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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첫 재판서 양모 “때리고 떨어뜨렸지만 고의로 사망하게 하지 않았다”
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양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법원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양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법원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news1

생후 16개월 정인양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는 첫 재판에서 “때리거나 방치한 사실을 인정하지만 고의성은 없었다”며 검찰이 적용한 살인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는 13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양부 안모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살인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하는 공소장 변경 허가를 재판부에 신청했다. 살인 혐의에 대한 판단을 먼저 구하고, 살인죄가 입증되지 않으면 아동학대치사죄에 대한 판단을 구하겠다는 의미다.

검찰은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 경위에 대해 “지난해 11월19일 사건이 검찰에 송치돼 피고인 양모의 구속기간 내 보강수사하면서 프로파일링 기법을 이용해 수사했다”며 “그런데 남부구치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그 결과를 수령하지 못한 채 구속기간 마지막날 피고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소 이후 수령한 결과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돼 부검의, 법의학자 등에게 추가로 의견을 묻는 등 보완 수사를 진행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검찰은 양모에 대한 살인죄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은 지난해 10월13일 9시1분부터 10시15분경까지 피고인으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당해 몸 상태가 극도로 나빠진 16개월 연령의 피해자의 급소에 강한 둔력을 행사할 경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피해자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격분해 피해자의 양팔을 강하게 흔들고 복부를 손으로 수 회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 또 발로 피해자 복부를 강하게 밟는 등 강한 둔력을 가해 같은날 사망하게 했다”고 말했다.

양부모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피고인들은 모두 부모로서 아이를 돌보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 데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방치하거나 학대할 의도는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힘들게 했던 부분은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모에게 적용된 살인 혐의와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없었다”며 부인했다. 양부모의 변호인은 “지난해 10월13일 피해자가 밥을 먹지 않아 양모가 그날따라 더 화가 나 평상시보다 좀 더 세게 누워있는 피해자의 배와 등을 밀듯이 때린 사실이 있다”며 “날로 쇠약해진 아이에 대한 감정이 복받쳐 양팔을 잡고 흔들다가 가슴 수술 후유증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췌장이 끊어질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며 “떨어뜨린 이후 곧바로 안아 올리면서 다독였고 괜찮은 것으로 보여 자리를 비웠다. 돌아와보니 피해자 상태가 심각해 보여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일부 폭행 또는 과실 행위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으나 양모가 둔력을 행사해 고의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변호인은 양부 혐의에 대해 “양부가 피해자를 무릎에 앉힌 다음 양손으로 피해자 양팔을 잡고 빠르고 강하게 박수를 치게 해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그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니고 피해자가 원래 박수를 치면 좋아하고 웃는 면이 있어서 촬영하려고 했다. 반성한다”고 말했다.

또 “양모가 피해자를 자주 혼자 있게 한다는 것과 피해자가 이유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가 감소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모를 제지하거나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 피해자를 보호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기본적 보호, 양육, 치료를 소홀히 했다는 점에서 공소사실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만, 양모가 자신의 방식대로 양육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지 일부러 방치한 게 아니다”라며 “또 야윈 피해자를 병원으로 데려가더라도 바로 회복될 거라 생각하지 않아 집에서 잘 먹이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 한 것이라 일부러 방치하려 계획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향후 재판에 소환할 증인 17명을 신청했다.

이날 양부 안씨는 취재진을 피해 이른 오전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들어갔다. 양부는 재판부에 신변 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모 장씨는 연녹색 수의를 입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이 열린 법정과 법원 앞은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로 가득찼다.

다음 재판은 오는 2월17일에 열릴 예정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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