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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급등 설명하는 석연찮은 논리들

암호화폐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이 6,200만원대를 유지하며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불어난 유동성이 더 높은 수익을 좇아 고수익 자산 비트코인 버블을 키우고 있다.

22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 비트코인(BTC) 가격은 22일 자정 현재 5만6,819달러, 한화로 6,27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9월 1만달러였던 가격은 6개월 만에 6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19일에는 시가총액이 1조 달러(1,103조원)를 넘어섰다. 지난 1년간 변동률은 476%에 달한다.

최근 6개월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최근 6개월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출처 : 인베스팅닷컴

비트코인 초강세를 설명하는데에는 ‘디지털 골드’라는 표현이 빠지지 않는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국이 풀어버린 돈이 화폐 가치를 하락시키면서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유지되는 비트코인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발행량은 향후 100년간 발행될 화폐량이 정해져 있다. 2100만개로 한정돼 있고 이 중 1,860만개는 이미 발행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라며 “주요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부양책을 쏟아낸 탓에 인플레이션이 곧 발생할 것이란 공포가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희소성만으로 비트코인 초강세를 설명하기 힘들다. 인플레이션 위기시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던 금은 최근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더 떨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지난해 8월 정점을 찍은후 등락을 거듭하며 대세 하락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6개월 금 가격 추이. 뉴욕상품거래소 금 선물 가격
최근 6개월 금 가격 추이. 뉴욕상품거래소 금 선물 가격ⓒ출처 : 인베스팅닷컴

비트코인이 폭등하던 올 1, 2월에는 뚜렷한 보합·하락 국면을 맞고 있다. 비트코인이 최근 불어난 유동성에 영향을 받는 이유가 희소성 때문이라면 금 가격의 하락세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희소성 보다는 수익률만 좇는 투기적 유동 자금이 금이나 다른 자산들 보다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으로 몰려들었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골드’라고 부르면서 새로운 버블이 생겨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헤지로 금, 물가연동국채, 원자재, 부동산, 심지어 주식도 합리적이지만 비트코인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언론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규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옐런 장관은 “비트코인은 투기성이 높은 자산이다. 최근 몇 년간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기관을 규제하고, 이들이 규제 책임을 준수하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제수단으로서 활용도가 높아지는 흐름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다는 주장도 있다. 세계 최대 간편 결제 기업 페이팔은 올해부터 가상 화폐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비트코인에 더해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 4개 가상화폐로 페이팔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페이팔 사용자가 가상화폐로 결제하면, 페이팔이 실시간 환율을 적용해 가상 화폐를 달러로 바꾼 다음, 판매자에게 입금하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자체가 결제수단이 될 수는 없지만, 환전->지급->잔돈 거스름 등의 방식을 접목해 화폐로서 비트코인 역할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댄 슐먼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화폐가 주류로 진입해 일상적인 결제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전기차 제작 업체 테슬라 역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페이팔과 유사한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6천만원 정도 하는 테슬라 모델3 가격을 30비트코인으로 책정하기는 어렵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비트코인의 변동성 위험을 극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모델3를 30비트코인으로 24개월 할부 구매한 소비자는 매달 1.25 비트코인을 테슬라에 할부금으로 내야 한다. 1년 전 1.25비트코인은 1만달러에 불과했지만, 당장 이번달 할부금 1.25비트코인을 내려면 5만6,800달러가 필요하다. 언뜻 테슬라 입장에선 유리해 보이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불리해질 수 있다. 변동성이 500%에 육박하는 비트코인이 5만달러에서 5천달러로 곤두박칠 가능성이 없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 확산하려면 안정화 메커니즘이 필요한 이유다. 중앙은행에서 발권하는 달러나 원화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질 것 같으면 중앙은행이 국공채를 매각해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다. 반대로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면 통화량을 늘리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런 안전장치의 주체도 시스템도 없다.

안정화 메커니즘이 없다보니 투기 세력이 늘어나면 폭등하고, 빠지면 폭락하는 투기 자산 성격만 지나치게 강조된다. 비트코인이 탈중앙화를 외치며 탄생했지만 결국 이같은 탈중앙화가 결제수단, 즉 화폐 기능에 한계로 작용하는 것이다.

결국, 비트코인의 희소성이나 화폐 기능 확대가 최근 급등의 원인이라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지난 2017년 서울 여의도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의 시세 전광판(자료사진) 그래프와 수치는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
지난 2017년 서울 여의도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의 시세 전광판(자료사진) 그래프와 수치는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임화영 기자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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