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알아야 할 노동법] 기간제 노동자라면 ‘갱신기대권’을 기억해두자

이번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간제 노동자라면 알아 두어야 할 ‘갱신기대권’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무조건 퇴사해야 할까?

근로 계약 기간이 정해진 기간제 노동자는 그 기간이 만료될 때.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갱신해주지 않으면 퇴사하게 됩니다. 2년 이상을 한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면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만, 이 경우에도 다양한 예외 사항이 있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만 55세가 넘어 취업한 경우, 특정 프로젝트 수행의 완료 등을 위해 고용된 경우, 정부의 복지 사업 등에 따라 일자리가 제공된 경우 등입니다 .

그렇다면 2년 미만 근무하였거나,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 전환 예외에 해당한다면 계약 기간 만료와 함께 무조건 퇴사를 해야 하는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갱신기대권’이 등장합니다.

우리 법원은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 관계가 형성된 경우’에는 기간제 노동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합니다. 노동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부당해고가 됩니다.

■ 회사 규정, 근로계약, 단체협약 등에 계약갱신에 관한 내용이 있는 경우

그렇다면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된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요? 우선 회사의 규정(취업규칙, 복무규정 등), 근로계약서, 그리고 회사에 노동조합이 있다면 단체협약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여기에 ‘계약기간 만료에 즈음하여 인사 평가를 통하여 평가 점수를 충족하면 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한다’와 같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을 갱신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문구가 있다면, 사용자는 이 내용을 준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이 있음에도 아예 인사평가를 하지 않고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퇴사를 통보하거나, 규정에 정해진 평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거나 인사 평가가 현저히 불공정하다면 부당해고가 될 것입니다.

서울 광화문에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 (자료사진)ⓒ민중의소리

■ 규정이 없더라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법원에 따르면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갱신에 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규정은 없지만 여러 해 동안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갱신해 온 경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다른 노동자들에게는 모두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준 경우 등 전반적 사정을 살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

최근 들어 판례는 ‘기간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기대권’까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각종 규정에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있거나, 전반적 사정을 종합하여 노동자에게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면 합리적 이유 없이 노동자를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기간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것은 부당해고라는 것입니다.

특히 많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들이 취업규칙, 기간제 근로자 관리 규정 등에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내용을 두고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라면 더욱 주의깊게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기간제 노동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는지, 사용자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노동자 개인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항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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