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의 삶을 위한 교육] 코로나시대 협력교육과 교원차등성과급

편집자 주 - 현장 교사로서 오랫동안 전교조 활동과 참교육 운동을 펼쳐온 박미자 참교육연구소장의 칼럼을 새로 연재합니다.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의 저자이기도 한 필자는 교사만이 아니라 교육구성원의 다양한 요구와 시각을 아우르며 더 나은 교육을 향한 제언을 해줄 것입니다. 독자들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21세기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교육의 과제로 경쟁보다 협력의 중요성과 민주시민교육이 부각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은 어느 시대에나 중요한 교육의 본질이었지만, 촛불항쟁 이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공간에서 실천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모두를 위한 교육’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강조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사회공동체의 주인으로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고 실천하는 민주시민교육은 협력을 통한 문제해결과정을 배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활동에서 교사의 역할도 지식을 전달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넘어서 배움을 지속할 수 있는 탐구심과 삶에 대한 열정, 다른 사람과 협력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안내하는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은 일상적으로 동료교사들과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협력한다. 학생들을 맡아서 책임있게 교육한다는 것은 보람된 일이지만, 떨리고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교사들은 혼자일 때, 작고 무력하지만 동료들과 협력할 때, 자신감이 생기고 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20일 코로나19로 등교 개학이 미뤄진 지 80일만에 등교를 시작한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첫 등교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5.20ⓒ김철수 기자

교사를 평가해 S, A, B등급으로 나누는
교원성과급 차등지급

2021년 3월 9일, 교육부는 ‘2021년도 교원 및 교육전문직원 성과상여금 지급 관련 시행 지침’을 발표하고, 전국시도교육청에 3월 중에 지급해주기를 요청했다. 정부의 방침은 교원성과금 차등지급이었다. 2021년 교원성과상여금에 대한 기본 기준을 살펴보면 다음 표와 같다.

표에서 보는 것처럼 교육부는 교원성과상여금을 S와 A, B로 나누어서 차등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100명의 교사를 점수에 따라 3단계로 나누어 30명의 교사는 S등급을, 50명의 교사는 A등급을, 20명의 교사는 B등급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교원성과상여금은 S등급과 B등급의 금액차이의 비율 학교장이 정하는 것인데, 대체로 50%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러한 발표에 대하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원성과상여금 차등지급은 교육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일’이라고 규정하였다. 전교조는 ‘지난 20여년 동안 모든 정부는 교원성과상여금 차등지급으로 교원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사기를 저하시켰다.’고 회상하고, ‘교원의 차등성과급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020년의 재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교육공동체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으로 대처했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도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 비상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점’을 제시하였고, ‘그동안 교단의 요구를 무시하고 교원들의 헌신과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교원성과급 차등지급을 철회하고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원성과상여금 지급지침을 개정하여 올해개인성과급을 균등분배하고 ‘경쟁에서 협력으로’ 교육정책의 방향을 전환할 것을 요구하였다. 학교현장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단위에서 같은 의견이 제출된 것이다.

작년(2020년) 코로나 19상황에서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는 날이 줄었으며, 교사들은 학교에 나올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새로운 형태의 만남을 통해서 교육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현장에서 교직원들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했기 때문에 어려운 가운데 교육활동이 진행되었고, 학교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면, ‘학생들이 개별가정에 있는 것보다 학교에 가는 것이 더 교육적이고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기도 하였다. 2020년의 위기상황에서 교사들이 더욱 더 서로를 격려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며 보냈다는 점에서, ‘2021년 교원성과상여금 차등지급’은 자신이 받은 등급과 상관없이 교사들을 더욱 쓸쓸하게 할 것이다.

교원성과상여금 제도의 시작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5월 31일 교육개혁위원회는 교원의 차등보수를 제시하였다. 1996년과 1997년에는 근무평정을 통해서 상위 10%에게 특별상여수당을 지급하였다. 그리고, 2001년 정부에서 ‘교직사회의 경쟁을 유도하여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차등지급하고, 하위 30%의 교사들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제시되었다. 당시 교사들이 성과급반납을 선언하였고, 8만명이 넘는 교사들이 성과급반납을 실천하였다. 교사들의 저항으로 당시 김대중 정부는 교원성과급제도를 폐지하고 자율연수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중앙인사위원회 등의 반발에 의해 10%의 차등을 두고 3등급으로 시작하였다. ‘교육활동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직사회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높여야 한다.’는 이유로 교사들이 반납했던 성과급은 정부에서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전교조에 다시 돌아왔고, 균등분배운동이 시작되었다. 교원에 대한 차등성과급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지속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교원성과상여금의 차등 금액의 비율을 50~70%로 확대하였고, 박근혜 정부는 70~100%로 확대하였다. 교원성과상여금 균등분배운동이 전국의 교사들에게 호응을 받으며 동참하는 교사들이 늘어나자 정부는 균등분배를 처벌하는 규정까지 만들었다.

20년째 교사들끼리 민망하고 미안한 차등성과급
교사단체는 물론 교육감들도 반대

학교에서는 학생을 맞이하는 2월과 3월이 한해의 시작이다. 이 시기에 교사들은 동료교사들과 함께 교육활동을 성찰하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계획을 수립하고 아이들을 맞이한다. 교원차등성과급은 2월말에 등급을 정하고 봄에 지급된다. 새학기! 자신의 교육활동에 대한 등급을 받고 새로운 아이들을 맞이하는 교사들의 심정을 정부의 책임자들은 헤아려 본 적이 있을까? 20년 동안 전국의 교사들을 불편하게 해온 교원차등성과급에 의해 교육의 질이 높아졌다는 보고서는 없었지만, 학교현장에서 학교장과 교사들이 해마다 서로 난처해하고 미안해하는 일은 반복되었다. 교원성과상여금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교사의 교육활동의 질이 높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없었으며, 등급이 낮은 교원의 교육활동의 질이 낮다는 근거를 제시하기 어려웠다.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일하는 사람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수업시수가 많은 경우에는 수업시수 수당을 주면 될 것이었다. 업무가 힘들어서 교원성과급 추가점수를 주고 수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교원성과급 추가점수를 주는 일이 불편하고 부당했다. 한 해 동안 함께 근무를 하고 성과상여금 등급을 정하는 것은 해마다 교사들을 쓸쓸하게 만들었고 자존감을 떨어뜨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교육정책이나 교원정책에서 조금씩 다른 입장을 갖고 있었지만 교원성과상여금의 차등지급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하였고, 교육적 방향과 입장이 일치하였다.

3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들이 비교육적 실적 경쟁 강요 학교별 차등성과급 반납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김철수 기자

학생들은 교사들 간의 관계에 민감하다. 자기 담임선생님의 안부를 옆 반 선생님에게 묻기보다는 담임선생님과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선생님에게 물어보는 면도 있다. 교사들이 동료들과 서로 협력하며 배우는 학교에서 학생도 서로 관계가 좋고 협력적이다. 교사들의 동료성과 협력은 오래된 과제이며, 교사들 간의 공동체의식과 협력을 기본으로 학교가 유지되기 때문에 교육활동의 성과를 수량으로 계산하고 서열을 매기기 어려운 일이다.

해마다 봄이 오면 교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교원 차등성과급!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S, A, B로 등급을 나누는 정부는 왜, 누구를 위해서 차등성과급을 지급할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신의 SNS를 통해서 교원차등성과급에 “학생들에게 과정의 중요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선생님들이 수행하는 교육활동의 가치를 비교-평가해서 서열화하는 것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라고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학교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들에 대한 낡은 잣대를 버리지 못하고 교원차등성과급 정책을 고수하는 현 정부가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가 일어난다. 학생들이 협력하며 배우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는 일은 학교교육을 통해서 교사와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방역에 대한 부담감과 차등성과급, 엄청난 일들과 함께 사랑스러운 학생들을 만나는 3월!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딱 한가지이다. “3월은 선생님의 웃는 얼굴이 가장 중요한 교육입니다. 일단 건강 잘 챙기십시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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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자(교육학 박사, 참교육연구소장,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저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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