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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각한 ‘K 양극화’ 극복 위한 긴급재정명령 검토해야

K-방역은 모범적이었지만 양극화를 심화시킨 후유증을 남겼다. 큰 재난 이후 양극화가 심화된 경험을 잘 알고 있지만 이번처럼 전면적이고 속도도 빠른 적은 없었다. 집권여당의 이낙연 대표가 11일 “고소득층 소득은 더 늘고 저소득층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이른바 ‘K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상황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코로나가 주는 고통의 무게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고 말해 정부와 여당 사이에 일정한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언급한 수준보다 훨씬 심각하고 제시한 대책들은 현장감이 떨어진다.

K 양극화는 자산소득과 노동소득간 격차, 노동소득 안에서도 유형별 지역별 업종별 격차가 극심해져서, 특정 계층은 우상향하고 다른 계층은 우하향하는 현상을 말한다. 함께 내려갔다가 함께 올라가는 U자형이나 V자형 곡선을 전망했던 다수 국민들은 자신들만 바닥으로 떨어지는 이 상황을 바이러스보다 더 두려워하고 있다.

극심한 양극화현상을 방치한다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의 도약”은 남의나라 이야기다. 나라경제는 도약할지 모르나 중간층에 가까스로 머물다가 하위층으로 떨어진 사람들은 영구적으로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산격차, 소득격차에 더해 교육격차까지 더해져 다음 세대로 까지 불평등이 고착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그대로 두고서는 사회 통합이나 포용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여당 대표의 입에서 처음으로 ‘이익공유제’ 라는 의미 있는 개념이 나왔지만, 여전히 진단도 처방도 부실하다. 이 대표는 “양극화 대응은 주로 재정이 맡는 게 당연하지만, 민간의 연대와 협력으로 고통을 분담하며 공동체의 회복을 돕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착한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선의를 베풀면 정부가 세액공제를 해주는 기존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식이면 급속도로 전개되는 K 양극화를 바로 잡지 못하고 우리 경제가 함께 ‘도약’할 때 일어나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수를 줄일 수도 없다.

그간의 정책이 양극화를 키웠다면 ‘안 해본’ 걸 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막대한 부를 챙긴 기업과 사람에게 사회연대세나 누진세율을 한시적으로 올리는 방법이 그것이다. 임대료를 정부와 임대인, 임차인이 함께 내도록 할 수도 있고, 방역을 위해 희생한 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영업손실금을 보상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도산위기에 빠진 기업의 노동자들을 고용유지지원금 이상으로 구제할 방법도 내놔야한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췄고 그 결과 시중유동자금이 크게 늘었는데 이 돈이 자산투자로만 쏠리는 현상도 바로잡아야한다.

이런 일들은 입법이 필요하고, 혹은 위헌 시비가 생겨날 수도 있다. 그래서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지사와 김종인 대표가 주장한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할 때 사용했던 조치가 ‘긴급재정명령’이었다. 지금은 남들보다 적은 확진자 수만 세면서 자족할 때가 아니다. 언젠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기미에 접어들고 그 뒤에 벌어질 사회적 갈등을 지금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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