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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사명감만으로 버텨야하나”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떠나는 간호사들
보건의료노조가 1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의 소진과 이탈(퇴직,이직) 등 문제 해결 대책 및 현장 상황 반영 실효성있는 보상방안 마련, 전담병원 정원의 일시적 확대, 전담병원 지정·운영에 따른 손실보상 현실화, 월 필수 경비의 신속한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2021.01.12
보건의료노조가 1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의 소진과 이탈(퇴직,이직) 등 문제 해결 대책 및 현장 상황 반영 실효성있는 보상방안 마련, 전담병원 정원의 일시적 확대, 전담병원 지정·운영에 따른 손실보상 현실화, 월 필수 경비의 신속한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2021.01.12ⓒ김철수 기자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지만 힘들어 사직하는 동료들을 보며 남아 있는 저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사직을 생각하는 동료의 힘듦을 알기에 힘내자는 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담병원인 경기도의료원에서 중환자를 돌보고 있는 간호사 A씨는 제대로 수당도 받지 못하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을 떠나는 동료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의 사례처럼 의료진 소진과 이탈을 막기 위한 보건인력 확충과 지방의료원에 대한 현실적인 손실보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은 전담으로 맡고 있는 공공의료원 등 공공병원의 의료진들은 코로나 사태가 심화될 수록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2차, 3차 대유행이 벌어지며 3인실이었던 병실은 4인실로 변하고, 요양원·요양병원의 집단 감염으로 환자들의 중증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면서 "세 겹 이상 끼고 있는 장갑은 기저귀를 차고 있는 환자들의 기저귀 스티커조차 떼기 힘들게 했고, 쉽게 하던 정맥주사는 온몸의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너무나 힘든 업무가 되어 버렸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환자의 중증도가 높아지며 밥을 떠 먹여줘야 하는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컴퓨터로 시행해야 하는 업무는 환자의 기본간호 이후로 미뤄야 했다"면서 "이는 간호사들의 초과근무로 이어졌고, 예전처럼 일일 8시간을 근무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과로로 내몰리는 환경에서 결국 의료진들은 하나둘 현장을 떠나고 있다. A씨가 일하는 경기도의료원 중환자실의 경우에도 정원인 11명 중 지난달에만 4명의 의료진이 사직했고, 이달에도 1명이 사직을 예정하고 있다.

다른 공공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B씨도 떠나는 동료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은 입도 뻥긋 못하고 있는 간호사들이 이제는 더이상 못 참겠다며 병원문을 박차고 나가고 있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을 붙잡고 싶지만 붙잡을 만한 명분이 없다. 그들의 미래를 옭아맬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가 1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의 소진과 이탈(퇴직,이직) 등 문제 해결 대책 및 현장 상황 반영 실효성있는 보상방안 마련, 전담병원 정원의 일시적 확대, 전담병원 지정·운영에 따른 손실보상 현실화, 월 필수 경비의 신속한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2021.01.12
보건의료노조가 1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의 소진과 이탈(퇴직,이직) 등 문제 해결 대책 및 현장 상황 반영 실효성있는 보상방안 마련, 전담병원 정원의 일시적 확대, 전담병원 지정·운영에 따른 손실보상 현실화, 월 필수 경비의 신속한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2021.01.12ⓒ김철수 기자

의료인력 부족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의료인력 파견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현장에서는 단기간 파견으로는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B씨는 "파견의료인력 중 대부분은 생활치료센터를 지원하고 있고 어쩌다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배정받은 인력들은 3주 이상을 머물지 못해 단기계약근로를 하고 있다"면서 "1~2주 교육 후 비로소 일을 할 만 하게되면 미련없이 떠나는 그들을 보며 허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파견 의료인력과의 임금 격차로 인한 기존 의료진의 박탈감도 문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당국은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에서 근무하는 간호 인력에 대해 하루 5만원의 수당을 추가 지급하기로 하고, 병원에 지급하는 야간간호관리료를 기존 수가의 3배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으나 현장의 사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씨는 "이미 일반병동에서도 인공호흡기를 운영하며 중환자를 돌보고 있는 상황인데도 중환자실 근무 간호사들만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허탈해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강보험수가로 병원에 지급되는 야간간호관리료의 인상이 간호사들의 처우개선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도 미지수다. B씨는 "야간간호관리료는 병원수입으로 산입이 되어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력의 수당으로는 지급 근거가 명확하지도 않다"면서 "다수의 간호사들이 경영진의 압박에 사용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돈을 쓰지 않는 대응 방식이 한계에 이르면서 지방의료원의 '줄 사직'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간호인력 확충과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을 정부가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민간 파견인력에 사용되는 재원만 월 1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며 "이 재원이면 전담병원 정원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음에도 지난 2월 임시방편으로 출발한 민간 동원 방식의 임시대응체제가 12개월째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견인력 10명보다 정규인력 3∼5명이 현장대응에 훨씬 의미 있는 상황"이라며 "'용병'으로 대처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규군'으로 대처하는 방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인력의 처우개선과 관련해서는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제한적인 수가 인상의 방식 말고 전담병원 노동자에 정기적인 '생명안전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전담병원들은 지속된 적자 누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일반 환자들에 대한 외래진료를 열고 있다"면서 "전담병원의 손실보상을 현실화하고 월 필수경비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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