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욕도 아까운 일본 정부야, 바다가 니 거냐?

나는 인생에 운이 참 많이 작용한다고 믿는 편인데, 어떤 이웃을 만나는지도 매우 중요한 운 중의 하나임을 새삼 깨달았다. 어디서 이런 돌아이 같은 이웃 나라를 만나 이처럼 기초적인 문제까지 칼럼에서 논해야 하는지 슬플 따름이다.

지난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공식적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앞으로 2년 뒤 실행을 목표로 30~40년 동안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듣는 순간 나는 진심으로 ‘이것들이 미쳤나?’ 싶었다. 평소에도 이런 결정을 내리면 돌아이 소리를 들을 텐데, 하물며 코로나19로 이웃 간의 연대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 시국에 이런 결정을 내리다니!

일본은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민중들의 숫자가 무려 8,000명이 넘는 나라다. 그런데 이 판국에 일본 정부는 이웃 간의 연대를 깡그리 무시했다. 이 위중한 사태에서 배운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얘네들 목 위에 달린 것은 머리가 아니라 정녕 대가리였던가?

공유지의 비극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라는 경제학 개념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미생물학자 가렛 하딘(Garrett Hardin)이 1968년 <사이언스>에 실은 논문 ‘공유지의 비극’에서 출발한 이론이다. 생물학자의 이론이지만 경제학에 워낙 큰 충격을 준 덕에 지금까지도 경제학 논문에서 최다 인용을 자랑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이론은 간단하다.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유지에서 사람들이 이기심을 부리면 시장은 작동하지 않고 공멸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가딘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목초지를 예로 들었다. 이런 공유지는 누구의 땅도 아니기에 아무도 목초지를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이기적 마음을 품어 자기만 양을 더 많이 기르려고 한다. 이러면 초원에는 양이 넘쳐나고, 초원은 황폐화된다. 이 이론은 “이기심이 모두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준다”던 주류경제학의 전제에 심각한 균열을 냈다.

그래서 이런 공유지는 절대로 각자의 이기심에 모든 것을 맡겨서는 안 된다. 정부가 개입해 관리를 하던지, 아니면 지역 주민들끼리 협의체를 만들어 규칙을 정하던지 해야 한다.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하냐면, ‘지역 주민들의 연대와 협업이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한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은 이 연구로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거머쥐었다.

함께살자 노량진수산시장 시민대책위'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4.16ⓒ김철수 기자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도대체 무엇을 공유지로 볼 것이냐?’는 문제다. 아주 간단히 이야기하면, 공유지의 핵심은 ‘나누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내 것, 네 것으로 구분이 잘 된다면 각자에게 소유권을 명확히 해주면 문제가 해결된다. 자기 땅은 자기가 알아서 잘 관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내 것, 네 것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기와 바다다. 아무리 “여기는 내 공기, 저기는 네 공기” 이렇게 구분을 지어도 공기를 타고 움직이는 오염물질이나 바이러스는 막을 수 없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여기는 내 바다, 저기는 네 바다” 이렇게 구분을 지어도 바다 속으로 이동하는 물고기를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등어에게 “너는 우리 바다 소속이니 저쪽 바다로 넘어가서 잡히면 안 돼!” 이렇게 강요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 문제가 요즘 더 부각되는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여기는 내 공기, 저기는 네 공기” 식의 해법으로는 공기 중으로 이동하는 감염병 바이러스를 절대 해결할 수 없음이 드러났다. 공기가 공유지이기에 감염병 사태는 정부가 총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이웃 간에 서로를 배려하며 마스크를 쓰는 연대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찰스 아이젠스타인(Charles Eisensten) 같은 사상가는 “코로나19로 마침내 우리는 서로를 소중히 여길 계기를 찾았다”고까지 이야기한다. 살벌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동안 우리는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여기라고 교육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웃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불행이다’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줬다. 이게 바로 코로나19가 남긴 소중한 교훈이다.

지성이 마비된 국가

방사능 오염수를 배출하기로 해 놓고 이 나라 정부 관료 중 하나가 “한국, 중국 따위의 항의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는데, 이 인간 진짜 웃기는 자장면 아닌가? 자장면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하지 말라. 이 인간 머리에는 뇌가 아니라 면 사리가 들어있음이 분명해서 하는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우린들 너희 같은 자장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고 싶겠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뭔 말을 해도 알아들을 지능이 있는 자들에게 하는 거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머리 나쁜 자장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다가 공유지이기 때문이다. 니들은 오염수를 버리는 바다가 니들 소유라고 생각하겠지만, 공기와 바다는 오가는 물질을 차단할 수 없는 공유지다. 니들이 오염수를 버리는 그 바다, 온전히 니들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공유지를 니들 마음대로 파괴하면 이웃 간의 연대가 깨지고 공멸을 맞이한다. 오해할까봐 미리 이야기하는데, 우린들 너희랑 연대니 뭐니 하고 싶겠냐? 코로나19가 깨우쳐줬듯이 세상은 모두 연결돼 있어서 너희 같은 돌아이들과도 함께 머리를 맞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에 연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본 정부가 보여준 일련의 태도를 보면 이 나라는 완전히 미쳤다. 지성이라는 것이 눈곱만큼도 남아있지 않다.

작년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일본 사이타마현이 재일(在日) 조선인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만 쏙 빼고 3,000장의 마스크를 배포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재일 조선인 아이들이 코로나에 걸리면 그 주변에 사는 일본인들은 안전하다디? 그 따위로 국가를 운영한 결과가 바로 8,000명이 넘는 민중들의 사망 소식이다.

이 무식한 몰지성의 국가는 코로나에서 뭘 배웠는지 당최 알 수 없다. 제발 부탁인데 니들 머리 나쁜 거 어떻게 좀 해봐라. 니들 머리가 나빠서 너만 고생하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닌데 니들 머리가 나빠서 우리까지 고생하니 하는 말이다. 욕하기도 지치니 제발 좀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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