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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선의 기댄 ‘이낙연표 이익공유제’, 실효성 우려 속 불안한 출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2021.01.13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2021.01.13ⓒ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제시한 '자발적 이익공유제'가 본격 추진된다. 민주당은 13일 홍익표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한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태스크포스(TF)'를 띄우며 이익공유제 실행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이 대표가 제시한 이익공유제란 코로나19 사태 속 이득을 본 계층이나 업종이 '자발적으로' 그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피해가 큰 계층을 돕자는 것이다. 아직 큰 틀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TF를 중심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논의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양극화 해소라는 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업의 선의에 기댄 정책이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당장 당내에서도 부유세 등 직접적으로 세금을 걷는 방식의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이익공유제 기본 원칙으로 '자발성' 제시한 이낙연
당에서도 '실효성' 지적 나오지만, 뚜렷한 해법 없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자료사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이 대표는 이익공유제 추진의 대원칙으로 '자발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과 보수 언론이 똘똘 뭉쳐 '기업 옥죄기' 비난을 쏟아내자 이를 의식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데에 방점을 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같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 몇 가지 원칙을 염두했으면 한다"며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면 한다. 목표 설정이나 이익 공유 방식 등은 강제하기보다 민간의 자율적 선택으로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한 당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후원자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한했다. 이 대표는 "자율적으로 이뤄진 상생 협력의 결과에 대해 세제 혜택이나 정책 자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에 충실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경제 시대에 적합한 상생협력 모델을 개발했으면 한다"며 "예컨대 플랫폼 기업과 자영업자가 공동 노력으로 이익을 높이면 자영업자의 마진율을 높이거나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출범한 TF는 이 대표가 제시한 원칙을 염두에 두고, 이익공유제를 시행 중인 해외 사례를 분석한 뒤 우리나라 현실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갈 예정이다.

TF 단장을 맡은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책위와 민주연구원이 해외 사례나 현재 기업들이 하고 있는 활동들에 대한 사례를 조사 중"이라며 "이를 통해 일부를 리모델링해서 공적으로, 전 사회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모델로 바꿀 수 있는지 연구원이나 정책위 차원에서 고민하고 숙성되면 사회적 대화를 하겠다"고 논의 계획을 밝혔다.

홍 정책위의장은 "사회적 대화에는 기업은 물론, 시민사회와 여러 관련 전문가들을 포함한 경제 주체들, 노동계를 포함해서 사회 여러 주체들과 사회적 대화를 하면서 하겠다"며 "법제화가 필요하다면 법제화를 할 것이고, 일부 법제화하지 않고 정부가 사회적 캠페인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그대로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자발적 이익공유제의 한계는 뚜렷하다. 자발성을 강조할수록 동전의 양면처럼 실효성 문제가 따라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낙연 대표 이익공유제 취지는 공감한다. 그러나 자발적 참여는 실효성 담보가 안 된다. 압박 또는 관제 기부의 위험도 있다"며 "자발적 참여라는 우회 방법보다는 부유세 또는 사회 연대세라는 정공법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 입법 추진을 위해 이미 법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F 위원으로 선임된 이용우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익공유제에서 자발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그리될지 의문이다. 그리고 이 경우 논란만 증폭된다"며 "정공법으로 추진해야 한다. 증세 이슈와 결부된 것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일이고 헌법상 국민이 요구할 수 있는 것이면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정책위의장은 자발적 이익공유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에 '국민을 믿어야 한다'는 식의 모호한 답변만 내놨다. 그는 "너무 우리 기업들과 한국 사회를 야박하게 보는 것 같다"며 "과거 IMF 금 모으기 운동이나 코로나 과정에서 함께 해준 국민을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 국민을 너무 야박하고 이기적으로 안 봤으면 좋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경제주체 팔 비틀어" 맹목적으로 반대한 국민의힘
정의당 "지금 필요한 건 과감하고 적극적인 국가 역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야당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색깔론까지 동원하며 맹목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온택트 정책 워크숍에서 "일자리는 기업이, 민간이 만들어야 하는데 각종 규제로 기업의 손발을 다 묶어놓은 것도 모자라서 (민주당은) 한술 더 떠서 코로나 이익 공유제를 논의하겠다고까지 하고 있다"며 "경제주체의 팔을 비틀어서 이익까지도 환수해 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화상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은 미덕이지만 집권여당이 그것을 강권하는 것은 겁박에 불과하다"며 "결국 자신들의 방역 실패, 정책 실패를 국민 편 가르기로 모면하겠다는 얄팍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훼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두드러진 양극화를 해소할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정의당은 위기 상황에 맞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불평등 완화를 위한 토론이 이뤄지는 데 대해 환영하면서도 이 대표가 이익공유제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데 대해서는 "동의가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자발적 이익공유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다. 앞서 시행한 정부의 '착한 임대료' 운동이 결과적으로 효과를 내지 못했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이지 기업이나 개인의 선의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2월 임시국회 전이라도 국회가 최대한 빨리 논의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원내 정당 공동 토론회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이 논의가 활발히 이어져 2월 국회에서는 재난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불평등 완화 입법 준비에 나섰다. 장혜영 의원은 지난해 11월 '특별재난연대세'를 제도화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은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소득이 크게 증가했거나 높은 소득이 있는 기업 또는 개인에게 사회연대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과세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취약계층 지원 등에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와 기본 방향은 같지만 그 실효성을 법으로 보장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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