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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든 차별과 혐오를 반대한다

성전환 수술 후 육군에서 강제로 전역당한 변희수(23) 전 하사가 3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이 사회의 차별과 혐오에 큰 상처를 얻었다. 용감하게 자신을 드러내며 현실의 벽을 넘고자 했던, 그래서 꿈꾸던 대로 참군인이 되고 싶었던 변 전 하사의 명복을 빈다.

육군 기갑부대의 전차 조종수였던 변 전 하사는 2018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였다. 육군은 ‘심신장애 판정’을 내리고 그를 강제전역시켰다. 직업군인인 그를 성전환을 이유로 부당해고 한 것이다. 변 전 하사는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복무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군과 사회에 호소했다. 많은 시민들이 그에게 연대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2월 강제전역 처분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육군에 취소를 권고했으나 군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강제 전역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앞두고 변 전 하사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호소에 내쫓는 것으로 응답한 군은 사과와 함께 분명한 반성과 변화를 드러내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십수년째 한걸음도 전진하지 못하는 여야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 변화를 일구기보다 선거만 바라보고 표만 좇는, 그래서 차별과 혐오를 용인하고 추종하는 악습과 결별해야 한다.

트랜스젠더로 진보정당 활동을 활발히 한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도 최근 절망감을 표현하며 스스로 생을 마쳤다. 고인들은 생전 남성이, 또는 여성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의 표적이 됐다. 우리 헌법은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선언에 그친다. 이념과 성별, 지역과 학벌, 재산의 유무 등 다양한 차별이 엄존하며, 차이를 존중하지 않는 혐오와 폭력이 횡행한다.

현실을 바꾸기 위해 당사자들이 약자와 소수자에 머물지 말고 사회의 주인으로 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아울러 공동체의 시민들은 이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손을 잡고 곁에 서야 한다. 사회 전반에서 혐오에 맞선 연대가 더 활발해지고 힘을 가져야 한다. 평등한 권리를 제도화하기 위해 정치권의 책임이 각별하다. 당사자들의 정치적 진출과 진보정당의 역량 강화도 필수적이다. 안타까운 희생이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고 소망한다. 차별과 혐오에 스러진 모든 이들의 안식을 다시 한 번 기원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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