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 재보궐 선거 참패 후 더불어민주당 2030 초선 의원들이 2천 자가 넘는 반성문을 내놨다. 그동안 당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던 부분들을 복기하며 초선 의원으로서 제때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침묵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민주당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아선 국민의 마음, 그 원인은 결코 바깥에 있지 않다"며 "그 원인은 저희들을 포함한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에 있었음을 자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치르게 된 원인이 우리 당 공직자의 성 비위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은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으며, 당내 2차 가해를 적극적으로 막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회피하고 외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오만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한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종전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책이었으나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점철된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잃었다"며 "오만과 독선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국민들께 피로와 염증을 느끼게 했음에도 그것이 개혁적 태도라 오판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국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그 과정상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내로남불의 비판을 촉발시킨 정부여당 인사들의 재산증식과 이중적 태도에도 국민에게 들이대는 냉정한 잣대와 조치를 들이대지 못하고 억울해하며 변명으로 일관해 왔음을 인정한다"며 "분노하셨을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재보궐 선거 패배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에도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들은 "이번 재보궐 선거의 참패 원인을 야당 탓, 언론 탓, 국민 탓, 청년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에 저희는 동의할 수 없다"며 "책임 있는 정치 세력이 선거에서 표로 심판받고도 자성 없이 국민과 언론을 탓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지금은 오로지 우리의 말과 선택과 행동을 되돌아봐야 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우리는 경험이 부족한 초선 의원임을 핑계 삼아 어렵고 민감한 문제에 용기 있게 나서지 못했고 정부와 지도부의 판단에 의존했으며, 국민의 대표로서 치열하고 엄밀하지 못했다. 특히 청년들 옆에 온전히 서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이들은 "가장 혁신적이고 당내의 주류적 관행과 기득권 구조에 비판적이었어야 할 우리 청년의원들까지도 오만했고, 게을렀고, 용기가 없었다"며 "그 모습이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더욱 꺾었을지 모른다"고 해석했다.
이들은 "지난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 우리가 느낀 국민들의 냉정한 표정과 마음을 기억하며 지금부터 우리 청년 의원들이 더 겸손하게 성실하게 용기를 내겠다. 민주당 내에서 할 말을 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체 세력으로 나서겠다"며 "바뀌어야 할 당의 관행과 기득권 구조, 국민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오만과 독선, 국민 설득 없이 추진되는 정책들에 대해 더 이상 눈감거나 침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 후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청년 의원들은 부끄러운 당의 현실을 지적하며 철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의원은 "비대위가 짧은 기간 운영되지만 앞으로 한 달간 우리가 어떤 문제를 성찰하고 바꿔야 하는지 목록과 계획은 정리하고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철민 의원은 "부끄러움을 제대로 즉시하고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반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것을 지켜나가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하는지, 무엇을 지켜야 할지, 무엇을 버려야 할지 청년 의원들부터 (논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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