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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범죄 비호도 불사하는 의협의 특권의식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반발이 심각하다. 19일 중대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의사의 면허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자 집단 반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의협 산하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단은 20일 긴급회의를 열고 “법안이 법사위에서 의결된다면 ‘전국 의사 총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1일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정공동위원회 2차 회의에 참석한 최대집 의협 회장이 “코로나19 진료와 백신 접종과 관련된 협력 체계가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창 준비 중인 상황에서 의협은 대놓고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 지난해 공공의대 설립 추진과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총파업을 벌였던 의협이 또다시 집단 반발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상식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특권을 주장하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점이다. 금고 이상의 중형을 받은 자의 면허를 박탈하는 것은 변호사도 회계사도 세무사도 모두 마찬가지다. 공무원도 교사도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특혜를 누리지 못한다. 유독 의사만 강력범죄나 성폭력범죄를 저지르고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도 버젓이 의사 영업을 계속 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 생명을 다룬다는 직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더 높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지만 현실은 정반대인 것이다.

여론은 이미 오래 전에 확인되었다. 일부 의사가 강력범죄를 저질렀을 때마다 국민은 불안했다. 더군다나 의사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저지른 성폭력 범죄가 드러났을 때 국민은 경악했다. 하지만 이 범죄자들도 형을 마치고 나와서는 태연하게 다시 환자를 받았다. 유독 의사에게만 특권을 용인하는 법 때문에 어떻게 막을 방법도 없었다. 최 회장은 “의협에 자율적인 징계권을 주면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말을 하려면 지난 수십 년 동안 강력범죄를 저지른 극소수 의사들에 대해 자율적으로 뭐라도 하는 시늉을 했어야 한다. 정부에 맞서서 코로나 국면에 다른 어떤 직업도 못하던 총파업도 해내는 의협이 그 힘을 가지고 진심으로 자정노력을 하려 했다면 이미 십년 전에 강력범 의사, 성폭력 의사를 퇴출시킬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의사들의 특권의식이 용납된다면 이제는 변호사도 회계사도 세무사도 공무원도 모두 다 알아서 하겠다고 나설 판이다. 국가가 주는 면허는 자격을 보증하고 그만큼의 대우가 따르지만 한 번 따면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유지되는 신성불가침의 것이 아니다.

국회에서 의사 면허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도 수차례다. 그때마다 의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더군다나 의사단체의 요청으로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무상과실치사상에 대해서는 제외됐다. 온 국민이 백신 접종을 앞두고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음 졸여 기원하고 있는 때에 의협 지도부는 도리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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