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의 직격] TV조선 방정오 불송치 결정문 보니, 경찰도 ‘역시나’

방정오 TV조선 전 대표ⓒTV조선

작년 8월 필자와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등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둘째 아들이자 TV조선 사내이사인 방정오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방정오 씨가 35.3%의 지분을 소유한 ㈜하이그라운드라는 드라마 외주제작회사가 영어유치원 회사인 ㈜컵스빌리지에 19억원을 빌려줬다가 돈을 못 받게 된 것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방정오 씨는 돈을 빌린 ㈜컵스빌리지의 대주주이기도 했으며, 돈을 빌려준 시점은 2018년이었다.

조선일보 방씨일가를 고발할 곳은 어디에?

솔직히 경찰에 기대가 있어서 경찰에 고발한 것은 아니었다. 경찰 역시 조선일보 방씨 일가에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조선일보 방씨 일가와 관련된 여러 사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거나 특혜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조선일보가 경찰청과 공동으로 주는 청룡봉사상을 받아서 특별승진한 경찰관들이 존재하는 곳도 경찰이다.

그런데도 방정오 씨를 경찰청에 고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검찰 역시 조선일보 방씨 일가와 유착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간의 비밀회동 의혹이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방용훈 전 코리아나 호텔 사장 자녀들의 존속상해 혐의를 ‘강요죄’로 축소해서 기소하기도 했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국민은 참으로 불행하다. 조선일보 방씨일가와 관련된 사건을 고발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경찰대로, 검찰은 검찰대로 믿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조선일보 방씨일가의 ‘업무상 배임’같은 사건을 공수처에 고발할 수도 없다. 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고민 끝에 경찰에 방정오씨를 고발한 것이었는데, 결과는 ‘역시나’였다. 경찰은 지난 2월 방정오 씨의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검경수사권조정에 따라 경찰이 불송치 판단을 한 것이다

‘업무상 배임’을 뒷받침하는 불송치 결정문의 내용

그러나 불송치결정문을 읽어보니, 오히려 ‘업무상 배임’인게 더 분명했다. 불송치결정문의 취지는, ㈜하이그라운드가 ㈜컵스빌리지에 19억 원을 빌려주면서 담보를 제공받았고, 어쩌다 보니 돈을 못 받게 된 것이어서 ‘배임’은 아니라는 취지이다.

서울 태평로 TV조선 보도본부ⓒ김슬찬 인턴기자

그런데 ㈜하이그라운드가 제공 받았다는 담보를 보니, ㈜컵스빌리지의 주식 70%와 ㈜컵스빌리지의 건물임대보증금 4억 원이다. 그러나 이것은 둘다 담보가치가 없는 것이다. ㈜컵스빌리지의 주식가치는 2018년 ㈜하이그라운드가 돈을 빌려줄 시점에 0원이었다. 이것은 ㈜컵스빌리지의 지분 15.83%를 가지고 있던 디지틀조선이 평가한 액수이다.

㈜디지틀조선은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작성한 사업보고서에서 ㈜컵스빌리지의 주식가치를 0원으로 평가했다. 그만큼 ㈜컵스빌리지는 경영이 좋지 않았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2018년 대여시점에 ㈜컵스빌리지의 주식은 아무런 담보가치도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방정오 씨는 ㈜디지틀조선의 상근등기이사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자기가 상근등기이사로 근무하는 또다른 회사가 0원으로 평가한 주식을 담보로 19억원의 회사돈을 빌려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물임대보증금 4억 원도 마찬가이지이다. 월세를 연체하면 보증금에서 차감하게 되므로 담보로서의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아무런 담보가치가 없는 재산을 담보로 방정오 씨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하이그라운드의 회사자금 19억 원을 빌려준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업무상 배임이다. 그런데 경찰은 불송치결정을 했다.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법앞의 평등’이 조선일보 방씨 일가에게도 적용돼야

게다가 경찰의 불송치결정문을 읽어보면,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맞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를 포함한 고발인들은 경찰의 불송치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다. 검.경수사권조정에 따라서, 경찰의 불송치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면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게 되어 있다. 그리고 4월 2일자로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이 송치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과연 검찰이 조선일보 방씨 일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법앞의 평등’이라는 헌법원칙이 조선일보 방씨일가 앞에서 또다시 무력화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결국 여론이 중요하다.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 행사를 끝까지 지켜보고 감시하는 눈들이 필요하다. 고발인인 필자부터 그렇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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