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의 삶을 위한 교육] 미래교육의 내용과 방향

2022개정교육과정에 대한 진단제안1

*필자주-2022개정교육과정에 대한 제안을 두 차례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1회는 ‘미래교육의 내용과 방향’에 대하여 2회는 ‘미래교육을 위한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에 대해 서술합니다.

교육과정이란 한 나라의 사회공동체 안에서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학교교육을 통해서 제공하는 ‘종합적인 교육활동계획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헌법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헌법정신을 바탕으로 교육법 제 2조에는 교육의 목적을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학교교육을 통해서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교육과정의 목표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대한 개정을 추진할 때, 교육과정을 통한 인재상을 고민하고 어렵게 제시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자주적인 생활능력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지원하기 위해서 시대와 문화의 변화에 따라서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내용과 실천활동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알기 쉬운 언어로 정리하여 공유하면 될 것이다.

2022개정교육과정의 중심내용

4월 20일 교육부는 ‘2022개정교육과정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미래교육의 기본방향 및 인재상을 정립한다는 목표 하에 학생·학부모·교원 및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체제를 강화하여 교육과정을 개정하겠다는 기본방향을 발표하였다. 2017년 촛불혁명 이후 수립된 정부에서 교육과정을 개정한다는 점은 의미있는 내용으로 진행할 수 있겠다는 믿음과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2022개정교육과정은 큰 저항감 없이 진행되어 온 측면이 있다. 코로나 상황으로 기후와 생태환경교육에 대한 관심이 생존의 문제와 연결되었고,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선언으로 인해서 안전과 평화의 문제가 부각되었다. 평화와 안전, 생명과 생존이라는 교육과제는 우리의 삶이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주인의식을 강조하였고, 민주시민교육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담보하는 중요한 과제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현 정부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을 교육의 큰 흐름으로 제시하였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중요한 부서로 민주시민교육과를 설치하였다. 각급 학교단위까지 담당자를 두고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이번 2022개정교육과정에서 교육부는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교육 구현과 미래역량을 갖춘 자기주도적 혁신인재’를 비전로 제시하였다. 생태전환교육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소양, 민주시민교육 등 기초소양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혁신적 포용인재 기념도ⓒ교육부 보도자료(2021.4.20)

생태전환교육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소양은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서 갖추어야할 소양으로 제시될 수 있지만, 민주시민교육이라는 큰 방향 안에서 배우고 익혀 나가야할 기본소양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적 포용인재의 의미

민주주의국가의 교육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은 당연한 비전이며 대전제임에도 불구하고 왜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교육과 자기주도적인 혁신인재”라는 의미가 모호한 인재상을 제시하였을까? 미래교육을 현실과의 연장선으로 해석하지 않고 뭔가 알 수 없는 사회가 도래하기 때문에 탐구정신과 상호존중, 비판의식이라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보다 수용적인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아닌가?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교육이라니····· 30년 동안 교단에서 학생들과 교육활동을 실천하고 교육사를 연구한 국어교사로서도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안타까운 인재상이다..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그저 모두가 동의하기를 바라는 눈치보기가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우리사회가 민주시민교육이라는 낱말에 대하여 아직도 색안경을 쓰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성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의 보도자료(2021. 4. 20.)에 나타난 우려의 목소리도 그러한 경향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하윤수 교총회장은 “교육과정은 사회적 컨센서스(Consensus)에 기반을 둔 중핵적 가치를 교육의 이념과 방향, 교육 인간상에 개념화하는 것으로 반드시 국민적 공감과 합의된 가치를 선택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는 제안을 했으며, “특정 이념과 정파에 치우친 이념과 방향 설정은 물론 단어나 용어 선택 에도 매우 신중해야 이후 정치 쟁점화 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그리고, 민주시민교육 자체는 교육의 중요한 가치임이 분명하나, 특정 정파와 집단의 정치 수단적 개념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함을 강조했다. 한국교총의 이같은 우려는 민주시민교육의 방향과 정당성을 확인하는 측면이 있다. 민주시민교육이란 마땅히 우리사회에서 자본가집단이나 노동자집단, 강자와 약자에 대한 이해관계나 차별이 없어야 하며, 특정 정치집단의 정치수단의 개념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권리의식과 실천활동을 교육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여름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 이제는 등교를 하면 이렇게 달려가지 않을까. (자료사진)ⓒ뉴시스

사람이 중심인 교육

2022교육과정은 민주시민교육이 중심이어야 한다. 민주시민교육은 현재교육에서도 미래교육에서도 중핵적 가치이며 교육활동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소위 미래교육이라고 지칭하는 4차산업혁명의 본질은 생산설비가 고도로 발달하고 지능화되는 것이다.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우리사회 전반에 녹아들며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보와 기술활동의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이 협력해서 새로운 정보를 모으고 첨단기술을 융합하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발달된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빠르게 정보를 모으고 분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본을 많이 가진 사람은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하고 생산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정보를 모으도록 할 것인지를 최종결정하는 주체도 사람이다. 인공지능에 의해서 절약된 비용과 부가가치를 사람들이 어떻게 고르게 어떻게 고르게 누릴 수 있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주체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함께 살기 위한 교육

2022교육과정은 협력과 연대가 중심이어야 한다. 미래사회의 특징은 한마디로 ‘연결’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와 정보를 연결하고, 분야와 분야를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초연결사회로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보다 협력하는 노동이 증가할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인간이 소외되는 순간,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고립된 지식은 생명력을 갖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모두를 위한 교육을 통해서 단 한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연결되기 위해서는 경쟁보다 협력을 강조하는 교육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협력을 통해서 큰 성취감을 경험하고 함께 즐거워하는 경험은 학교교육에서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2022교육과정에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위한 맞춤형 교육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은 “2030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자기주도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래교육의 토대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지만, 협력교육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너무나 걱정된다. 개인별 맞춤형교육과정과 동시에 연대와 협력을 위한 교육과정이 강조되어야만 무한경쟁을 넘어서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동체 사회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교육부 보도자료. 2021.4.20).

2030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 대한 연구로 OECD에서 연구한 2030교육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과학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다는 점과 정치경제적인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연대와 협력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인간이 가진 중요한 특징이자 가능성은 ‘서로가 상호의존적인 존재’라는 점과 ‘서로가 서로를 돕기 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박미자, 부모라면 지금 꼭 해야하는 미래교육, p67-68).

국민과 함께 하는 교육과정

교육부는 2022개정교육과정을 ‘국민과 함께 하는 교육과정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시·도교육감협의회의 협업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주체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국가교육회의에서는 국민참여단과 청년청소년자문단을 통해서 국민과 함께 하는 교육과정 개발 체제를 만들어 가겠다고 한다.

국민과 함께 하는 교육과정 개발 체제 개념도ⓒ교육부 보도자료(2021.4.20)

2022교육과정은 교사가 좀 더 중심이 되어야 한다. 교육과정은 학교교육의 나침반이며 설계도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육활동을 진행해 왔고, 미래세대들을 책임지는 미래교육을 담당할 교사들이 주체가 되어 준비하면서, 학생, 학부모, 전문가,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로 진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유·초·중등교육과정 교육과정에 대하여 교수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반영하는 측면이 있었다. 향후에는 유·초·중등교육과정은 총론에서부터 교사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일상적인 논의와 참여구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초·중등교육과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민참여단을 결성하기 위한 광범위한 홍보와 참여공간을 마련하는 일들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교육과정에 대한 국민적 참여의 과정들을 통해서 많은 국민들이 내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우리사회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이해을 바탕으로 우리아이들이 살아갈 사회의 안전과 평화의 문제와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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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자(교육학 박사, 참교육연구소장,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저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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