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땅 찾은 오세훈과 직접 만나 밥까지 먹었다”는 경작인의 구체적 진술

오세훈과 점심 식사하며 정치 이야기 나눴다고 증언...오세훈 “시장 되기 전 이야기, 무슨 의미 있나”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2021.03.28.ⓒ공동취재사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부인과 처가가 소유한 서울 내곡동 토지 측량 때 ‘오 후보를 현장에서 봤다’는 증언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토지 경작인 A 씨가 29일 당시 오 후보와의 만남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A 씨는 오 후보에게 “오세훈 의원이냐”고 물어 본인임을 직접 확인했을 뿐 아니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정가 이야기도 나눴다고 밝혔다.

선거 초반 내곡동 토지 수용 보상과 관련해 “땅의 존재와 위치도 몰랐다”고 해명하면서 거짓말 논란을 자처한 오 후보는 여전히 이 토지를 갖고 특혜를 누린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는 내곡동 토지 수용 과정에 처가의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관여한 것이 확인되면 “후보직 사퇴뿐만 아니라 영원히 정계에서 떠나겠다”고도 선언했다. 이에 A 씨는 ‘자신과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 ‘오 후보의 거짓말에 공분하고 있는 사람들’이 추가 증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A 씨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익명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05년 6월 직접 지켜본 내곡동 땅 측량 현장 상황을 세세하게 전했다. A 씨는 당시 관리가 안 돼 오랫동안 방치된 내곡동 땅에서 직접 경작을 하고 있었다.

A 씨는 ‘오 후보를 직접 봤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제가 그때 봤다”며 오 후보의 장인과 함께 온 운전사까지 같이 봤다고 상기했다. A 씨는 “선글라스를 끼고 키 큰 사람으로 한눈에 ‘오세훈 씨구나’ 금방 알겠더라”라며 “한눈에 알아봤다”고 했다. 또한 “하얀 백바지를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처음에 차를 타고 왔다. 그래서 점심시간에 그 건너로 밥을 먹으러 갈 적에 그 차를 타고 (함께) 건너갔다”고 복기했다.

A 씨는 “(주민들도) 다 그렇게 저하고 기억을 비슷하게 하더라”라며 “(기억하고 있는 주민이) 두 사람이 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기억을 교차확인 하기 위해 당시 주민들에게 최근 연락했고 이들 역시 “오세훈 씨가 하얀 백바지를 입고 온 것”을 일치하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A 씨는 “또 한 사람, 식당 주인이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측량이 끝난 뒤 오 후보와 함께 식사했다는 A 씨는 식당 이름은 “안골식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 후보와 함께 식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측량할 때 말 박기가 참 힘든데, 제가 말뚝을 다 박았다. 처음부터 박았다”며 자신이 측량 과정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가 거기서 오래 살았고, 사모님하고 이야기해서 농사지으라고 확약을 받았다”며 오 후보 처가 측으로부터 해당 토지에서 경작하도록 허가받은 토지임대차계약서도 인증했다.

A 씨는 식사 메뉴, 오 후보와 나눈 대화들도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그는 “생태탕을 먹었다”며 “그때 당시 한 8천 원인지 만 원 돈 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선글라스를 벗고 (식사해서) 오세훈 씨가 맞다. 또 제가 박정훈 전 의원을 알았기 때문에 자랑도 조금 했다”며 “밥을 약 1시간에 걸쳐서 먹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오 후보가) 당시 불출마했다고 해서 제가 ‘참 깨끗하게 정치하신 분이다’, ‘큰마음 먹고 잘하셨다’라고 칭찬도 드렸다”며 “불출마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세훈 씨 거짓말에 공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땅 위치도 모른다는 게)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다른 사람들도 나타날 거다. 자기들은 보상을 그렇게 많이 받아 놓고, 자기 집도 못 갖고 쫓겨나서 이리저리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틀림없이 또 한두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이건 오 씨가 도저히 거짓말을 하려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었고 봤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차라리 저를 고소하면 그 사람들이 증인을 서줄 것”이라며 “부산에서 어떤 (국민의힘) 의원이 제2의 김대업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에 분노해 내가 여기 왔다”고 강조했다.

A 씨는 “같이 측량했고 옆에서 봤는데, 측량이 끝나고 만나서 밥도 먹었는데 이상했다. 사람이 저렇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라며 “(오 후보가) 입회한 사람이 거기서 많이 살았다는 것도 다 들었을 텐데 임대주택 하나 받은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 측이 내곡동 땅으로 억대의 보상금을 챙긴 데 반해 주민들은 보상을 받지 못했단 것이다.

오 후보는 해당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같은 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전화 인터뷰에서 “국토정보공사가 측량 당시 입회인이 누군지를 다 써놨을 테니, 그 서류를 빨리 정보공개해달라고 (처남이) 오늘 청구한다”며 자신은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 처가는 이날 오전 9시 한국국토정보공사를 상대로 측량 관련 정보공개를 신청한 상태다.

또한 “당시 측량을 하게 된 이유가 처가 땅에 불법 경작을 한 분들이 계신다. 그래서 그분들을 내보내야 할 것 아닌가. 그 필요성 때문에 측량을 한 것”이라며 “모두 제가 시장 되기 전의 이야기다. 그분이 무슨 이야기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깎아내렸다. 다만 A 씨가 측량 현장을 찾은 오 후보와 함께 식사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김도희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