 건 어렵겠지만, 직접 찾아다니면서 곳곳에서 조합원들을 만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라서, 그런 활동의 폭을 넓혀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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