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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정원 불법사찰 논란 회피하려 ‘DJ·노무현’ 걸고 물타기 하는 국민의힘
국민의힘 박민식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2021.02.18.
국민의힘 박민식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2021.02.1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대규모 불법사찰 논란이 확산되자 국민의힘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불법사찰이 없었겠냐’며 물타기에 나섰다. 이명박 정부의 불법사찰 논란이 현시점에서 쟁점화된 것은 4월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여권의 계략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자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박민식 전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박지원 국정원장은 김대중 정부 시기 불법 도청 실상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2005년 안기부(국정원 전신) 도청 사건의 주임 검사를 맡아 김대중 정부 신건·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구속시키는 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들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이명박 정부의 사찰 논란이 불거진 것은 ‘박 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박 원장과 민주당을 싸잡아 “본인들 입맛대로 역사를 왜곡해 국정원의 비밀 자료를 취사선택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고 한다”며 과거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바 있는 김대중 정부 국정원의 도청 논란을 거론했다.

박 전 의원은 “이런 객관적인 사실을 완전 왜곡하고 박 원장은 새빨간 거짓말을 하면서 12년 전 이명박 정부 당시 사찰을 운운하고 있다”며 “이번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국정원이 짬짜미가 돼 정치공작을 하려고 한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엄포했다.

하 의원도 지난 16일 박 원장이 정보위에서 국정원 업무 보고 중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불법사찰이 “없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치 공작적”이라고 몰아붙였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점을 짚으며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도 요구했다.

또한 하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불법사찰을 당한 야권 인사들의 명단을 최대한 확보해 개개인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며 “국정원이 창립 이래 60년 동안 불법사찰을 당했다는, 확인되는 분이 있으면 (정보공개) 신청 시 모두 (자료를) 주기로 했다. 때문에 이분들(야권 인사)도 본인들이 신청해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이명박 정부 불법사찰 논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이번 사건을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연계해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시도는 본질 흐리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대중 정부 국정원의 도청 문제는 참여정부의 진상규명으로 이미 법원에서 사법 판단이 완료된 사안일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 국정원의 사찰 의혹은 개인의 일탈에 불과하다는 게 여권의 반박이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앞서 16일 정보위 브리핑에서 김대중 정부 국정원 사찰 의혹에 대해 “1961년 중앙정보부 창설 이래 국내정보를 수집하는 데 있어서 신원정보를 무제한으로 수집할 수 있었는데 논쟁이 있었다. 1994년 1월 이후로는 정치 관여 금지제도가 생기면서 거기에 대해서는 못하게 됐다”며 “신건·임동원 전 원장은 그때 그런 게 생겨서 2005년도에 국정원 스스로 (사찰을) 발표하고 처벌이 된다. 두 분 본인은 강력히 부인했지만 정화과정이 계속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국정원의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일부 소조직, 개인에 의한 일탈이었다. 참여정부에서 국정원 전체, 공조직이 동원되는 사찰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12월 16일을 기점으로 민정수석실과 국정원장, 국정원장이 지시하는 특명팀에 의해 또는 비서실에서 직접 관리하는 팀에 의해서 조직적으로 사찰이 이뤄졌다. 이것을 구분을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명박 정부 불법사찰에 대해 물타기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에 협조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들의 정보 공개청구로 제출된 극히 일부의 사찰 문건만으로도 내용은 충격적”이라며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먼저 진실을 고백하고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물타기를 중단하라”며 “지금이라도 피해자들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반성과 진상규명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을 향해 “자기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제 새롭게 출발하자면 될 일인데 ‘똥물을 혼자 맞을 수는 없다’는 심보인지 김대중·노무현 정부 운운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국정원을 입안의 혀처럼 써먹고자 불법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은 누가 뭐래도 지금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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