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지옥이 된 인도, 정치 실패로 인한 재난이다

23일(현지시간) 인도 카슈미르주 잠무의 화장터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의 장례식이 진행되는가운데 방호복을 입은 가족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4.24.ⓒ잠무(인도)=AP/뉴시스

편집자주: 지난 일주일내내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이 넘은 인도의 처참한 상황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공포영화가 따로 없다. 인도가 정치인들과 지도자의 잘못으로 이 지경이 됐다는 카운터펀치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COVID in India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되기 직전이었다. 나는 국제학술회의 참여 차 뉴델리를 방문했다. 뉴델리의 악명 높은 대기오염이 모습을 감추고 일주일 내내 하늘이 파랬다.

하지만 우리도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도쿄에서 온 참석자가 ‘델리 밸리 (인도에서의 외국 여행자의 설사)’로 아팠다. 하지만 이미 일본에 코로나19가 발병했고, 델리 밸리와 코로나19의 증상이 일부 겹치기 때문에 그는 근처의 보건소로 가야 했다. 하지만 보건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할 장비가 없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다행히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팬데믹 초기에는 인도의 상황이 상당히 좋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나렌드라 모디의 힌두 민족주의 정권이 올해 3월 초에 팬데믹이 최종 단계에 들어섰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도, 특히 델리 수도권의 경우 최악의 상황이다.

델리와 뭄바이 지방 정부는 철수했던 임시 코로나 시설을 재설치하기 위해 허둥대고 있다. 불과 12일 만에 인도의 확진율이 두 배 증가해 17%가 됐다. 델리는 30%다. 병원들은 포화 상태에 도달했고, 대부분의 병상은 젊은이들로 채워져 있다. 델리의 경우, 확진자의 65%가 40세 미만이다.

인도 뉴델리에서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이 집단 화장되고 있는 모습. (자료 사진)ⓒ뉴시스, AP

델리에 있는 병원 6개는 산소가 완전히 떨어졌고, 다른 병원들도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인도 보건 당국이 말했다. 델리 외곽의 한 화장터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주차장에서 장작을 쌓아 시신을 태우고 있다. 영안실도 만원이라 시신들이 집에서 썩고 있는 실정이다.

산소가 없어 사망한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뉴델리 고등법원이 정부에게 산업용 산소를 병원용으로 쓰게 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액화 산소와 산소 실린더 운송만을 위한 ‘산소 익스프레스’ 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그리고 기차 객실에 수 천 개의 병상이 설치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노력의 효과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14억 명으로 세계 2위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이니 만큼, 하루 신규 확진자나 사망자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정도가 아니다. 4월 22일, 인도는 하루 신규 확진자 34만9,691명으로 4일째 세계 기록을 갱신했고, 하루 사망자는 2,767명에 달했다. 인도의 보건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질 위기다.

다음 그래프를 보면 일일 신규 확진자 수에서 인도가 최악의 상태였을 때의 미국을 제치고 역대 최고 수준을 계속 갱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20년 코로나가 처음 발병했을 때부터 2021년 4월까지의 각국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보여주는 그래프다. 주황색이 미국, 초록색이 인도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미국의 최고 기록을 깨고 연일 치솟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그래프=존 홉킨스 대학교

팬데믹 초기에는 모디 정권이 발표 4시간 만에 대대적인 봉쇄를 단행하는 등 코로나19에 예민하게 반응했으나 그런 태도는 오래 가지 못했다.

인도가 상대적으로 평균 연령이 낮고, 농촌 인구가 많아 인구 밀도가 낮은데다가 민족성 자체의 면역력이 높아 다른 나라와는 달리 코로나19를 빨리 물리쳤다는 ‘인도-힌두 예외주의’도 인도 정부가 해이해지는데 한몫 했다. 인도의 위대함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 때문에 정부는 심각한 위기에 대비하지 않았다. 특히 백신 생산에서 말이다.

세계 최다 코로나19 백신 생산국이었던 인도는 그동안 ‘세계 백신 생산의 중심지’가 되라는 서양의 격려(?)를 받으면서 생산 물량의 65%나 수출했다. 하지만 현재는 중국과 미국의 생산량이 인도를 능가했고, 인도는 폭증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를 수입하고 있다.

인도의 백신 접종율을 봐도 그 현실을 알 수 있다. 인도가 접종을 시작하기는 했으나 접종된 인구 비율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구의 26.7%, 영국은 16.5%, 인도는 1.4%가 접종이 완료됐다. 인도 인구의 대부분이 농천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낮은 수치다. 인도 정부는 5월 1일부터 18세 이상이면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에 의하면 6억이나 되는 성인을 감당하기에는 백신 물량이 부족하다고 한다.

의기양양한 모디는 친구 도널드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팬데믹이 기승하는 와중에도 정치 유세를 멈추지 않았다. 인도는 이번 4월에 5개 주의 지방 선거를 실시했고, 모디는 엄청난 군중이 모이는 유세에서 빠지지 않았다. 물론 유세를 보러 온 관중은 그들의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쓰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게다가 모디는 4월 초 수백만 명의 순례자가 갠지스 강에 몸을 씻는 힌두교 최대 축제 ‘쿰브멜라’까지 허용했다. 당연히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는 사람들의 안중에 없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하르드와르에서 힌두교 최대의 성지 순례 축제인 '쿰브멜라'(Kumbh Mela)가 열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한 신자들이 갠지스강 주변에 앉아 기도하고 있다. 인도는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브라질을 넘어 세계 두 번째로 확진자 수가 많은 나라가 됐다. 2021.04.13.ⓒ하르드와르=AP/뉴시스

인도의 2차 유행을 잡을 길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미신들에 취해 있는 정치지도자(우타라칸드 주지사 TS 라와트는 고대 브라만 현자들이 숨을 쉬지 않고도 살아남았기 때문에 인간에게 산소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들이 아니더라도 인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잘 이겨내리라는 보장은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인도의 코로나19 변종이 문제다. 20대와 30대를 주로 공격하는 인도 변종 말이다. 거기다가 느슨해진 정부의 대응도 문제였다. 초기에 그렇게 조심성을 보였던 모디 정권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 그 기간을 이용해 코로나 확산에 대비하지 않고, 백신 비축량을 늘릴 생각도 않고 아무 대책 없이 그냥 손을 놓아 버리고 말았다.

인도 정부가 농촌 지역에 대한 코로나19의 확산에 대비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던 젊은이들이 팬데믹으로 일자리가 없어지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러면서 지방으로 코로나가 확산됐지만 정부는 이에 대응하지 못했다.

2021년 3월 7일. 인도의 코로나 사망자 수가 20만 명을 넘은 시점에서 지방 선거를 강행한 모디 총리가 유세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말했듯, “도시 봉쇄령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와 기차를 기다리며 기다랗게 줄을 서 있는 이동노동자들의 모습은 인도 지방에 있는 의료진에게 두려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은 그 중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채 고향으로 돌아올 것을 알았다. 그들은 제2차 파동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다.”

인도의 농촌은 보건의료 자원 면에서 보면 도시보다 물론 열악한 위치에 서 있다. 게다가 농촌 마을에서의 사망이 더 큰 읍이나 도시보다 기록에 남을 가능성도 적다. 병원에 갈 생각도 하지 못하고 집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기록할 정도로 인도 관료제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인도에서 기록으로 남겨지는 죽음과 실제 죽음의 숫자에 큰 차이가 있을 거란 얘기다. 이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모디의 반응은 일관됐다. 규제하면 될 일이었다. 트위터도 인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수십 개의 트윗을 막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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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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