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넷플릭스 추천작]추위마저 날릴 뜨끈한 우정 영화

코로나19로 인해서 마음과 마음이, 관계와 관계가 멀어졌다. 가족은 물론이고 절친한 친구 한 명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누구 한 명이 나서서 만나자고 말하기 어려운 시기, 따뜻한 우정을 담아낸 우정 영화들을 소개해 본다.

1987년 작품인 '84번가의 연인'부터 2017년 작품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까지 구체적인 줄거리는 달라도 다양한 우정의 형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은 만화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목소리의 형태'도 있다.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스틸컷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증국상 감독이 연출한 2017년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딱 내 얘기'라는 공감을 얻을 정도로 10대 시절로 친구와 나를 소환한다.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안생과 칠월의 우정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이 처음 만났던 10대부터 20대까지 인생의 여러 풍파와 시행착오 등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우정을 나눈다는 것이 단순히 좋은 기억만 공유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안생과 칠월은 부모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한 칠월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안생은 묘하면서도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장 의지했던 친구와 이별을 하게 되는 경험도 하게 된다.

각자의 인생을 걸어가면서 종잡을 수 없는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생과 칠월은 서로의 고독함과 무게를 떠안아 준다. 상대방의 인생이 한꺼번에 나에게 달려드는 것, 그리고 그것을 묵묵히 짊어져 주는 것. 그것은 우정에서도 가능하다.

영화 '아더 우먼'
영화 '아더 우먼'ⓒ영화 '아더 우먼' 스틸컷

아더 우먼

영화 '아더 우먼'의 여자들이 보여주는 협동과 연대를 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여느 우정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협동과 연대는 우정으로 이어진다.

케이트는 남편 마크의 바람 상대인 변호사 칼리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리고 케이트는 칼리를 통해서 남편이 바람핀 것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케이트와 칼리는 남편이 자신들 말고도 다른 여자(앰버)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앰버와도 힘을 모으게 된다.

세 사람은 각자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와 기지를 이용해 남편에게 복수를 한다. 아내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하지 않은 채 뻔뻔하게 바람을 피운 남편이 통쾌한 한 방을 먹을 때마다 세 여자는 쾌감을 얻는다. 그 통쾌함은 스크린 밖으로까지 이어진다.

사실 남편의 바람 상대와 연대하고 친구가 된다는 설정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내용의 흐름이 억지스럽진 않다. 활달한 웃음과 유머가 쏟아져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후반부에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여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케이트의 변화였다. 남편의 바람 사실을 안 후, 자신은 직장도 없고 돈도 없고 친구도 없는데 어떡하냐고 푸념했던 케이트는 회사의 멋진 대표로 변신한다. 문제를 해결한 뒤 술잔을 든 이들은 이렇게 외친다. "친구를 위하여!"

영화 '우정의 조건'
영화 '우정의 조건'ⓒ영화 '우정의 조건' 스틸컷

우정의 조건

영화 '우정의 조건'은 소년들의 우정은 물론 그들의 성장 과정까지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 빈틈 사이 사이에 작은 반전들이 곁들여 있어 흥미진진함까지 더했다.

소년 네드는 럭비를 종교처럼 신성하게 여기는 기숙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학교 친구들에게 '게이'라는 놀림을 받게 된다. 기숙사에서 네드는 새로운 룸메이트 코너를 만나게 된다. 놀림 때문인지, 아니면 친해져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인지 두 사람은 서로 거리를 두려 한다. 하지만 서로 공통 관심사를 찾게 되면서, 두 사람은 공연에 함께 설 준비를 하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을 갈라놓는 어떤 오해와 방해꾼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과정은 우정 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치들이지만, 지루하진 않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그들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새롭게 부임한 영어 선생님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빌리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라'고 연신 강조한다. 이런 메시지는 영화 중후반에 자주 등장한다.

자신이 어떤 색깔을 가진 사람인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은지 점점 찾아가는 아이들 사이로 더 깊은 우정의 향기가 스며든다. 꼭 10대가 아니더라도 20대, 30대도 공감하면서 볼 수 있다.

영화 '84번가의 연인'
영화 '84번가의 연인'ⓒ영화 '84번가의 연인' 스틸컷

84번가의 연인

클릭 한 번으로 반대편 세상과 바로 소통할 수 있는 세상에서 진한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주인공 헬레인은 희귀한 고전에 관심이 많은 가난한 작가다. 미국에서 자신이 찾는 고전들을 찾을 수 없게 되자, 헬레인은 영국에 위치한 중고책방에 원하는 책이 있는지 편지로 문의하게 된다. 영국 런던 84번지에 위치한 서점에서 답장이 온다. '당신이 찾는 책이 있습니다'.

이 편지를 시작으로 헬레인은 서점 직원 프랭크와 지속적으로 편지를 나누게 된다. 영화에선 편지를 통해서 책에 대한 비평과 인생에 대한 논의들을 나누며 정신적으로 친구가 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가 주는 미덕은 '느림'이다. 나의 생각을 곱씹고 곱씹고 또 곱씹어서 정성스레 적은 후, 수 일이 걸려 그 글이 다른 사람에게 도달되도록 하는 일은 고대시대의 유물 같은 존재가 됐다. 편지가 그에게 가는 시간 동안, 그리고 편지를 읽고 있을 상대방의 표정을 상상해 보는 시간은 특별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편지를 읽는 두 사람의 표정을 문득문득 확인해 보는 시간이었다.

같은 관심사를 두고 열띤 토론과 논쟁할 상대가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영화 '84번가의 연인'에서 그런 것들을 목도할 수 있다. 잔잔한 여운과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느껴지는 영화다.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목소리의 형태' 포스터

목소리의 형태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는 이시다 쇼야와 니시미야 쇼코의 우정과 성장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쇼코는 귀가 들리지 않는 학생인데, 계속되는 쇼야의 장난에 결국 전학을 가게 된다.

'목소리의 형태'는 6년이 흐른 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흥미로웠던 점은, 쇼코를 괴롭혔던 쇼야가 시간이 흐를수록 쇼코의 괴로움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는 점이었다. 마음과 마음이 닿을수록, 우정이 깊어질수록 상대의 아팠던 점은 더 잘 보이는 법이다. 두 사람의 신뢰가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이 애니메이션은 완벽함보다는 불완전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인간도 완벽하지 않으며, 그 불완전함 속에서도 인간은 다른 인간과 계속해서 연결되려고 한다. 장면마다 문득 그 인간적인 간절함이 느껴진다.

동명의 만화책이 원작이다. 누적 300만 부를 돌파할 정도로 일본에서 열띤 사랑받은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서 학창 시절의 분위기는 물론이고 일본의 풍경까지 가득 담아냈다.

김세운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