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사모펀드 주식 매각 반대하고 나선 매그나칩반도체 노동자들

노조 “제2의 하이디스 사태’ 우려...정부가 막아야”

삭발하는 매그나칩반도체노동조합 위원장ⓒ금속노련 제공

반도체 기업 매그나칩반도체 노동자들이 중국계 사모펀드에 의한 기술유출 및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주식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산하 매그나칩반도체노동조합은 8일 경북 구미 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식 매각에 반대했다. 집회에는 200여 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했으며, 임상택 매그나칩반도체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은 이날 삭발식을 통해 강한 매각 반대 의지를 보였다.

매그나칩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하이닉스반도체에서 2004년 비메모리 사업 부문이 분리되어 나온 뒤 미국계 애비뉴캐피털에 인수된 회사다. 이를 계기로 2011년 뉴욕거래소에 상장됐다. 매그나칩반도체 전 직원은 약 880명이고, 구미사업장에서 500명이 일하고 있으며, 이 중 금속노련 조합원은 약 400여 명이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매그나칩반도체는 중국계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캐피털 등과 14억 달러(당시 기준 약 1조6천억 원) 규모의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인가만 떨어지면 계약대로 와이즈로드캐피털에 주식이 매각될 예정이다. 반도체는 국가기간산업이자 국가핵심기술로 회사 매각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인가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매그나칩반도체 앞에 보인 노동자들ⓒ매그나칩반도체노동조합

노조는 “회사 자체를 매각하는 계약과 같다”며, 이대로 매각이 이루어진다면 국내 반도체 핵심기술이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하이디스 사태처럼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하이닉스반도체에서 LCD 사업부가 분리되어 나온 기업 하이디스는 2002년 중국 BOE에 매각된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껍데기만 남은 채 2008년 대만 기업에 다시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된 바 있다.

임 위원장은 이번 매각이 ‘제2의 하이디스 사태’가 될 공산이 크다며 “중국 자본으로의 매각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매각을 불허해 국내 반도체 핵심기술유출을 막고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와 ‘산업기술보호지침’ 등을 개정해 반도체 등 12개 분야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바 있다. 이 고시 등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는 경우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산자부는 국가핵심기술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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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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