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보매체의 일침 “안전한 후쿠시마 오염수? 당신들이 마시면 되겠네”

편집자주: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계속 식혀줘야 하는 핵연료를 위한 냉각수가 핵연료와 직접 닿아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수가 만들어지고 있다. 매일 160~170톤의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로 걸러내도 그 안에는 방사성 물질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일본이 이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며 ‘안전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에 대한 간단한 대안을 제안하는 카운터펀치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If Fukushima’s Water is Safe, Then Drink it!

3월 11일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날이다. 사진은 2016년 2월 10일 보호복을 입은 기자들이 후쿠시마현 오쿠마에 있는 도쿄전력 원전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 저장시설을 살펴보는 모습. 2016.03.08ⓒ뉴시스

지금쯤이면 전 세계가 삼중수소가 포함된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는 일본의 결정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에 따르면, 처리되고 희석된 오염수를 “마셔도 별일 없다”고 한다. 아소는 그뿐만 아니라 일본이 오염수를 더 빨리 바다에 방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우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바다는 일본의 쓰레기통이 아니”라며, 일본이 이를 마셔도 안전하다고 하니 “그 물을 마시고 다시 얘기하라”고 응수했다.

도쿄전력(TEPCO)이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는 것에 대한 국제적 우려를 불식할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그것일 수도 있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저장탱크에 있는 방사능 오염수를 일본의 상수원에 넣으면 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자신있게 얘기하지 않았는가. 일본이 그 물을 마시고, 그 물을 농업용수로 쓰면 되는 것이다.

일본에는 약 10만 개의 댐이 있다. 그중 약 3000개는 홍수 조절, 상수도 및 수력 발전을 위해 높이가 15미터가 넘으며, 어떤 댐은 작물 관개에만 사용된다. 이 저수지들은 도쿄전력의 ‘안전한’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하기에 충분하다. 아주 간단한 문제다. 일본이 탱크 트럭으로 후쿠시마의 물을 전국에 있는 댐 저수지로 옮기면 된다. 저수지가 크면 클수록 희석과 방류에 좋을 것이다.

일례로 오고우치 저수지를 보자. 오고우치 저수지는 총 저수량 1억 8,900만 톤의 일본 최대급 수도 전용 저수지로 도쿄에 수돗물을 공급한다. 지금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도쿄전력이 저장하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는 130만 톤 밖에 안 된다. 오고우치 저수지에서만 이 물의 1/4, 아니 1/2까지 처리 가능할 것이다. IAEA와 일본 정부가 그래도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걱정할 필요 없다. 안전하다. 도쿄 시민들도 아무 불만 없을 것이다.

바이든의 기후특사 존 케리를 통해 미국과 IAEA가 지지를 밝힌 가운데 일본이 치명적인 세슘137을 처리하고, 덜 치명적인 삼중수소는 남겨둔 채 2022년부터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고 한다. 이 ‘안전한’ 물을 바다가 아니라 일본 수계에 방류하면 되지 않을까? 조금만 희석하면 마실 수 있는 물을 바다에 방류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충분히 큰 저수지가 근처에 바로 있는데 말이다.

2016년 4월 10일, 이쓰쿠시마 신사를 방문 중 존 케리 당시 미 국무장관이 공연을 관람하며 기시다 후비오 당시 일본 외무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인터넷 캡쳐

삼중수소는 다른 방사성 물질처럼 암이나 돌연변이, 기형을 유발한다. 좋은 소식이 있기는 하다. 삼중수소의 베타 방사선이 상대적으로 약해 사람의 피부에 침투할 수는 없다고 한다. 삼중수소가 있는 물을 대량으로 마시거나 숨으로 들이마시면 위험한 것이다.

체내에 들어간 삼중수소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암 때문이다. 삼중수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저에너지 전자도 방출한다. 방출된 전자는 DNA나 리보솜,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다른 분자들과 충돌한다. 게다가 삼중수소는 다른 방사성 핵종과는 달리 입자 상태로 따로 존재하지 않고 물과 완전히 혼합된다. 쉽게 말해 삼중수소는 시간이 지나면 전신의 체액에 골고루 분포해 모든 종류의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체내에 들어온 삼중수소 중 미량이 유기화학물과 결합될 수 있으며, 유기결합된 삼중수소는 물처럼 행동하지 않아 몸 안에 좀 더 오래 머물면서 신체의 특정 부위에 축적될 수 있다.

감마선 같은 고에너지 방사선보다 삼중수소가 방출하는 베타 입자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도 있다. 저에너지 방사선이 충돌 시 충격을 퍼뜨릴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경로를 따라 이온화 에너지를 방출하는 고에너지 입자와는 달리 마지막 충돌하는 곳에 그 에너지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선이더라도 유해할 수 있다고 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는 수많은 방사성 핵종이 있다. 저장탱크에 있는 오염수는 원자로 노심을 계속 냉각하기 위해 사용됐던 해수인데, 여기에는 세슘137, 탄소14, 삼중수소와 이보다 더 위험한 유기결합된 삼중수소, 스트론티움90, 코발트60, 요오드129, 플루토늄239 등 50개 이상의 방사성 핵종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의 소유주로 (21세기 말까지 해야 할) 원전사고 처리를 책임지고 있는 도쿄전력은 최근에서야 오염수에 상당량의 방사성 탄소14가 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탄소14는 해양생태계 생물에 축적될 수 있고, 분자와 유전자에 손상을 입힐 수 있어 매우 심각한 문제다. 도쿄전력의 처리 시설 수준이 낮아 오염수가 완전히 처리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

더군다나,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해양화학자인 켄 부에슬러가 지적했듯, 이번 일이 전례가 되면 다른 국가가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을 막을 명분이 없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을 규탄하며 집단 삭발을 하고 있다. 2021.04.20ⓒ김철수 기자

지금까지의 반응을 보면, 일본이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이웃국가들이나 자국 국민과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도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며 일본에게 “환경에 대한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한국은 일본의 무책임한 행동이 “주변 환경과 사람들의 안전에 직접적, 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변국과의 충분한 논의가 없으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염수가 방류될 지역의 일본 어민들에게 이번 결정이 사형선고나 비슷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IAEA는 여전히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이번 결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그 어떤 국가도 이번 결정이 편안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일본은 다른 국가들을 불편하게 하지 말고 후쿠시마 오염수를 일본의 대규모 저수지 네트워크에 방류해야 할 것이다.

물론 원전 옹호론자들은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가 아닌 어떤 곳에 방류해도 문제라고 주장한다. 바다의 대대적인 순환 능력 때문에 오염수가 전 세계로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전 세계 국가들이 원치 않는 것이다.

일본은 처리된 방사능 오염수는 해롭지 않다고, 마실 정도로 안전하다고 하면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일본의 말대로 해결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일본이 그 물을 쓰면 된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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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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