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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빗물 중 삼중수소 농도, 전국 평균보다 900배 높은데 문제없다?
12일 경북 경주 인근에서 역대 최대 규모(5.8)의 지진이 발생으로 경주 월성 원전 1~4호기가 안전점검을 위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13일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1~4호기가 보이고 있다.
12일 경북 경주 인근에서 역대 최대 규모(5.8)의 지진이 발생으로 경주 월성 원전 1~4호기가 안전점검을 위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13일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1~4호기가 보이고 있다.ⓒ김철수 기자

최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내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경주 월성원전 주변 공기 중 삼중수소 농도가 전국 평균 농도보다 많게는 900배 이상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15일 환경운동연합 주최로 온라인에서 열린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 무엇이 문제인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백 교수는 “최근 전국 측정망 자료에 근거하였을 때 대기 중 수증기 및 빗물 속 삼중수소는 평균 리터(L)당 1.05 베크렐(Bq) 수준”이라며 “한편 월성원전 인근에서 측정되는 대기 중 수증기 및 빗물 속 삼중수소 수준은 전국 평균의 약 100~1000배에 이른다”라고 강조했다.

2020년 6월 23일 한수원에서 작성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월성원전 1·2호기 주변 빗물에서 측정한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최대 148 베크렐이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3·4호기 주변 빗물 중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133 베크렐에서 923 베크렐로 측정됐다.

한수원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측정한 월성 3, 4호기 빗물 중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리터당 133 베르렐에서 923 베크렐로 나타났다. (캡쳐한 보고서의 상사 속 수치는 세제곱미터당 베크렐 수치다)
한수원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측정한 월성 3, 4호기 빗물 중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리터당 133 베르렐에서 923 베크렐로 나타났다. (캡쳐한 보고서의 상사 속 수치는 세제곱미터당 베크렐 수치다)ⓒ한수원 내부 보고서

이는 리터당 1 베크렐 수준인 전국 평균보다 최대 900배 이상 되는 농도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지구환경과학부(채정석)에서 2019년 2월에 작성한 박사학위 논문 ‘3H 및 7Be로 대기 중 수증기 및 입자 추적’(Applications of 3H and 7Be as tracers of atmospheric water vapor and particles)을 보면, 전국에서 공기 중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리터당 평균 1.05 베크렐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조차 일본 원자력 시설 주변 빗물(리터당 0.8~8.9 베크렐), 헝가리 원자력 발전소 주변 강수량(리터당 0.6~5.9 베크렐)에서 측정된 최소 농도보다 높은 수치라고 한다.

한국 전국 각지에서 측정하여 평균을 낸 공기 중 삼중수소 농도 평균이 일본·헝가리 원전 주변에서 측정한 것보다 높은데, 월성원전 3·4호기 주변에서 측정한 삼중수소 농도는 이보다 수백 배 수준으로 높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는 경주환경운동연합과 주민단체 등이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과도 연결된다.

앞서 경주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12일 경주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월성 3호기 터빈건물 배수로에서 리터당 71만3천 베크렐의 고농도 삼중수소 고인물이 발견된 점, 3호기를 둘러싸고 있는 4개 관측 우물에서 리터당 1140~3800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관측됐다는 점 등을 들어 “3호기 어느 지점에선가 삼중수소가 지속해서 새어 나와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다.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환경운동연합 온라인 간담회

백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서울대 대학원 지구환경과학부 박사학위 논문을 인용하여 “1월, 부산지역 (공기 중 삼중수소)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바람이 북쪽에서 불어올 때인 1월에만 이상하게 부산의 공기 중 삼중수소 농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는 월성원전이 있는 경주에서 불어온 바람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백 교수는 삼중수소가 어떤 식으로 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도 지적했다.

그는 “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나오면, 모두 순환이 된다”라며 “그러면 공기나 물로 먹게 되는 것도 있지만, 농수산물 등에 결합되어 오는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기체나 물은 일부를 제외하고 축적되진 않고 대부분 배출되는데, 문제는 유기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기물로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는 머무는 시간이 굉장히 길어진다”라며 “물은 10일 정도라면, 유기물은 350일 가량이 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뼈나 DNA 등으로 우리 몸의 구성성분으로 삼중수소가 들어가게 될 수 있다”라며, 만일 DNA 구조에 삼중수소가 들어간다면 DNA를 파괴하는 식으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과 기체 등의 형태로 들어온 삼중수소는 대부분 다시 빠져나가기 때문에 소변 등의 검사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위험성을 측정할 수 없고, 문제는 삼중수소가 뼈·DNA 등으로 몸을 구성하게 되는 경우라는 지적이다.

백 교수는 “월성 주민 감상선 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이상) 높다고 확인됐었는데, 그것만 높지 않았다. 방사선에 민감한 각종 암 발병률이 높았다”라며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인데도 일부 원자력 업계 관계자와 언론은 “삼중수소는 자연계에도 존재하는 물질이다”, “지역 주민들 소변 등에서 검출된 삼중수소 농도는 멸치 1g 먹는 수준”이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보를 나르며 월성원전 문제를 왜곡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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