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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용의자 눈빛부터 표정까지 관객이 만들어 내는 연극 ‘얼음’
연극 '얼음'
연극 '얼음'ⓒ장차, (주)파크컴퍼니

공연의 결말은 늘 관객의 몫이다. 관객의 해석에 따라 수백 수천 가지 결말이 가능하다. 공연이 주는 묘미다. 하지만 얼마 전 개막된 연극 '얼음'은 결이 조금 다르다. 결말보다 결말을 이끌어 나가는 과정이 관객 몫으로 남겨진다. 관객은 주체적인 창작자가 되어 작품을 지켜보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극 중 세 명의 주인공 중에서 한 명이 완전히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형사1과 형사2는 무대 위에 등장하지만, 소년은 끝끝내 등장하지 않는다. 형사들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소년에게 호통도 치고 친절하게 대화도 시도하지만, 관객 눈엔 소년이 보이지 않는다.

관객 관점에서 소년은 보이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기 때문에 관객은 자연스럽게 소년에 대해 상상하게 된다. 매섭게 몰아붙이는 형사들을 향해서 소년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잔인한 사건 기록을 들을 때 소년이 어떤 눈빛을 보일지, 관객은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연극은 관객이 100명이라면, 100명의 소년을 탄생시키게 된다. 관객이 직접 만들어 가는, 관객에 의해 탄생되는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이 소년을 그려나가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형사1과 형사2의 역할이다. 내용적으로 형사들은 소년을 탐문하고 소년의 범죄를 밝혀내야 하는 추적자로서 역할 하지만, 형식적으로는 관객들이 소년의 세계의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로서도 역할 한다.

이와 관련해 캐스팅 역시 화려하다. 형사1 역은 배우 정웅인, 이철민, 박호산이 맡았고, 형사2 역은 배우 이창용, 신성민, 김선호가 맡아 열연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끔찍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소년이 경찰서 형사들에게 조사를 받는 과정을 담고 있다. 형사들은 때론 부드럽게 때론 지독하게 소년을 탐문한다.

방대한 상상력으로 관객을 분투하게 만드는 연극 '얼음'은 지난 8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돼 오는 3월 21일까지 볼 수 있다. 장진 감독이 쓰고 연출했다.

연극 '얼음' 무대
연극 '얼음' 무대ⓒ장차, (주)파크컴퍼니
연극 '얼음' 무대
연극 '얼음' 무대ⓒ장차, (주)파크컴퍼니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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