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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철수 이어 성소수자 비국민 취급하는 이언주

주요 정치인들의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퀴어축제에 대한 차별적 시각으로 논란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도 이에 동조하는 발언을 연속적으로 쏟아내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었다. '굳이 집회를 한다면서 시민들에게 동성애 성문화를 적나라하게 강요할 권리'까지는 안 된다며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썼다. 여기서 집회란 매년 성소수자들이 여는 퀴어축제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축제는 어떤 강력한 주장의 설파와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여느 집회와는 다르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성소수자들의 자존을 확인하는 하나의 물결 같은 행사다. 한 가지 메시지가 있다면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진실을 묵시적으로 드러낼 뿐이다.

'동성애 성문화를 적나라하게 강요'할 생각도 없고 그럴 사람도 없는데 이 후보는 그런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얼마나 억지 같은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특히 미풍양속 언급에 이르러서는 우리가 지금 박정희 독재 시대에 살고 있나 하는 착각에 빠져들 정도다. 이 후보는 '성소수자들이 대한민국 사회의 미풍양속을 해칠 권리까지 존중받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소수자들을 우리 사회가 경계하고 감시해야 할 존재로 보지 않는다면 절대 이런 말을 할 수 없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파시즘이라는 우격다짐을 한다. 소수자 인권을 빙자한 횡포라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나 이언주 전 의원은 서울과 부산을 대표하겠다며 나선 주요 정당의 자치단체장 후보들이다. 그런데도 퀴어축제를 도심 외곽에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나 더 나아가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며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장면을 보면 민주사회의 기본적 소양도 갖추지 못한 자격 미달 후보라는 비판을 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뿐이다.

아직도 이런 후보들의 혐오 발언이 선거방송 토론에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흘러나오거나 논점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하나 제정하기에도 벅찬 대한민국의 후진적 정치문화에서 파생되는 문제다. 퀴어축제 때마다 매번 되풀이되는 일부 종교단체의 반대가 점점 격렬해지는 것도 정치인들이 책임 있게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국회에서는 차별금지법이 상정되어 있다. 더 이상 늦추지 않기를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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