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들 “단지 내 차량 출입 막는 아파트, 집앞 배송 중단한다”

서울 강동구 A 아파트, 이달 1일부터 택배 차량 단지 내 진입 불가 통보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가 8일 오전 서울 강동구 고덕동 상일동역 1번 출구 위치한 아파트 앞에서 최근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금지한 해당 아파트를 규탄하며 일반택배차량 택배 상하차를 시연하고 있다. 2021.04.08ⓒ김철수 기자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가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진입을 막자, 택배 노동자들이 이에 반발하며 각 세대 별 배송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8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A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지 내 택배 차량 출입 금지는 전형적인 ‘갑질’ 행위”라며 “철회하지 않으면 이 아파트에서 개인별 배송을 중단하고 단지 입구까지만 배송하겠다”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A아파트는 이달 1일부터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진입을 금지했다. A아파트 측은 택배 노동자들에게 단지 입구에서 짐을 손수레에 실어 각 세대까지 배송하거나, 저상 차량으로 개조, 변경해 지하주차장에 들어가 차를 세우라고 통보했다.

이로 인해 5,000 세대 규모의 A아파트 배송을 맡은 택배 노동자들은 일일이 손수레로 배송하거나 자신의 돈으로 택배 차량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강동구 고덕동 상일동 역 1번 출구에 위치한 아파트 앞에서 최근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금지한 해당 아파트를 규탄하고 있다. 2021.04.08ⓒ김철수 기자

노조는 “이런 조치를 시행하기 전 1년 간의 유예 기간을 줬다고 말하지만, 택배 노동자와 어떠한 사전 논의도 없었으며 사실상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라며 “전형적인 ‘갑질’ 행위”라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이러한 갑질로 노동강도와 노동시간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손수레를 쓸 때 배송 시간이 3배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나 눈이 오면 물품 손상이 발생하기 쉽고, (그러면) 노동자 개인이 변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고탑 택배차량의 화물실 높이는 1m80cm인데 반해 저상 택배차량은 1m27cm이다. 저상 차량은 허리를 깊이 숙이거나 기어 다니며 작업을 해야 한다”라며 “하루에도 수백 번 택배 차량에 오르내리며 고중량 물건을 옮겨야 하는데 화물실의 높이가 현격히 낮아짐에 따라 허리, 목, 어깨, 손목, 무릎 등에 근골격계 질환 발생이 더욱 심각해진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 택배 차량만 제외하고 이사 차량, 전기, 가전, 가구, 재활용 쓰레기 수거 차량 모두 아파트 지상 출입 중”이라며 “어떠한 근거로 택배 차량만 지상 출입을 금지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방식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계속 고수한다면 4월 14일부터 해당 아파트를 ‘개인별 배송 불가 아파트’로 지정하고 아파트 입구까지 배송할 예정이다. 아파트 입구에 물건을 적재해 찾아오는 고객에게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택배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불가피하게 불편함을 겪게 되실 입주민 고객 여러분께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또 매일 저녁 A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의 갑질 철회를 위한 행동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노조는 밝혔다.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김민주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