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의 직격] ‘공정위가 날 어쩌겠어?’라는 TV조선 방정오

“내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이 나라의 법은 나를 건드리지 못한다.”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TV조선 방정오 사내이사 얘기이다.

필자는 작년 5월에 TV조선의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다. 방정오 씨가 35.3%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하이그라운드라는 회사에 TV조선이 대규모 일감을 몰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작년 7월 9일 필자는 이 사건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사건으로 접수해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중에 있다.

사안은 심각했다. TV조선은 2018년에 109억 원, 2019년에 191억 원의 일감을 ㈜하이그라운드에 몰아줬다. 그런데 ㈜하이그라운드는 드라마 제작 능력도 의심스러운 회사였기에 다른 제작사들을 끼워넣어 ‘공동제작’ 형식으로 일감을 몰아줬다.

방정오 TV조선 전 대표ⓒTV조선

TV조선은 하이그라운드와 계약을 하고, 하이그라운드가 다시 실제 제작능력이 있는 드라마제작사와 계약하는 형식의 ‘통행세’ 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렇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에, 필자는 ‘설마 TV조선이 2020년 하반기에도 일감몰아주기를 계속할까?’ 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TV조선과 방정오씨는 상식을 뛰어넘는 존재들이었다. 올해 4월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TV조선(조선방송)의 외부회계감사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2020년에 TV조선은 2019년보다 더 많은 251억 원이 넘는 일감을 ㈜하이그라운드에 몰아줬다. 이 금액은 ㈜하이그라운드의 2020년 매출액 253억 원의 99%에 달한다. 그리고 2019년에 비해서도 31%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하이그라운드 2020년 감사보고서 중에서 발췌

하이그라운드 2020년 감사보고서 중에서 발췌ⓒ기타

찾아보니 ㈜하이그라운드는 2020년 방송된 TV조선 드라마들인 ‘간택-여인들의 전쟁’, ‘바람과 구름과 비’, ‘복수해라’에 모두 공동제작사로 들어가 있었다.

‘간택-여인들의 전쟁’은 코탑미디어와 공동제작을 한 것으로 되어 있고, ‘바람과 구름과 비’는 빅텐츠(빅토리콘텐츠)와 공동제작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복수해라’는 이야기사냥꾼과 공동제작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경제검찰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상황에서도 일감몰아주기를 이렇게 노골적으로 계속한 것은 ‘오만’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설마 ‘공정거래위원회가 TV조선을, 그리고 조선일보 방상훈 대표의 둘째아들인 방정오를 어떻게 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한 게 아니라면, 이런 행태를 설명할 길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응답을 할 때이다. 이런 식의 노골적인 일감몰아주기를 한 TV조선과 방정오 씨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 이미 최초 신고를 접수한 때로부터 9개월이 지난 상황이다.

서울 태평로 TV조선 보도본부ⓒ김슬찬 인턴기자

필자는 곧 공정거래위원회에 2020년 ㈜하이그라운드 감사보고서 등 추가자료를 제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속한 조사와 결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렇게 죄질이 나쁜 ‘일감몰아주기’를 방치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 방임 위원회’로 전락할 것이다.

또한 ㈜하이그라운드가 역외펀드 등에서 조달한 자금의 일부인 19억 원이 방정오씨가 대주주로 있는 또 다른 회사인 ㈜컵스빌리지로 대여된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ㆍ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이 특경가법(업무상배임) 의혹 사건은 지난 2월 남대문경찰서가 불송치 결정을 했지만, 필자를 비롯한 고발인들이 3월 31일 이의신청을 해서, 지난 4월 13일 서울중앙지검이 남대문경찰서에 보완수사요구를 한 상태이다.

이 업무상 배임건은 ‘일감몰아주기’ 사건과 별개가 아니다. ㈜하이그라운드와 ㈜컵스빌리지의 대주주는 방정오라는 동일인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일반 기업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당연히 ‘업무상 배임’죄가 인정될 것이다.

문제는 거대족벌언론 일가 앞에서는 국가공권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경찰, 검찰같은 기관들이 ‘법앞의 평등’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권한을 행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국가기관들에게만 맡겨놓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거대족벌언론 일가의 위법적인 행태에 대해 정당한 법의 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심적인 언론인들과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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