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노래방용 자가진단키트’ 구상 비판한 감염병 전문가 “대혼란 우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다중이용시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 공동취재사진

오세훈 서울시장의 '자가진단키트' 도입 주장에 대해, '한국 실정에 맞지 않고 오히려 대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오 시장이 제안한 '자가진단키트' 사용의 문제점을 짚었다.

앞서 오 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상생방역'을 내세우며 노래연습장 등 영업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교수는 "일단은 진단키트 자체에 문제점이 있다"며 "신속항원검사나 자가진단키트 같은 경우에는 유럽 질병관리본부의 경우에는 유병률이 2% 이상인 나라에서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확진자가 매일 수천 명, 수만 명씩 나오는 대규모 유행 상황에서 보조적인 방법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검사 방법을 우리나라의 상황에 적용해 어떤 영업장을 출입할 때 거르는 선별 검사로 사용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엄 교수는 "민감도, 특이도라고 하는 정확도의 문제가 있다"며 "민감도라는 게 신속항원검사의 경우는 50%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확진자를 진단해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며 "가짜 음성이 나왔을 때 실제 감염된 분들이 이런 유흥시설을 이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엄 교수는 '가짜 양성자'도 많이 나와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짜 양성 반응을 나타낸 사람에 대해 격리하고 확진 검사를 진행해야 되는데 그게 밤 시간이 된다"며 "방역 대응 인력이 쉬어야 하는 시간에 다시 일을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고, 확률적으로 하룻밤에 10만 명을 하면 (양성자가) 1천 명씩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대단한 혼란이 생긴다"며 "실제 영업장에서도 가짜 양성 결과 때문에 그날 밤 폐쇄해야 하는 문제가 생겨서 그렇게 간단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엄 교수는 검사 시간이 길게는 30분까지 걸리는 문제와 비용의 문제를 짚었다.

그는 "경우에 따라서는 결과를 보기까지 15분, 20분, 30분까지 걸린다"며 "영업장을 방문해서 길게는 30분을 기다렸다가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키트 자체가 아무리 싸게 공급을 한다고 해도 1만 원 전후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많은데 매일 10만 명씩 한다면 10억씩 투자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시가 감당할 것인지 아니면 개인이 감당한다고 하더라도 1만 원씩 추가 비용을 낼 건지, 그렇게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신속진단키트를 활용한 나라를 보면 유럽이나 미국처럼 방역에 실패한 나라들이 보조적인 방법으로 사용한 것"이라며 "우리처럼 잘 조절이 되는 나라에서는 그렇게 효용성이 높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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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규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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