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가야할 길

문재인 대통령이 3일 현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으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낙점했다. 여러 검찰총장 후보 중에서 가장 무난한 사람을 골랐다는 평가가 많다. 2019년 조국 전 장관 임명 이후 지속되어 온 검찰과의 갈등을 피하고 임기말 검찰 개혁을 마무리하기 위한 인사라고도 보인다.

여러차례 지적해 온 것처럼 검찰개혁은 국가의 사정권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좌우되어 온 편향을 바로잡고, 지나친 수사와 기소의 독점을 통해 검찰이 행사해 온 과도한 권력을 줄이는 문제였다. 현 정부 들어서 검찰이 정권과 갈등해 온 사실을 감안하면 검찰의 정치적 편향은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 출범 등에서 스스로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마무리해야 할 일은 바로 여기에 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차관에 임명돼 22개월간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과 함께 일했다. 검찰 개혁의 실무를 총괄하면서 공수처와 국수본 발족 등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출발에 관여한 만큼 새로운 환경과 이에 따른 검찰의 변화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공수처, 국수본과 경쟁 혹은 협력 관계를 정착시키고 검찰의 조직문화와 수사 관행을 바꾸는 데서는 적임자라는 의미다.

한편 윤석열 전 총장 체제에서 지속되었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힘이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검찰 권력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정권과 각을 세워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층의 부정부패를 수사하는 데서 적극적이었던 건 사실이다. 누가 검찰총장이 되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엄정한 사정의 칼을 들이대는 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또 새 검찰총장은 임기 중에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한다. 정치권의 공방이 걸핏하면 고소·고발로 이어져 검찰의 손에 맡겨지는 악습은 이번 대선에서 여지없이 이어질 것이다. 검찰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없다면 정치권이나 검찰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대선에 뛰어든다면 검찰의 처지는 더욱 곤궁해진다. 직전 검찰총장이 정치에 뛰어드는 국면에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극단적으로 분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좁은 길이지만 어쩔 수 없는 길이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의 과정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개혁 의지를 명확히 천명하고 그에 걸맞은 행동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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