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시아계, 실제로 이렇게 당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그랜트 공원에서 열린 증오범죄 반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행진하고 있다. 2021.03.28ⓒ사진=AP/뉴시스

편집자주: 미국에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뉴욕타임스가 사건 발생 순으로 정리 해 봤다. 각 사건마다 링크가 있어 미국의 해당 기사를 볼 수가 있는데, 말로만 들었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던 사건들을 기사 속에 가끔 소개된 동영상들로 실제로 보니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무엇보다 가해자들의 온 힘을 다해 폭행을 가하는 장면에서 그들의 분노가 크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 분노를 언제 어디서 접할 지 모르는 미국의 아시아계들의 삶이 지금 얼마나 불안할까. 뉴욕타임스에서 사건은 크게 신체적 폭력 사건, 언어 폭력 사건, 집과 가게 훼손 사건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길이상 신체적 폭력 사건만 소개한다.
원문: Swelling Anti-Asian Violence:Who Is Being Attacked Where

지난 1년 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아시아계를 밀쳐 쓰러뜨리고, 구타하고, 발로 찼다. 아시아계들에게 침을 뱉고, 인종차별적인 말을 퍼붓고, 집과 가게들을 파손했다.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에는 경계가 없었다. 사람들이 미국 전역에서 성별이나 나이, 소득 수준을 가리지 않고 아시아계에게 폭력을 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전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의 지역 언론 보도를 종합해 봤다. 그 결과 2020년 3월 코로나19 판데믹이 시작된 이후, 아시아계 혐오가 확실한 사건 110여 개를 찾아냈다.

인종차별주의적인 말이 나오기는 했으나 증오범죄인지가 확실하지 않은 사건은 훨씬 더 많았다.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침 산책을 나갔다가 뛰어와서 온몸으로 부딪힌 19세 청년 때문에 쓰러져 이틀 후 사망한 84세의 할아버지. 역시 모르는 청년이 갑자기 밀쳐 길에 쓰러진 오클랜드 차이나타운의 91세 할아버지. 모르는 남성 2명이 뺨을 때리고 입은 옷에 불을 붙여 화상을 입은 뉴욕 브룩클린의 89세 할머니. 이런 사건들과 전국적인 언론의 주목을 받은 다른 무자비한 사건들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뉴욕타임스가 모은 사건들은 확실한 증오 사건뿐이다. 110여 개의 사건 모두에서 가해자들은 인종차별적인 말을 내질렀고, 거의 절반의 경우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언급했다. “바로 네가 바이러스야” “넌 감염됐어” “중국으로 돌아가라” “너희들이 바이러스를 들여왔어” 등등.

이 사건들은 서부의 캘리포니아 카르멜 계곡부터, 중부의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동남부의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까지 전국에서 일어났다. 대부분의 사건은 아시아계가 많은 동부와 서부 해안가의 대도시에서 일어났지만, 중부의 위스콘신 스티븐스포인츠처럼 매우 작은 마을에서도 일어났다.

증오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하기 까다로운 동기다. 검찰의 기준은 이렇다. “피해자가 아시아계였기 때문에 당한 것인가, 아니면 그 시간과 장소에 다른 인종의 사람이 있었어도 사건이 일어났을 것인가?” 어떤 사건이 ‘증오범죄’ 사건으로 인정받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미국에서 ‘증오범죄’라고 경찰이 분류한 사건들이 지난 1년간 증가했고,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게다가 뉴욕 시와 보스턴 시에서는 전체적으로 증오범죄가 감소했지만,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증오범죄는 급증했다.

지난 20일, 뉴욕 지하철에서 한 백인 남성이 앉아 있던 아시아계 여성 캐시 첸(25) 위로 소변을 눴다. 첸에 따르면 범인과 눈이 마주쳤는데도 범인은 미동하지 않았고, 주변에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항의를 하거나 첸을 도와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혼자 있던 첸은 충격에 빠져 종점까지 가서야 지하철에서 내려 사건을 신고했다.ⓒ사진=캐시 첸/아시안피드

뉴욕타임스가 찾아낸 사건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아시아계가 감내해야 했던 폭력과 괴롭힘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증오범죄의 신고율이 낮고, 위에서 언급했듯 어떤 사건이 증오범죄 사건으로 분류되기도 어려운데다가 지역 신문에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의 폭넓은 조사는 전국적으로 폭력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일어나는지,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규정한 다음부터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보여준다. 뉴욕 시에서만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2019년 3건에서 2020년 28건, 그리고 2021년 3월말까지 35건으로 껑충 뛰었다.

외국인 혹은 유색인종 혐오의 고삐가 풀렸다. 이는 사람들에게 ‘타인’에 대한 실질적인 공포를 심어주고, ‘우리’와 ‘남’을 구별하게 하며, 개인의 본질을 그의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대체한다. “우리 아시아계는 투명인간이었다 이제는 인간보다 저급한 존재가 돼 버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남들처럼 미국인으로 보여지는 것뿐이다.” 맨해튼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증오범죄가 일어난 후 그레이스 밍 하원의원(뉴욕)이 한 말이다. 한 남자가 타임즈 스퀘어 근처에서 백주대낮에 65세의 필리핀계 여성을 넘어뜨려 그녀의 머리와 상체를 짓밟은 것이다. “여긴 너같은 XX가 있을 곳이 아니야”라고 외치면서.

지난 3월 20일, LA 한인타운 인근에서 산책을 하던 60대 한인의 머리를 한 여성이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면서 벽돌로 내리쳤다.ⓒ사진=인터넷 캡쳐

신체적 폭력: 두들겨 패고, 페퍼 스프레이 뿌리고, 침 뱉고

신체적 공격 사건의 대부분은 지난 두 달간 일어났다. 초기 사건에서는 가해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언급할 때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피해자들의 나이대는 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폭이 매우 넓었고, 대부분의 경우 중상을 입었다.

2020년 3월
∎ 시카고: 두 여성이 조깅 중인 60세 남성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소리 지르면서 통나무를 던지고 침을 뱉았다.
∎ 뉴욕 맨하튼: 10대 소년이 59세 남성의 등을 발로 찬 후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 질렀다. 그리고 욕을 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을 하면서 쓰러진 그의 얼굴에 침을 뱉았다.
∎ 뉴욕 브롱크스: 10대 여학생들이 버스 안에서 52세의 여성을 공격하며 그녀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소리 질렀다. 한 여학생은 우산으로 그녀를 때렸다.
∎ 뉴욕 퀸스: 한 남성이 47세 남성과 그의 10세 아들에게 계속 인종차별적인 욕을 하고 마스크 얘기도 하면서 47세 남성의 머리 뒷통수를 내리 눌렀다.
∎ 뉴욕 맨해튼: 한 여성이 34세 여성에게 “우리가 코로나에 걸린 건 바로 너희같은 XX 때문이야”라는 등의 욕을 하며 머리를 잡아당기고 얼굴에 침을 뱉았다.
∎ 뉴욕 맨해튼: 한 여성이 건물에 들어가려고 서 있던 23세 한국 유학생의 머리를 잡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며 “넌 코로나에 걸렸어”라고 소리 지르고 욕했다.
∎ 텍사스: 19세 청년이 마트에서 장을 보던 일가족 3명을 칼로 찔렀다. 그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코로나를 퍼뜨리는 중국 사람들인 줄 알았다”고 했다. 칼에 찔린 일가족에는 2살짜리 아기도 있었다.
∎ 뉴욕 맨해튼: 한 남성이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남성에게 “너, 코로나 걸렸지”라며 물을 뿌렸다. 이 장면은 영상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랐는데, 영상을 찍고 있던 두 남성이 물 맞은 아시아계 남성 얘기를 하며 웃는 소리가 들린다.

2020년 4월
∎ 뉴저지: 10대들이 55세 여성을 둘러싸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운운하고 욕을 하며 주먹으로 머리 뒤통수를 쳤다.

2020년 5월
∎ 뉴욕 맨해튼: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30세 남성에게 ‘차이나 보이’라고 계속 부르며 “너, 감염됐지”라며 지하철 밖으로 그를 밀쳐내려 하면서 몸싸움을 하다가 도망쳤다.
∎ 워싱턴 시애틀: 한 남성이 “다 너희들 탓이야”라며 길을 걷던 커플에게 침을 뱉았다.

2020년 6월
∎ 뉴욕 알바니: 한 남성이 마스크를 써달라는 화장품 가게 직원 27세 한국인 김영래를 바닥으로 쓰러뜨려 침을 뱉은 후 계속 괴롭혔다.

2020년 8월
∎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한 여성이 12세 딸과 산책하던 임산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후 인종차별적인 욕을 하며 모녀에게 물을 뿌렸다.

2020년 11월
∎ 워싱턴 D.C.: 한 남성이 마스크를 써 달라는 중년의 차가게 주인에게 ‘중국놈,’ ‘코로나’를 외치며 페퍼 스프레이를 뿌렸다.

2020년 12월
∎ 뉴욕 맨해튼: 사람들이 32세 여성을 둘러싸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반 아시아계 말을 하면서 그녀의 얼굴을 계속 주먹으로 때렸다.

2020년 1월
∎ 오리건 포틀랜드: 한 남성이 버스 안에서 “중국X들은 다 코로나에 걸려서는 우리에게 퍼뜨렸어”라며 아들과 함께 있던 39세 여성의 정강이를 찼다.
∎ 워싱턴 시애틀: 한 남성이 “아시아X놈들은 콧대를 꺾어줘야 한다”며 횡단보도에 서 있던 여성을 세게 밀쳤다.

2021년 2월
∎ 뉴욕 맨해튼: 두 남성이 27세의 한국계 데니 킴에게 “중국 바이러스 있지? 중국으로 돌아가”라며 얼굴을 계속 때렸다.
∎ 캘리포니아: 39세 여성이 인종차별주의적인 욕을 하며 36세 남성의 얼굴에 침을 뱉았다.
∎ 뉴욕 맨해튼: 한 남성이 “중국 XX, 중국으로 돌아가”라며 27세 남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 오리건:두 남성이 아시아계를 욕하면서 마트에 들어가려던 21세 대학생을 밀치고 발로 찼다.
∎ 워싱턴 시애틀: 한 남성이 딱딱한 물건을 양말 속에 집어넣어, 그것으로 선생님인 30대 일본계 여성의 얼굴을 때렸다. 그 여성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코뼈에 금이 가고 이가 부러졌다.

지난 3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길을 걷던 59세 아시아계 남성이 의식을 잃을 때까지 때렸다. 피해자는 실명할 위기에 있다고 한다.ⓒ사진=인터넷 캡쳐

2021년 3월
∎ 뉴욕 퀸스:한 남성이 아기를 안고 있던 25세 엄마에게 침을 세 번 뱉고는 “중국 바이러스”라고 했다.
∎ 플로리다: 한 남성이 해변에서 손소독제를 들고 할머니를 쫓아다니며 저속한 말로 XX 좀 닦으라고 했다. 이 남성은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자기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며칠 후 삭제했다.
∎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여성 3명이 우버 택시를 탔는데 동남아시아계 기사가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자 이를 거부하고 아시아계를 욕하면서 기사에게 일부러 기침을 하면서 위협하다가 페퍼 스프레이를 뿌렸다.
∎ 뉴욕 맨해튼: 36세 남성이 아시아계를 비하하며 지하철에서 68세 할아버지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 뉴욕 맨해튼: 한 남성이 소리를 지르며 66세 남성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 뉴욕 맨해튼: 한 남성이 길을 걷던 65세 여성을 발로 차 쓰러뜨린 일어나려던 그녀의 머리를 세 번 더 찼다. 건물 상점 안에서 점원 두 사람이 이를 지켜보다가 조용히 열려있던 문을 닫았다.
∎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한 여성이 산책을 하던 60대 한인의 뒤를 쫓아가 ‘중국으로 돌아가라’며 머리를 벽돌로 쳤다.
∎ 뉴욕 맨해튼: 한 남성이 지하철에서 56세 중국인을 때려 쓰러뜨린 후, 계속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 뉴욕 맨해튼: 한 남성이 “아시아 XX들 XXX 왔다”고 소리 지른 후 길을 걷던 54세 여성의 얼굴을 쇠파이프로 가격했다.
∎ 뉴욕 맨해튼:한 남성이 아이들과 함께 있던 44세 여성에게 침을 뱉고, 그녀의 핸드폰을 선로로 집어던지며 “아시아 X년이 중국 바이러스를 들여왔다. 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욕했다.
∎ 뉴욕 맨해튼: 한 남성이 식당에서 바닥에 있던 가방을 집던 41세 여성의 목 위호 마시던 음료수를 붓고, 입에 있는 음료수를 뱉으면서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한 후 도망쳤다.
∎ 뉴욕 맨해튼: 한 남성이 37세 여성의 뒤를 쫓아가다가 욕을 하면서 그녀를 때리고 “네 나라로 돌아가. 이게 다 네 탓이야”라고 한 후 유유히 지하철역을 빠져나갔다.
∎ 뉴욕 맨해튼: 한 남성이 아시아계 증오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7살 딸과 함께 귀가 중이던 37세 여성의 팻말을 빼앗아 부러뜨린 후, 항의하던 그녀의 얼굴을 주먹으로 두 번 친 후 도망쳤다. (충격을 받은 딸은 그 이후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 캘리포니아 산호세: 한 남성이 출근 기차를 기다리던 26세 여성의 머리를 흔들며 쓰러뜨린 후 끌고 가 강간하려다가 잡혔다.
∎ 뉴욕 퀸스: 10대 청소년 3명이 13세 소년을 둘러싸 욕과 함께 중국으로 돌아가라면서 그의 머리를 농구공으로 계속 가격했다.
∎ 텍사스 휴스턴: 5명의 여성이 미용물품 가게에서 물건을 쓰러뜨린 뒤 한국 교포인 59세의 김정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번 쳐서 코를 부러뜨렸다. 그들은 주차장으로 뒤쫓아온 김정의 아들과 남편을 차로 치려다가 실패하고 도망쳤다.
∎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한 남성이 주유소 주인에게 욕을 퍼붓다가 그에게 페퍼 스프레이를 뿌렸다. 남성은 차를 후진해 주유소 주인을 치려했으나 실패하고 떠났다.

링크되어 있는 동영상들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해자가 피해자를 공격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가해자는 대부분 남성이었지만 여성과 청소년, 노인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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