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경이로운 소문’ 옥자연, “무섭다는 반응이 칭찬처럼 느껴졌죠” (인터뷰 이어집니다.)
“‘악귀’끼리 어떻게 연기 톤을 가져갈지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렇게 서로 빛내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고, 더 돋보이려 하기보다는 서로 의지하며 도움을 주려고 했죠”
배우 옥자연은 ‘경이로운 소문’ 종영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악귀 ‘지청신’을 연기한 배우 이홍내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옥자연은 자신이 연기한 악귀 ‘백향희’를 ‘향희’라고 불렀다. 또 다른 악귀 지청신은 ‘청신이’라고 했다. 전에 없던 여성 악귀를 연기하기 위해 고민도 많았고, 그렇게 애정을 담은 캐릭터라 그럴까 애착도 남달랐던 것 같았다.
“홍내는 저랑 제일 친했거든요. 처음 봤을 때부터 잘 맞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죠. 뭐랄까. 급하지도 않고 너무 조용하거나 너무 내성적이지도 않고 서로 이야기가 잘 통하더라고요”
옥자연은 “서로 ‘악귀’끼리 어떻게 톤을 가져가고 전사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이런 얘기를 많이 나누며 서로 빛내주려고 노력했다. 서로 더 돋보이려 하기보다는 의지하며 도움을 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청신은 사연이 있는 악귀이다 보니 좀 무게를 잡아주는 역할로 가고, 내가 좀 발랄하고 엉뚱하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감독님이 믿어주고 용기를 많이 주셨다”고 말했다.
극 중에선 매서운 눈매에 서로 만나면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이지만 실제 모습은 사뭇 달랐다.
‘경이로운 소문’ 종영을 앞두고 OCN 유튜브 채널에는 옥자연, 이홍내가 ‘잔소리’(아이유, 임슬옹)를 함께 부르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는 ‘무서움’을 담당하던 두 사람이 해맑게 노래하는 모습에 시청자와 팬들은 ‘좋아요’로 화답했다.
‘엄지척’ 응원해준 유준상, ‘좋은 에너지’ 김세정... 기억에 남는 장면? “11화 폐공장 장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 카운터즈도 실제 현장에선 힘이 되는 존재였다.
옥자연은 “제가 5화 거울 장면 찍고 있을 때 옆 스튜디오에 유준상 선배님이 계셨다. 당시엔 친분이 많지 않았던 때였는데, 제가 연기하는 걸 보시고 계속 엄지를 치켜들며 잘하고 있다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너무 허무맹랑하지 않나요?’ ‘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했는데 ‘무조건 좋으니까 믿고 가라’며 엄청 용기를 주셨다”고 말했다.
이미 몇 차례 격투 장면을 찍었던 ‘도하나’ 김세정에 대해서는 “세정 씨는 에너지가 너무 좋은 사람이다. 가식 없고 털털하고 정말 좋은 사람이다”라며 “그렇게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연기하니까 옆에서 저도 에너지를 많이 받으며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이로운 소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이에 옥자연은 11화 폐공장 장면을 꼽았다.
살인 혐의로 수배 중이던 악귀 지청신은 정치적 위기에 처한 신명휘 일당과 위험한 거래를 한다. 그리고 카운터 자격을 박탈당한 상태의 소문(조병규 분)을 납치하고, 카운터즈를 폐공장으로 유인하는 작전을 편다.
옥자연은 “폐공장에 납치된 소문이를 구하러 온 카운즈가 위기에 처하는데, 소문이가 각성 같은 걸 하고 위겐을 불러들이는 장면이 있다. 그때 CG도 잘 나온 것 같고 개인적으로 그 장면이 멋있었던 걸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문이가 절규하고 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더 그런 것도 같다”고 덧붙였다.
작품 속에서 관심 가는 캐릭터가 있느냐고 묻자 ‘신명휘’를 꼽았다. 연극계에서 활약했던 배우 최광일이 신명휘를 연기했다. 오로지 성공을 향한 욕망으로 가득 찬 중진시 시장 신명휘는 극 후반부에는 지청신의 악귀가 스며들어 카운터즈와 맞붙는다.
옥자연은 “신명휘 몸에 악귀가 들어갔는데 어떻게 될지 사실 되게 궁금했다. 저와 붙는 장면도 있어 더 그렇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하기 전에도 워낙 연기를 잘하는 선배님이라 존경했는데, 이렇게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옥자연은 ‘경이로운 소문’에서 소름 돋는 웃음소리와 강력한 액션을 선보이다가도 악귀답지 않게 엉뚱한 허당미를 보여주며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옥자연은 완전한 ‘백향희’가 되기 위해 ‘향희’의 심리를 연구했고 웃음소리도 연구했다. 또 액션 스쿨을 다니며 ‘향희’를 맞을 준비를 했고, 그렇게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촬영을 이어왔다.
드라마 종영을 앞둔 옥자연은 “촬영 다 끝나고 사람들과 인사할 때까지는 몰랐는데, 마지막 방송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허전하고 아쉬웠다. 그만큼 애착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쑥스러움이 많아 사람들과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심지어 친구들도 백향희가 너무 무섭다고 하더라. 그래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무섭다는 댓글도 많이 달리는데, 그게 너무 큰 칭찬처럼 느껴졌다. 무서워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인터뷰 이어집니다.)
김도균 기자
연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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