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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성원전 삼중수소 유출 문제, 정쟁 앞서 진상규명부터

경북 월성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유출된 것이 드러났다. 문제가 제기된 건 작년 6월에 작성된 한수원 내부 보고서가 내부고발 형태로 공개되면서다. 보고서에는 우려스러운 내용이 적지 않다. 우선 월성 3호기 터빈갤러리 배수로 2곳에서 고농도 삼중수소가 측정된 고인물이 발견됐고, 월성 3호기 주변 4곳의 보초우물과 감시우물이 다른 20여 곳의 유사 시설에 비해 삼중수소 농도가 높다는 감시 결과도 담겼다. 이외에도 삼중수소 배출 경로와 무관한 시설에서 상당한 수준의 삼중수소가 관측됐다는 보고도 있다.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는 건 모두가 아는 일이다. 이런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번 문제의 본질은 왜 정해진 유출 경로를 벗어난 곳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관측되고 있느냐다.

한수원은 이번에 문제가 된 방사성 물질이 모두 기준치 이하이며 발견 즉시 회수해 이미 조치가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원자력 전문가들을 앞세워 “바나나 6개, 멸치 1그램 수준”이라는 주장까지 펼친다. 하지만 이는 모두 본질과 거리가 있다. 한수원의 주장처럼 아무 일도 아니라면 자체 보고서나 ‘회수 조치’가 필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바나나건 멸치건 애초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곳에서 발견된다면 문제가 되어야 한다. 핵 안전은 모든 경우에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일이다.

정치권의 공방도 온당치 않다. 여권은 이번 문제를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에 대한 신뢰성 문제로 끌고 간다.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감사 결과는 그 자체로 문제였다. 감사원은 안전 문제나 지속가능성, 지역민들의 수용성을 모두 배제한 채 발전소의 유지 비용만을 놓고 감사를 벌였다. 감사가 적절치 않았다면 그 자체로 평가받을 문제다. 이번 문제를 감사원 감사 문제로 확대시키는 건 최소한 지금 시점에선 필요한 일이 아니다.

야당은 아예 무시하겠다는 태도다. 원전 ‘괴담’을 거론하면서 문제제기 자체를 백안시한다. 문제의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괴담론’부터 들고 나오는 건 비이성적인 태도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것과 이미 드러난 안전문제를 다루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원전 안전 문제는 무엇보다 진상 규명이 중요하다. 그동안 한수원과 원자력 업계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많은 문제들을 축소하거나 은폐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민관합동조사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건 진실을 찾아내는 데 우선 힘을 기울이는 게 마땅하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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