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부동산 충돌’, 문재인 정부는 누구 편에 설 것인가?

무주택자, 2030청년, 비고가 1주택자의 편이 되어야

이번 재보선이 부동산 선거였다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는 것 같다. 3월 초에 불거진 LH사태가 이번 재보선의 분수령이었던 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인데, 만약 LH사태가 부동산 시장이 하향안정된 상태에서 불거졌더라도 재보선의 승패를 결정지을 만한 위력이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LH사태는 문재인 정부 내내 이어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임계점에 달한 시민들의 마음을 비등점으로 만든 방아쇠였다.

상호모순 되는 욕망과 요구의 격렬한 충돌

부동산이 정권심판의 가장 주된 원인이었던 건 꽤 자명해 보이지만, 부동산을 둘러싼 입장과 관점과 요구와 욕망이 상이하고 충돌하다 보니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 건 간단치가 않다. 예컨대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1주택자와 다주택자, 대출금이 남은 소유자와 대출금을 완납한 소유자 등의 입장과 관점과 요구와 욕망이 상이하고 격렬히 충돌한다. 전월세에 대한 태도도 주택이 있는지 여부, 1주택인지 다주택인지 여부 등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게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현실적 어려움이다.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청 재입성에 성공한 오 시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2022년 6월 30일까지 약 1년 3개월이다. 2021.04.08ⓒ민중의소리

문재인 정부는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는 처지다. 무주택자들은 엄두를 낼 수 없을 만큼 오른 주택 가격에 문재인 정부를 원망하고, 유주택자들은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인한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의 증가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다. 무주택자들은 부동산 가격이 크게 꺾이길 바라고 유주택자들은 집값 하락을 원치 않는다. 물론 집부자들과 다주택자들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원망은 하늘을 찌를 것이다.

무주택자들이 시장에서 싼 집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다주택자들을 위시한 주택소유자들이 보유 주택을 싸게 매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의 증가가 필수적이다. 보유비용이 증가하면 기대수익률이 훼손되고 주택소유자들은 강한 매도압력을 받는다. 그런데 유주택자들은 보유세 등의 증세에 강하게 저항한다. 세부담이 늘 뿐 아니라 주택가격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무주택자와 유주택자들을 전부 만족시키는 건 동그란 네모를 그리는 것처럼 지난한 일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건 문재인 정부가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주와 집부자와 다주택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우군이 절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사람들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문재인 정부는 무주택자와 2030청년들과 고가 아닌 1주택자들의 편에 서야 한다.

용산공원 예정부지 등에
무주택자들 및 2030을 위한 주택을 공급한다면?

힘들고 어렵더라도 문재인 정부는 지금과 같은 부동산 정책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재보선에서 참패했다고 해서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및 대출기조를 후퇴해서는 곤란하다. 부동산 시장은 항공모함처럼 침로를 변경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소득 대비 터무니없이 과도한 주택가격, 실효하한까지 내려온 기준금리, 30대 영끌 현상이 보여주는 유효수요의 고갈 등의 상황을 보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을 찾을 시기에 도달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들이 누적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면 양수겸장일 것이다.

미흡하긴 하나 문재인 정부의 세제 및 대출 정책은 분명 무주택자와 2030청년들과 비고가 1주택자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세제 및 대출 정책은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되 무주택자와 2030청년들을 위한 공급대책은 추가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무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2021.3.16ⓒ청와대

무주택자들의 경우 상당수가 청약가점이 낮아 당첨이 어렵다는 점,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분양가가 만만치 않아 주택구매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의 난점이 존재한다. 정부가 천명한 공급대책들을 보면 공급량은 충분하지만 무주택자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진입이 쉽지 않다.

이들을 위해서 정부가 용산공원 예정부지 등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토지임대부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면 어떨까 싶다. 입지, 타이밍, 시장 안정효과, 구매부담 등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좋은 대안도 드물 성 싶다. 물론 2030청년들 중 일부도 토지임대부 주택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못한 2030들에겐 1, 2인 가구 위주로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면 좋을 것이다.

용산공원 예정부지, 태릉골프장 등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토지임대부 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면 조기에 대량의 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용산공원 예정부지 등에 토지임대부 방식 등으로 입주가 완료되면 매년 임대료 수입이 엄청나게 발생할 것이므로 그 임대료를 재원으로 사유지를 수용해 토지임대부 주택과 공공임대 주택 공급이 가능해진다.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국공유지 위의 토지임대부 주택 지구는 한 마디로 말해 마르지 않는 화수분과도 같다.

모쪼록 문재인 정부가 용산공원 예정부지 등을 위시한 국공유지에 무주택자와 2030을 위한 토지임대부 및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하루 속히 추진하기 바란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그렇게 한다면 시장 안정은 물론이거니와 이반된 민심도 빠르게 복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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