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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약촌오거리 살인 누명 피해자에게 13억원 배상하라”
지난 2000년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모 씨가 13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사건의 재심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오른쪽)와 진범을 체포했던 황상만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이 이날 선고공판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모 씨가 13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사건의 재심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오른쪽)와 진범을 체포했던 황상만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이 이날 선고공판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news1

21년 전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이른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모(37)씨에 대해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부(재판장 이성호)는 13일 최씨가 국가와 당시 최씨를 강압 수사했던 경찰관 이모씨, 진범으로 밝혀진 피의자를 불기소 처분한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최씨에게 13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최씨의 모친과 여동생에게도 각각 2억5천만원과 5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체 배상금 가운데 20%를 경찰관 이씨와 검사 김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최씨 어머니와 동생에 대해서도 20%인 각각 5,000만원, 1,000만원을 주도록 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소속 경찰과 검사들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로 최씨는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간 구속돼 그 기간 동안 일실 수입 상당의 손해 및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의 모친과 여동생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바, 대한민국 및 담당 형사, 검사는 원고들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경찰들은 부합되지 않는 증거들에 끼워 맞춰 자백을 일치하게 유도해 증거를 만드는 등 사회적 약자로서 무고한 최씨에게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도 전혀 과학적·논리적이지 않은 위법한 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씨는 불기소 결정한 담당 검사로서 권한을 행사해 필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며 “불기소 처분은 검사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 돼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가 국민 기본권 수호를 못 할지언정 위법 수사로 무고한 시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진범에 대해 오히려 합리성 없는 위법한 불기소처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불법행위가 국가기관과 구성원들에 의해 다신 저질러져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할 막중한 필요가 있다”며 “최씨 등 피해는 원상회복되거나 금전 환산할 수 없으나 대체 방법이 없어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15살이었던 2000년 8월10일 새벽 2시께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칼에 찔려 쓰러져있는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세)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가 되레 범인으로 몰렸다.

이씨 등 익산경찰서 경찰관들은 최씨를 폭행·감금하는 등 가혹수사를 벌여 거짓자백을 받아냈고,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최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진범 김모씨를 붙잡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김 검사가 진범을 불기소 처분했다.

만기 출소한 최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사건 발생 16년만인 2016년 11월 무죄를 선고했다.

최씨가 무죄 판결을 받자 경찰은 뒤늦게 김씨를 다시 체포했고, 이후 김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영화 ‘재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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