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갑질금지법’ 개정됐지만...프리랜서·하청 등 사각지대 여전”

자료사진ⓒ김철수 기자

'직장내 갑질금지법'(개정 근로기준법)에서 처벌조항이 신설되는 등 개정을 거쳤지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 등 여전히 해당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대리점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A씨는 대리점 소장으로부터 '누구와 만나고 있는지 확인서를 받아와라'는 등 가혹한 지시를 받는 것은 물론, '네가 그러니까 차를 못 파는 거야', '너랑 근무하고 싶지 않다' 등 인격 모독적인 발언까지 들으면서 갑질을 당하고 있다.

A씨가 대리점 소장에게 당하는 것은 전형적인 직장내 갑질이지만, 개정된 직장내 갑질금지법으로도 A씨는 보호를 받지 못한다. 프리랜서, 특수고용직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25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개정된 '직장 내 갑질 금지법'과 관련해 "처벌 조항 신설은 의미 있지만, 5인 미만 사업장과 간접고용 노동자 등은 보호를 받지 못해 여전히 반쪽짜리 법"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직장내 갑질금지법'의 적용범위는 사용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정규직, 계약직, 임시직 등 노동자뿐"이라며 "원청 직원의 하청업체 갑질, 아파트 입주민의 경비원 갑질, 골프장 정규직 캡틴의 괴롭힘으로 자살한 캐디와 같은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노동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 등은 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5인 미만 사업장·간접고용·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를 700만∼1천만명으로 추산하면서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하고, 간접고용,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들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직장갑질119 대표 권두섭 변호사는 "원청 갑질, 입주민 갑질, 특수고용 노동자 적용, 4인 이하 사업장 등 여전히 직장내 괴롭힘 금지조항을 적용받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법개정도 조속히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장ⓒ뉴시스

다만 그동안 처벌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받던 '직장내 갑질금지법'에 처벌조항을 신설한 것은 의미 있게 평가했다.

직장갑질119는 "조사·조치 의무에 비밀유지 조항이 포함된 것과 조사·조치 의무 불이행 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지만 처벌조항이 신설된 것은 법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가 사용자이거나 사용자의 친인척일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처벌조항이 신설된 것에 대해서도 "직장갑질은 가해자가 사용자이거나, 병원 원장의 부인, 사회복지시설 원장의 아들 등 가해자의 가족이나 친인척이 갑질의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면서 "부족하지만 의미 있는 개정"이라고 평가했다.

'직장 내 갑질금지법'의 적용을 받지는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제한적이지만 보호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만든 데 대해서도 평가했다.

이들은 "현행법은 '고객 응대 근로자'가 고객의 폭언 등으로부터 적절한 보호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 적용 대상을 ‘업무와 관련해 고객 등 제3자의 폭언 등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모든 근로자’로 확대했다"면서 "콜센터 노동자뿐만 아니라 아파트 주민에게 갑질을 당하는 경비원, 원청 직원에 의해 갑질을 당하는 하청업체 노동자 등에 산안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회 본회의에서는 전날 직장에서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사용자의 조사 의무를 구체화하고,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 누설을 금지하는 '비밀 유지' 조항과 함께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처벌 조항을 신설한 '직장내 갑질 금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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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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