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사위 돌려달라는 야당, 지금이 자리싸움할 때인가

국민의힘 김기현 새 원내대표의 첫 행보는 가뜩이나 대선을 앞두고 전운이 감도는 국회를 아예 거친 싸움판 국회로 몰아가는 것 아닌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원내대표당선직후 연설에서 “목숨 걸고 싸우겠다”며 강력한 야당역할을 공언했던 김 원내대표는 첫 공식행보로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주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내놓으라고 으름장 놓았다. 심지어 민주당이 차지한 법사위원장직을 도둑질하여 벌어들인 “장물”에 빗대기도 했다.

국회는 전반기 원구성이 이미 끝난 상황이고 민주당은 윤호중 의원의 원내대표선출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에 박광온 의원을 내정하여 본회의 절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 원내대표의 주장은 자신이 야당 원내대표로 새로 선출됐으니 상임위 배분 협상을 다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상임위 재배분 협상의 계기도 아니고, 실질적 권한도 없는 야당 원내대표로서 남은 수단은 완력을 쓰는 일 밖에 없다. 지난 국회에서 보여준 막말 국회, 몸싸움 국회, 보이콧 국회를 다시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여야는 지난해 원구성 협상 당시 법사위원장은 여당 몫으로 하고 예산결산특별위, 국토교통위, 정무위원회 등 핵심적 권한을 쥔 상임위 7곳을 야당 몫으로 하는 안에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야당이 법사위를 가져가는 것이 국회 관행’이라며 법사위까지 모두 내놓으라고 말을 바꿨다. 결국 여당의 독주 이미지를 부각시킬 목적으로 모든 상임위원장 직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굳이 국회 관행을 이야기한데도 후반기 상임위 배분 협상까지 기다리는 것이 도리다.

김 원내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더 강하게 여당과 각을 세워 지지기반을 결집하려는 국민의힘 차원의 당리당략이 깔려있다. 이전 원내지도부의 잘못된 협상으로 마땅히 챙겼어야할 주요 상임위원장을 뒤늦게라도 다시 차지하겠다는 야당 중진의원들의 사리사욕도 채워줘 취약한 원내 입지를 굳히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두 정치인의 개인적인 처신이고 정당의 당리당략일 뿐 국민을 위한 길은 아니다. 김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에서 “우리당이 여당과 싸워야할 것은 민생문제가 대부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먼저 핵심적인 민생정책을 내놓고 국민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다. 국회 담장 안에서 영원한 되돌이표처럼 자리싸움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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